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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T일반

BBC가 3D 방송을 종료하는 이유

 3D 컨텐츠에 대한 요구는 상당히 떨어졌습니다. 이렇다 할 3D 컨텐츠는 손에 꼽으며, 영화관에 쏟아지는 3D 영화들은 쏜아지기만 합니다. 오죽하면 '자막만 3D'라는 말이 있을정도로 자리 잡지 못한 모습이 역력한데. 영화관의 감동을 TV로 옮겨보려 했지만, 누구나 만족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가족의 중심인 거실의 TV는 오히려 독이 되었습니다.




BBC가 3D 방송을 종료하는 이유


 차라리 혼자 즐긴다면 괜찮을지 모르겠습니다. 영화관 앞에서 3D를 볼건지 디지털을 볼건지 옥신각신하는 커플도 간혹 볼 수 있으니 말입니다. 그만큼 활성화가 시작된지 수년이 되었지만, 여전히 제자리 걸음에 경쟁력 의문이 드는 것이 3D 컨텐츠입니다. 이런 와중에 3D 컨텐츠를 가장 활발하게 제공했던 영국의 BBC는 3D 컨텐츠 방송 종료를 선언했습니다.




BBC




 영국 BBC가 3D 컨텐츠 방송을 종료한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는 BBC의 공식 성명이며, 올해 하반기까지 제공하는 것으로 예정되었습니다. 미국의 스포츠 채널인 ESPN이 지난 달 3D 방송을 중단하겠다고 한 이후의 결정이라 방송사들이 3D에 대해 본격적으로 회의감을 품기 시작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라 할 수 있습니다.

 2011년부터 3D 방송을 시작한 BBC는 런던 올림픽 3D 중계 등 3D 사업에 역량을 집중했었습니다. 그럼에도 11월 방영 예정인 닥터후의 50주년 특별 에피소드를 마지막으로 3D 사업을 종료하게 되었습니다.

 BBC는 '3D 지원 TV가 있는 영국의 약 150 만 가구의 절반이 3D로 지난 여름 올림픽 개막식을 보았다'면서 '하지만 여왕의 크리스마스 메시지, 어린이 드라마인 'Mr Stink'는 크리스마스 기간 동안 5%에 불과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니까 올림픽에 짐중했던 만큼 잠재적인 3D 시청자가 늘어나긴 커녕 겨울에 가서는 줄어들었다는 것입니다. 특히 Mr Stink는 3D TV가 모두는 아니지만, 3D TV를 시청할 때 조절근점과 눈모임근점이 증가해 2D를 시청하는 것보다 눈 피로와 관련된 증강이 심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실질적인 근시 등을 유발하지 않는다 할지라도 피로감으로 인한 시력 손상을 방지하고자 한 것이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BBC의 3D 컨텐츠 담당인 KIm Shillinglaw는 라디오 인터뷰에서 '나는 영국에서의 3D TV에 대한 매우 큰 욕구를 본 적이 없다'며, 향후 다시 재검토하여 도입할 수는 있지만 지금은 중단하기 위한 적절한 시기라고 밝혔습니다.




중단 이유



 3D 수요자가 적은 것이 가장 큰이유가 맞습니다. 3D 컨텐츠 제작 비용에 비해 그만큼의 수요가 발생하지 않다보니 사실 하느니만 못하고, 3D TV에 대한 소비자들의 접근이 그리 활발하지 않아 언제 교체가 이뤄져서 활발해질 수 있을지 알 수 없습니다. 그때까지 기다리며 3D 컨텐츠를 제공할 수 없는 노릇인데다 개인차가 심한 3D 영상이 모두가 원하는 것이 될 것이라고 단정할 수도 없습니다.

 그 뿐 아니라 UHD에 대한 관심이 몰리면서 3D보다는 UHD로 가는 것이 더 경쟁력 있지 않겠는가하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ESPN은 3D 사업을 종료하는 이유에 대해 'UHD에 집중하기 위해서'라며, 지난 4월 NAB 2013도 3D가 아닌 UHD만 공격적으로 내세웠습니다.

 불편한 안경도 한몫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안경의 구매 비중도 낮을 뿐더러 안경을 써야하는 작은 화면의 제품보다 그런 불편함이 없는 비슷한 가격의 더 커다란 제품을 소비자들이 선호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현재 3D의 경우 사람의 시각을 인위적으로 조정해 입체 효과를 만들어내는 것이지만, 디스플레이가 곡면이라면 3D TV같은 입체 표현은 불가능하지만 공간감과 입체적인 효과는 자연스럽게 줄 수 있어 삼성 등은 아예 곡면 디스플레이 제품을 먼저 내놓겠다고 선언했습니다.

 3D가 아니라 더 크고 덜 불편하고 더 자연스러운 것, 눈이 바라보는 것에 왜곡이 덜한 것을 소비자들이 선호하면서 3D에 대한 수요가 불안정해졌으므로 BBC는 빠르게 3D 컨텐츠 지원을 중단해버린 겁니다. 밀리고 밀려서 포기해버리는 것보다는 나은 선택일 테니까요.




3D



 3D가 아직도 미래 산업인가? 적어도 '아직은!'이라는 말은 던질 수 있을 것입니다. 어찌보면 너무 성급하게 3D 활성화를 기대했던 것은 아닌지, 또는 이런 3D 사업을 진행했던 TV 제조사나 컨텐츠 제작사, 방송사들은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 분명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지 않았을까, 필자는 생각합니다.

 BBC의 3D 방송 중단은 의미있는 것이며, 만약 지금에 와서 3D 방송을 진행하고자 하는 방송사가 있다면 BBC가 왜 3D 방송을 중단하게 되었는지 면밀히 파악하고, UHD 등의 주력 기술의 동향을 분석하여 3D에 충분한 가치가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