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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T일반

인텔의 새로운 시도, 뉴 디바이스 부문

 인텔이 무슨 회사인지는 몰라도 'Intel'이라는 단어를 보지 못한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겁니다. 컴퓨터 TV 광고에 항상 등장하며, 컴퓨터에 스티커도 붙어있으니 산골에 사는 사람도 기억하진 못해도 한번은 들어봤을 기업이 인텔이고, 그것은 곧 인텔의 영향력입니다. 그만큼 우리에게 깊숙하게 들어온 것이 인텔인데, 그 범위를 좀 더 넓히고 싶나 봅니다.




인텔의 새로운 시도, 뉴 디바이스 부문


 인텔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진 못하더라도 'CPU 만드는 회사'정도는 기억할 겁니다. 그런 인텔이 새로운 사업 부문을 신설했고, 인텔을 또 다른 기업이라 얘기할 날이 올지도 모르겠습니다. 인텔의 새로운 CEO로 취임한 브라이언 크르자니크의 전략이 화제입니다.




브라이언 크르자니크




 지난 5월 3일, 인텔 전 COO였던 브라이언 크르자니크는 새로운 인텔의 CEO로 임명됩니다. 한 명을 더 추가하자면 소프트웨어 책임자였던 르나이 제임즈도 대표로 임명되었는데, 2인 체제로 바뀌면서 빠르게 회사 구조를 바꾸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뉴 디바이스 부문 신설'입니다. 새로운 부서를 만든 것인데, 울트라 - 모바일 제품과 함께 신생 기술과 트렌드를 다루는 그룹이라는 것이  All Things D의 설명입니다. 애플 출신의 마이크 벨 부사장이 지휘봉을 잡았습니다. 크르자니크는 '빠르게 변화하는 기술에 대응하며, 비즈니스 모델의 혁신을 통해 제품을 만들어 시장을 주도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뉴 디바이스 부문을 설명했습니다.

 이 신선한 뉴스에 '인텔이 만든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인가?'하는 의견이 나타나지만, 조금은 더 멀리 내다보아야 합니다.

 인텔은 어째서 새로운 부서를 신설한 것일까요? 모바일 시장에서 크게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것 때문에 아예 완제품을 생산하려 하려는 것으로 생각한다면 굉장히 단편적인 생각입니다. 분명 인텔을 스마트폰과 태블릿 시장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고, 상당한 비즈니스 손실을 입었습니다. 그렇다고 지금에 와서 이 부분에 도전장을 내밀겠다는 것은 안일한 것이며, 적어도 그 정도의 생각만 가진 것이었다면 거창하게 '뉴 디바이스'라 할 것 없이 '스마트폰을 만들겠다'고 선언했을 겁니다.




뉴 디바이스



 인텔의 뉴 디바이스 부문이 어떤 역할을 하고, 어떤 제품을 만들어 낼 것인지, 좋은 예가 한 가지 있습니다. 애플이 iWatch를 제작 중이라는 소문은 계속되고 있으며, 얼마 전 대만 경제 일보는 iWatch의 설계를 인텔 북경 법인이 담당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애플과 인텔이 새로운 제품 개발에 협력할 것이라는 뉴스는 올해 초에도 계속 등장했던 것이지만, 직접 인텔이 설계 중이라는 것은 흥미로운 얘기입니다. 그리고 뉴 디바이스 부문의 줄기도 여기서 뻗어 나가야 합니다.

 인텔이 스마트 워치를 만든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다만, 최근 트렌드가 웨어러블 컴퓨팅이라는 뜻이죠. 인텔이 스마트폰 시장에 약세를 보인 것은 인텔 프로세서를 통한 트렌드를 제시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ARM으로 트렌드를 제시하려는 회사들이 생겨났습니다. 인텔이 제시했던 것이 '넷북'이고, 이를 태블릿이 완전히 묻었습니다.

 뉴 디바이스란, 인텔이 지속해서 새로운 트렌드를 제시하면서 인텔 프로세서가 그 중심에 있을 수 있도록 하는 비즈니스를 구축하도록 하는 제품을 뜻합니다. 그것은 웨어러블 컴퓨터가 될 수도 있고, 또 다른 무언가가 될 수도 있지만 중요한 것은 기존 PC와 다른 새로운 방향 제시를 위한 시도이며, 그 중심에 인텔이 있길 바라는 상당히 진취적인 전략입니다.

 이미 인텔은 프로세서가 컴퓨터뿐 아니라 냉장고나 세탁기, 에어컨 등에도 탑재될 수 있도록 가이드 라인을 구성하고 있으며, 이는 나아가 섬유나 종이와 같은 재질, 안경이나 지팡이와 같은 물건에도 모두 프로세서를 탑재하도록 하는 산업의 기반을 단단히 하기 위한 시도가 될 것입니다. 그 첫 단추로 선택한 것이 뉴 디바이스 부문이라는 새로운 부서의 설립입니다.




인텔




 인텔이 그런 시도를 아예 하지 않았던 것은 아닙니다. 여러 가지를 계속 제시해왔었죠. 하지만 이들은 대부분 기존 PC의 형태를 크게 벗어나지 못했었습니다. 벗어난다고 한들 인텔이 주도했던 것이 아니기도 했죠. 뉴 디바이스 부문은 그런 의미에서 인텔의 전혀 새로운 시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시도는 단순히 제품에 프로세서를 탑재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제품의 형태나 운용법, 소프트웨어적인 접근을 포함해 여러 제조 기업들을 이끌어 IT 혁신 트렌드를 주도하겠다는 브라이언 크르자니크가 생각하는 인텔의 새로운 비전입니다. 프로세서의 성능을 올려 획기적인 칩을 생산하는 것에 머물지 않고, 직접 일반 소비자들과 접촉하여 거기서 프로세서의 발전 방향을 연구하고 나아가 혁신하겠다는 것이 궁극적인 설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얼마 전, 아이폰에 인텔 프로세서가 탑재될 뻔한 일화가 화제가 된 바 있습니다. 인텔을 아이폰을 놓쳤고, 아이폰은 승승장구합니다. 막상 아이폰에 인텔이 참여해 실패해 빠졌을지도 모르지만, 인텔로서는 매우 아까운 것이었으며, 그런 일을 다시 만들고 싶진 않을 겁니다. 만약 인텔과 아이폰의 시너지만 충분했다면 인텔이 스마트폰 시장에서 지금 같은 자리에 놓여있진 않았을 테니까요.


 인텔의 새로운 부서인 뉴 디바이스 부문은 인텔의 실수와 미래의 비전이 함께 융합된 새로운 혁신의 장이 될 것이라 기대합니다. 인텔이 제시하는 새로운 IT 트렌드가 무엇인지 지켜보는 것도 하나의 재미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