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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APPLE Geek Bible

WWDC 2013, OS X, 맥프로, iOS7을 쏟다


 뜸들이지 말고 갑시다.




WWDC 2013, OS X, 맥프로, iOS7을 쏟다


 기대감은 역대 WWDC 최고였기 때문에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상반기 내내 꼭꼭 숨겨둔 것을 한 번에 쏟아냈는데, 내용물들이 상당히 충격적이기도 하고, 수긍되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아쉬움도 묻어나는 것 같습니다. 크게 'OS X', '맥 하드웨어', 'iOS'로 나뉠 수 있는데, 생각보다 키노트를 빠르게 진행하면서 간, 쓸개 다 꺼내놓은 느낌이었습니다.




OS X Mavericks




OS X은 그동안 9마리의 고양이를 보여줬고, 새로운 고양이를 공개했습니다. 바로 ‘OS X Sea Lion’입니다. 물개라는 것이죠. (웃음)


  농담입니다. 10번째 버전을 맞이한 OS X은 고양잇과 동물을 벗어던지고, ‘OS X 매버릭스(Mavericks)’라는 이름을 가졌습니다. 매버릭스는 북 캘리포니아의 서핑 지명입니다. 파도가 심한 경우 24m를 넘으며, 프로들조차 도전을 꺼리는 곳인데, 그 이유로 매버릭스는 높은 파도라는 뜻으로 통합니다.



 가장 먼저 소개된 것은 ‘Finder Tabs’입니다. 태그(Tag) 기능으로 검색이나 자료 정리에 용이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여러 태그 기능과 크게 다르진 않습니다. 가장 고쳐야 했던 기능이 바로 복수 화면(Multi Display)입니다. 기존 버전은 복수 화면을 제공하면서 제대로 사용하는 것이 힘들었습니다. 유동적인 사용이 불가능하고, 그냥 화면만 띄워놓는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이번 매버릭스에서 이를 완벽히 지원하고, 덧붙여 애플TV도 함께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미션컨트롤도 강화되어 분할된 화면으로 작업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배터리 향상도 이뤄졌습니다.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를 조정해 배터리 효율을 높인 것인데, 매버릭스는 메모리를 압축해 사용 가능한 메모리를 순간적으로 늘리는 방식을 사용합니다. 살짝 이해가 가지 않을 수 있는데, iOS와 비슷하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어플리케이션을 사용하는 동안 사용하지 않는 부분의 메모리를 압축시켜놓고 다른 활동을 하는데 메모리를 사용함으로써 효율적으로 배터리를 관리합니다.



 사파리는 새로운 사이드바와 북마크바를 탑재했습니다. 사이드바를 이용해 트위터 등의 업데이트를 간편하게 볼 수 있습니다. 크롬 브라우저나 파이어폭스의 사이드바 확장 기능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파리에 추가된 기능 중 가장 주목할만한 것이 ‘아이클라우드 키체인(iCloud Keychain)‘입니다. 말 그대로 키체인 기능인데, 구글 싱크나 1password 같은 암호 관리 어플리케이션이 사파리에 기본 탑재된 것입니다. 웹사이트 암호 뿐 아니라 신용카드 정보도 관리할 수 있다고 하네요.


 알림창(Notifications)도 강화되었습니다. 알림 받을 수 있는 영역이 확장되었고, 잠자는 맥을 깨웠을 때 락스크린에도 알림창이 나타납니다. 그리고 백그라운드에서 계속 업데이트되어 기존 중구난방이던 알림창이 정리될 것으로 보입니다.




 캘린더와 새로운 지도 어플리케이션이 추가되었습니다. 캘린더는 기존 스큐어몰피즘을 채용한 가죽 느낌을 버리고 깔끔한 모습으로 단장했습니다. 지도앱은 검색을 통해 장소를 아이폰으로 보내거나 플라이오버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구글 어스가 생각나는군요. 여전히 데이터는 제자리걸음이겠지만요. 맥용 아이북스(iBooks)도 공개되었습니다. 아이북어서로 제작한 이북의 데모 등에 쉬울 것입니다. 기존에는 무조건 iOS기기로 옮겨야 했었는데 말이죠.




맥 하드웨어




 맥북 에어(MacBook Air)는 인텔의 새로운 프로세서, 하스월을 장착하였습니다. 배터리가 향상되었습니다. 11인치는 9시간, 13인치는 12시간 사용할 수 있습니다. 40% 빨라진 그래픽을 제공합니다. 새로운 와이파이(WiFi) 규격 802.11ac를 제공합니다. 이게 다군요. 11인치 기본형이 $999, 256GB 버전이 $1199, 13인치 기본형이 $1099, 256GB가 $1299에 판매됩니다. 오늘부터 구매할 수 있습니다.



 


맥북 에어에 이어 새로운 에어포트 베이스 스테이션과 타임 캡슐을 제공합니다. 납작한 형태가 아닌 바 형태의 세울 수 있도록 디자인이 변경되었습니다. 타임 캡슐은 마치 보통의 NAS 제품 디자인 같네요


 다음은 충격의 쓰레기통입니다. 아니, 맥프로(Mac Pro)입니다. (웃음)




 G4큐브 이후 가장 충격적인 디자인의 데스크탑이 아닐까 싶습니다. 원통 모양의 기존 맥북프로의 1/8 크기입니다. 듀얼 AMD 프로세서, 4K 지원, 4개의 USB포트, 6개의 썬더볼트 포트가 제공됩니다. 캘리포니아에서 생산되고, 올해 말부터 배송됩니다.

 디자인이 R2-D2를 연상케도 합니다.




 아이워크(iWork) for iCloud





 필자는 이전에 웹 버전의 아이클라우드에 대한 불만을 토한 적이 있습니다. 특히 어째서 기존 iWork.com에서 되던 것들이 iCloud.com이 되면서 작동하지 않느냐에 강한 부정을 했었는데, 드디어 iCloud.com에서 직접 아이워크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웹 기반의 아이워크로 웹 브라우저에서 페이지, 키노트, 넘버스를 작동할 수 있습니다. 구글 독스를 생각하면 간단합니다. 웹 버전의 아이워크는 오늘 베타 버전이 제공될 것이며, 올해 말 일반 사용자에게 배포됩니다. 사파리, IE, 크롬에서 사용할 수 있다고 하네요.




iOS7




 이번 WWDC 2013에서 가장 많이 기대를 모았던 부분일 것입니다. iOS7입니다.

 키노트를 보는 내내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습니다. 놀랍다, 뭐 신기하다 이런 걸 떠나서 ‘아니?! 저렇게 다 뒤엎을 수가 있나?!’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루머로 떠돌던 ‘플랫 디자인’은 모르겠습니다. 그냥 새로워졌습니다.

 락스크린도 바뀌었고(밀어서 잠금해제라는 문구는 그대로 가져왔지만요.), 아이콘도 바뀌었고, 인터페이스도 모두 바꿔놓았습니다. 시각화에 보다 신경 쓴 모양인데, 배경화면을 자이로스코프 센서를 이용해 3D로 조정하거나 촌스럽던 날씨앱에 애니메이션을 씌웠으며, 시리도 새로운 옷을 입었습니다. 아이콘은 전체적으로 밝은 색상으로 바꾸었고, 버튼이나 바들도 시원시원하게 디자인되었습니다.





 멀티태스킹은 윈도우를 보여주는 식으로 개선되었으며, 알림센터는 잠금화면에서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컨트롤 센트럴이라는 새로운 메뉴도 생겼는데, 그간 사용자들이 염원을 하던 토글 기능이 추가되었습니다. 홈에서 와이파이나 밝기 조정 등을 할 수 있습니다. 사파리도 새로운 탭 기능을 들고 나왔습니다. 전체적인 디자인도 바뀌었고, 위에서 소개한 아이클라우드 키체인도 됩니다.





 새로 추가된 기능 중 이미 유출된 바 있는 것이 ‘에어드롭(AirDrop)입니다. 이미 맥에서는 사용되던 기능인데, 사실 맥이 2대 이상 있지 않으면 사용할 수 없는 기능이었죠. 필자는 2대라 종종 사용했습니다만, 아이클라우드 덕에 사용량이 확 줄었었습니다. 그랬던 것이 iOS에 추가되었습니다. 그냥 누르기만 하면 공유된다고 하네요. 그간 iOS간의 공유 기능이 부족했는데 에어드롭으로 채워지는 것 같습니다.




 카메라앱도 향상되었습니다. 공유하기 위한 정사각형 사진을 촬영할 수 있습니다. 날짜별로 사진을 정렬하고, 연 단위로 볼 수도 있습니다. 공유 메뉴가 바뀌었는데, 기존 공유 메뉴가 상당히 전체적인 디자인과 위화감이 있었는데 디자인을 전체적으로 바꾸면서 같이 변경된 것 같습니다. 에어드롭도 포함되었고, 포토 스트림의 경우 원래는 포토스트림 생성자만 사진을 공유할 수 있었는데, 이제는 초대된 사람도 사진을 업로드하는 것이 가능해졌습니다. 비디오 공유도 가능해졌네요.

 시리는 하드웨어 제어 기능이 들어갔습니다. 각종 환경설정을 음성으로 조작할 수 있습니다.





 iOS in the Car라고 하는 자동차용 시리도 선보였습니다. 음악을 듣거나 전화, 메세징도 가능하며, 내비게이션 기능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12개의 자동차 업체가 이 기능을 제공합니다. 현대, 기아도 포함되어 있네요. 2014년부터 제공된다고 합니다.





 앱스토어에 자동 업데이트 기능이 추가되었습니다. 음악앱의 디자인도 전체적으로 바뀌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음악앱 아이콘이 마음에 드네요. 그리고 새로운 서비스인 ‘아이튠즈 라디오(iTunes Radio)’가 공개되었습니다. 무료이고, 듣던 음악을 구매하면 아이클라우드에서 재생됩니다.


 페이스타임 오디오, 알림싱크, 액티베이션 자금, 블록킹 기능과 플리커, 비메오가 기본 탑재됩니다. 그리고 한가지 한국 유저가 반길만한 소식이 ‘천지인 키보드’가 드디어 탑재됩니다. 뭐 사실 필자는 천지인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감흥은 없습니다만, 그간 키보드 때문에 불만이셨던 분들에게는 어느 정도 불만을 해소해주지 않을까 싶습니다.




 새로운 SDK는 1,500개가 넘는 API를 제공할 것이라고 합니다. 시간 때문인지 구체적으로 설명하진 않네요. WWDC가 진행되는 동안 차차 공개될 것으로 보입니다.


 iOS7은 아이폰4 이상, 아이패드2 이상, 아이패드 미니, 그리고 아이팟터치 5세대를 지원합니다. 오늘부터 개발자용이 베타가 제공되며, 가을에 정식 버전을 릴리즈한다고 합니다.


 

< iOS7 >




WWDC 2013




 OS X 매버릭스부터 봅시다. 크게 변한 것은 없습니다. 사실 크게 변할 것도 없었죠. 하지만 기존 맥 사용자들이라면 상당히 반길만한 부분들이 조밀하게 모여있습니다. 라이언부터 마운틴 라이언이 저질러 놓은 것들을 전체적으로 다듬어 놓음으로써 OS X에 대한 불안감보다는 안정감을 되찾아 준 것에 큰 의미가 있습니다. 그러면서 iOS와의 통합 부분을 좀 더 당겨놓았습니다. 한 번에 당긴다는 느낌 없이 깔끔합니다. 개인적으로 이번 WWDC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이 OS X이었습니다.



 가장 마음에 든 것이 OS X이었다면, 가장 충격적이었던 건 iOS7입니다. 전체적이 디자인 성향이야 호불호가 갈리기 때문에 좋다, 나쁘다로 표현하긴 힘들 것 같습니다. 인터페이스 또한 직접 사용해봐야 감이 올 것 같은데, 그런 걸 떠나서 완전히 바꿔놓았다는 것에 충격입니다. 아이콘 디자인이나 스큐어몰피즘을 배제하는 수준이 아니라 완전히 다른 iOS를 만들어 놨습니다. 그러면서도 기존 기능을 담아내면서 iOS의 아이덴티티를 잃지는 않은 모습입니다. 윈도폰의 일부, 안드로이드의 일부, 웹OS의 일부를 떼어다 버무려 놓은 것 같지만, 그럼에도 iOS처럼 보입니다. iOS 유저들이 안드로이드를 부러워했던 몇몇 기능이 추가되었고, 기존 아이폰 유저들이 마음에 들 든 그렇지 않든 어떻든 완전히 새로운 휴대폰을 가진 것과 같은 느낌이 들 것입니다. 적어도 기존대로 놔두는 것보다는 나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더군다나 3D 효과처럼 스크린 안쪽에 공간을 만들어 낸 것은 단순히 디자인만 볼 것이 아니라 직접 사용해봤을 때 느끼는 감각이 다를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그동안 아이폰 사용자들이 원하고 수없이 요구했던 토글이나 멀티태스킹, 시리의 확장성, 그리고 천지인까지 이전 iOS7에 한 번에 담으면서 디자인 뿐 아니라 iOS에 전체적인 변화가 왔음을 드러냈습니다.


 쓰레기통 얘기를 안 할 수가 없습니다. USB포트 4개, 썬더볼트 6개가 전부입니다. 그 외 외부 입력 단자라고는 HDMI와 오디오뿐이군요. 확장성을 버릴 것이라는 얘기가 있었지만, 완전히 썬더볼트에 봉해버렸습니다. 기존 맥프로 사용자들은 장비를 전부 썬더볼트와 호환되도록 해야 하는 문제에 봉착한 것인데, 썬더볼트를 밀고 있는 만큼 반감을 살 각오를 하고 과감하게 시도한 것 같습니다. 썬더볼트 채용이 수긍은 가지만, 아쉬운 부분입니다. 맥프로는 따로 또 포스팅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고양이가 아닌 OS X이나 새 옷 입은 iOS7이나 쓰레기통이나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WWDC 2013에 기대했던 것 만큼은 충족시켜주었습니다. 전체적인 반응도 '변화'에 주목하고 있으며, iOS에 대한 일반 소비자들의 관심이 아이폰 없이 이렇게 폭발적이었던 적도 없습니다. 개발자 센터도 접속 폭주 상태니 적어도 그간 정체된 애플에 대한 불확실함과 잡스 부재에 따른 팀 쿡 체재의 흔들림을 잠식 시키기에 탁월했습니다. 한 번의 이벤트로 반응을 다시 끌어올리는 것이 쉬운 것이 아니었음에도 WWDC 2013에 쏟으면서 달아오르게 했는데, 불신을 삯히고 앞으로 나아갈 추진력을 얻는, 애플의 현상황에서 충분히 의미 있는 행사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