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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APPLE Geek Bible

WWDC 2013, 왜 2분만에 매진되었나

 WWDC(WorldWide Developers Conference ; 세계 개발자 컨퍼런스)는 애플 팬보이 뿐 아니라 전 세계 IT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자리입니다. 지금이야 그렇지만 애플이 맥월드에 참여할 땐 맥월드의 규모가 더 커 보였었고, 인기도 훨씬 높았었죠. 하지만 애플이 맥월드를 빠지게 되면서 WWDC가 더 관심 가는 이벤트가 되었습니다.




WWDC 2013, 왜 2분만에 매진되었나


 올해 WWDC, 'WWDC 2013'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새로운 iOS7과 OS X, 그리고 맥 하드웨어의 리프레쉬가 예정된 가운데 팀 쿡 체제에서 인터페이스 지휘봉을 잡은 아이브가 선보일 새로운 디자인과 패더러기의 통합된 iOS와 OS X, 그리고 큐가 준비한 새로운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가 어떤 조화를 이룰지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이 기대는 티켓 판매가 진행된 순간부터 나타났죠.




2분



 WWDC 2013의 티켓은 2분 만에 동났습니다. WWDC를 개최한 이래 최단 기록입니다. 이전의 매진 기록을 살펴보자면 2008년에 2달, 2009년 1달, 2010년 8일, 2011년 10시간, 2012년 2시간으로 매년 시간을 단축해왔습니다. 그렇긴 하지만 2분이라는 기록은 어마어마합니다. 티켓의 가격은 $1,599이며, 5천 장이나 준비되어 있었고, 비행기값부터 5일간의 숙박비는 모두 개인 부담이니 매진의 규모가 입이 떡 벌어집니다.


 개발자들을 위한 행사라고 생각하고 보자면, WWDC에 참가하는 개발자가 매우 많이 늘어났으며, WWDC에 대한 경쟁도 치열해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개발자가 늘어난 것은 맞습니다. 그리고 경쟁이 치열해진 것도 틀린 말이 아니죠. 하지만 2분 매진이 가능했던 이유가 거기에만 있을까요?


 이 180만 원짜리 티켓은 왜 2분 만에 매진되었을까요?




매진




 WWDC의 매진 기록이 2008년 이전이 없는 이유는 매진되었던 적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2008년에 처음으로 매진되었죠. 처음 매진을 이뤘던 이유는 아이폰이었습니다. 아이폰이 출시된 후 개발자들의 애플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그 결과 2달 만에 매진이라는 기록을 달성합니다. 그 후로 매진 기록이 매년 경신되었는데, WWDC가 개발자들 사이에서도 주목받지만, 미디어의 주목도 크게 받게 됩니다. 그래서 개발자가 아닌 미디어 쪽에서 개발자 등록을 하고 참가하는 일이 늘었습니다. 많이 늘어난 것은 아니었지만, 티켓 경쟁이 점점 치열해졌죠.


 그도 그럴 것이 애플은 첫 매진을 이뤘던 2008년에 '내년부터는 맥월드에 참가하지 않겠다'고 선언합니다. 그동안 맥월드에서 새로운 신제품이나 서비스를 공개했던 애플이었지만, 불참을 선언하면서 애플의 가장 큰 연례행사인 WWDC에 관심이 몰리는 것은 당연했습니다. 아이폰이라는 충격적인 신제품을 공개하면서 안 그래도 관심이 높아졌으니 WWDC라도 쫓아갔어야 했죠. 그리고 그부분은 맥월드에 참가했었던 일반인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프로 개발자들의 행사였던 WWDC는 애플에 관심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최고의 이벤트로 자리합니다.


 그런 관심은 개발자를 꿈꾸는 학생들도 마찬가지였는데, 애플의 마케팅 담당자 필 쉴러는 'WWDC를 끝마치고 나면 많은 학생으로부터 자신들도 WWDC에 참가할 수 있는지 묻는 메일을 받았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애플은 WWDC 2011에서 WWDC에 참가를 원하는 학생을 대상으로 장학생 형식으로 150명을 선발해 WWDC에 참가할 수 있는 'E-Ticket'을 발급했습니다. WWDC 2012에는 참가자의 연령 제한을 만 18세에 만 13세로 낮췄습니다. 이번 WWDC에도 'My WWDC'라는 음성인식 앱을 개발한 16세 소년, 애쉬 바트가 장학생으로 뽑혀 주목받기도 했습니다.


 WWDC는 개발자들만의 이벤트가 아니라 애플을 기대하고, 가장 빨리 애플 소식을 전하고 싶은 미디어들, 그리고 개발자를 꿈꾸는 많은 청소년까지 한데 어우러진 자리로 발전해왔습니다. WWDC에 참가하지 않지만, 생중계나 라이브 블로깅을 지켜보는 이들에게도 중요한 것이 되었죠. 티켓이 2분 만에 매진될 수 있었던 것은 WWDC가 포괄적인 이벤트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WWDC



 덕분에 WWDC 기조연설의 구성은 매년 해가 바뀌면서 풍성해졌습니다. 아이폰 출시 이후 아이폰 위주의 WWDC 같았지만, 다듬어지면서 iOS와 OS X를 함께 균형 있게 다루고, 새로운 서비스와 소프트웨어, WWDC 2012에서는 대량의 맥 하드웨어 리프레쉬를 보여줬습니다. 기조연설만큼은 많은 애플 팬들이 접근하기 쉽도록 구성되었습니다.

 그 때문에 해를 거듭할수록 티켓의 매진 기록을 경신한 것이고, 또 그만큼이 애플에 대한 많은 사람의 관심과 기대이기도 합니다. 그렇게 WWDC는 애플에 있어서든 업계에 있어서든 소비자들에 있어서든 이목이 쏠리는 큰 이벤트로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WWDC 2013을 통해 애플의 가장 중요한 연례행사임을 충분히 증명할 수 있을지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