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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APPLE Geek Bible

애플, '아이라디오' 중요하다

 애플의 뮤직스토어인 아이튠즈 스토어는 세계적인 음원 유통 서비스가 되었지만, 음원을 판매하는 이상을 통해 비즈니스를 강화한 것은 오래된 일입니다. 컨텐츠의 종류는 늘어났고, 컨텐츠를 사용할 수 있는 기기도 늘었지만 아이튠즈 자체에 변화를 준 것은 멈춰있었다는 얘기입니다.





애플, '아이라디오' 중요하다


 애플이 새로운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를 내놓을 것이라는 뉴스는 작년 9월부터 계속 들려왔습니다. 애플은 2009년 12월, 음악 스트리밍 업체인 '라라(LaLa)'를 인수했으며, 스트리밍 형태는 판도라와 같은 라디오 스타일이라는 것이었죠.

 그리고 WWDC에 앞서 음반사들과 계약을 진행 중이라는 뉴스가 등장했었습니다.




계약





 지난 3월, 뉴욕타임즈는 애플의 새로운 음악 서비스가 계약 문제로 여름까지 연기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음반사와의 가격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애초 상반기에 선보일 계획이었던 것이 여름으로 연기되었다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The Next Web은 4월 중에 계약이 완료될 것이라고 보도했고, 5월에 유니버셜뮤직과의 계약을 성사시켰습니다. 이어 뉴욕타임즈는 얼마 전, 워너와의 계약이 완전히 체결되었다고 전했고, 그저께 All Things D는 소니와의 협상도 끝마쳤다고 보도했습니다.


 판도라의 경우 한 곡당 100회 재생에 $0.12지만, 애플은 한 곡당 $0.06를 제시해 협상에 난항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애플은 스트리밍으로 감상 중 바로 아이튠즈에서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을 설명해 시너지를 강조해 이익 관계를 풀어간 것으로 보입니다. 협상을 주도했던 것은 CEO인 애플과 서비스 부분을 담당 중인 에디 큐였으며, WWDC 전에 이 계약을 완료하기 위해 어떤 조건을 제시했는지는 상당히 흥미로운 이야깃거리가 될 것 같습니다. 특히 서비스에 광고를 포함해 무료로 제공할 것으로 보이는데, 광고 수수료의 분배에서 줄다리기가 이어졌을 것으로 보입니다.


 계약이 완료된 덕분에 WWDC에서 새로운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인 일명 '아이라디오(iRadio)를 공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아이라디오





 아이라디오는 어떤 서비스가 될까요?


 위에서 이미 언급했지만, 스트리밍 라디오 서비스로 무작위 음악을 무료로 청취할 수 있도록 한 후 흘러나오는 음악이 마음에 들면 아이튠즈 스토어에서 바로 구매할 수 있도록 제공하는 것은 기본 기능이 될 것입니다. 나아가 이 음악을 스포티파이처럼 트위터나 페이스북에 공유하는 것도 가능할 것입니다.


 무엇보다 기대되는 것은 라디오에 제공되는 음악 선정인데, 애플은 이미 오래전부터 '지니어스 믹스(Genius Mix)'라는 음악 선정 기능을 서비스하고 있습니다. 이 지니어스는 아이튠즈 사용자의 보관함을 분석해 비슷한 장르의 음악을 하나의 앨범처럼 섞어줍니다. 이는 아이튠즈 스토어에 등록된 음악을 대상으로만 가능한데, 아이라디오의 음악 선정도 지니어스와 같은 분석 도구를 이용해 음악을 선정할 것으로 보입니다. 기존의 지니어스 데이터를 사용해 여러 장르의 구성을 내놓는 것도 가능할 것이며, 국가별, 스토어별로 진행하는 것도 수월할 것입니다.


 애플의 이런 접근은 비즈니스 성장이 멈추고, 구글과 아마존 등의 발 빠른 추격에 따라 시작된 것입니다. 그뿐 아니라 판도라, 스포티파이, 모그 등의 업체들이 스트리밍 서비스로 잠재적인 음악 수요자들을 끌고 갔으며, 이 서비스들이 여러 음원 제공 서비스와 맞물리면서 아이튠즈에 제동이 걸리기 시작했습니다.


 아이라디오는 iOS와 맥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기본 탑재되어 아이튠즈와 빠르게 연결되고 아이클라우드를 이용해 구매와 듣기의 접근을 보다 간소화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30초 미리 듣기 보다 음악을 추천하는데 탁월하며, 추가적인 수익을 찾아내는데도 기존의 아이튠즈보다 효과적일 것으로 애플은 판단했나 봅니다. 기존의 시스템을 이용할 수도 있으니 도입 측면에서 수월한 면도 크게 작용했겠죠.




아이튠즈



 애플이 아이라디오를 준비한 것은 아이튠즈를 수혈하기 위함이지만, 그런 노력은 이전에도 계속됐습니다.

 2010년에는 아이튠즈를 이용한 음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핑(Ping)'을 선보였었고, 2012년에는 어떤 음원이든 아이튠즈 음원으로 바꿔주는 구독 서비스인 아이튠즈 매치(iTunes Match)를 출시했습니다. 핑은 아이튠즈 매치가 어느 정도 자리 잡으면서 서비스가 중단되었고, 아이튠즈 매치는 나름의 자리를 잡은 것 같지만 크게 흥하지는 못했습니다. 아이라디오가 출시되고 아이튠즈 매치가 종료될는지 알 순 없지만, 어쨌든 애플의 아이튠즈를 수혈하기 위한 노력은 계속되어왔고, 아직 크게 반항을 일으킨 성과는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아이라디오의 협상이 난항을 겪은 것은 단지 가격의 문제가 아니라 핑 때도 그랬고, 아이튠즈 매치 때도 음반사들과 협상을 진행했었는데, 그 성과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으니 아이라디오를 협상하는 것에 회의감이 작용한 것이 크게 반영되었을 겁니다. 애플은 아이튠즈를 확장하고 싶은데, 결과가 불투명하니 음반사들과의 계약 문제에서 초기 아이튠즈의 성공 때와 달리 협상 위치가 달라졌습니다. 그래서 음반사들과 재계약에서 애플의 입지가 상당히 약화한 모습을 보였었는데, 아이라디오의 협상에도 그 부분이 반영되었다고 봅니다.


 아이라디오를 핑이나 아이튠즈 매치의 연장선으로 본다면, 아이튠즈 수혈의 세 번째 도전입니다. 애플에 그만큼의 명분이 있고, 중요한 서비스입니다. 서툴게 준비하진 않았으리라 생각하지만, 애플이 라디오 서비스에 담을 수 있는 모든 것을 담은 서비스가 될 수 있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