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앱, 더 훌륭한 아이디어를 요구한다

 스마트폰을 처음 구매하고 앱스토어니 구글 플레이 스토어니 사용법을 익히게 되면 필요할 것 같은 앱쇼핑이 시작됩니다. 이런 앱도 필요할 것 같고, 저런 앱도 필요할 것 같고 다양한 아이디어로 무장한 앱들을 내려받는 것에 시간 가는 줄 모르죠.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필수 앱'이라 불리는 영역에만 머물게 됩니다.

---

스마트폰 앱, 더 훌륭한 아이디어를 요구한다

 여전히 훌륭한 아이디어의 스마트폰 앱은 개발되고 출시됩니다. 이런 앱들은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이유가 되며, 스마트폰을 스마트폰으로 만들어주는 가장 큰 역할을 합니다. 덕분에 과도기적인 스마트폰 앱 시장에서 대박을 터뜨린 성공 사례도 많이 나왔고, 지금도 대박을 위해 새로운 아이디어에 머리를 싸매는 개발자들이 넘쳐납니다.

---

스마트폰 앱

 스마트폰으로 수많은 앱을 사용할 수 있지만, 시간이 갈수록 몇 가지에 고정됩니다. 가장 많이 사용하게 되는 메신저나 캘린더, 일정관리, 연락처, 사진, 카메라, 이메일, 가계부, 버스 확인, 은행 업무 등 생활을 하는데 필수적인 요소들이 스마트폰에 들어가면서 하나의 기기로 해결할 수 있게 되었지만, 어느 순간 그 필수적이라고 생각했던 요소들에서만 뱅뱅 돌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아이폰이 출시되고 앱스토어가 열리기 전부터 온갖 아이디어가 쏟아집니다. iBeer 같은 앱은 정말 별거 아니었지만, 스마트폰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단전으로 보여주는 앱이었고, 그런 경험 자체가 신선하게 느껴졌습니다. 단지 휴대폰으로 맥주 마시는 동작을 취하게 하는 앱이 실생활에 도움될만한 것은 아니죠. 어쨌든 사용자들의 경험이 고착되기 시작하자 이에 맞물려 개발자들이 제시하는 경험도 굳어지기 시작합니다.

 '스마트폰으로 어떤 경험을 줄 수 있을까?'가 아니라 '스마트폰에서 어떤 경험을 줄 수 있을까?'로 말이죠.

 결국, 늘어나기 시작한 것은 수많은 캘린더와 수많은 일정관리 등입니다. 다른 앱들과 차별화를 두기 위해 사용자 인터페이스나 캘린더에서의 새로운 사용자 경험 제공 등으로 추가하고 고치고 합치고 만들어 내지만, 기본적인 캘린더라는 아이디어에 갇혀버립니다.

---

훌륭한 아이디어

 기존에 있던 제품에 다양한 아이디어를 가미하는 것이 잘못되었다고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같은 아이디어 속의 사용자 경험의 확대는 분명 필요하고, 가장 안정적으로 아이디어를 낼 수 있는 부분입니다. 벽에 걸어둘 달력이나 탁상 달력처럼 현실과 크게 다르지 않죠. 다만, 심화하는 이 경쟁 속에 스마트폰만의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아이디어는 매우 줄어들었습니다.

 딱히 이런 현상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런 종류의 앱 시장이 형성되었으므로 이를 탈피하여 크게 빠져나가기 위해선 더욱 훌륭한 아이디어가 필요하다는 말입니다.

 어느 순간부터 사람들은 '아이디어 제품'에 눈을 돌립니다. 똑같은 노트, 똑같은 볼펜이 아니라 좀 더 다양하고 재미있는 아이디어들이 숨어있는 제품에 관심을 가지고 이런 시장은 틈새가 아닌 산업계의 핵심으로 부각됩니다. 대표적으로 뉴욕현대미술관(MoMA)과 독점계약 모마스토어(Moma Store)는 세계적인 산업 디자이너들의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공간으로 완전히 다른 시각과 경험들을 제공하는 제품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필자는 이런 아이디어 제품의 시장이 스마트폰에서도 똑같이 일어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초기 스마트폰 앱 시장에서는 당연히 새로운 것들이 색깔만 바뀌어도 새로운 아이디어로 포장되어 나옵니다. 그리고 거기서 더 강화되고 변경되어 발전합니다. 하지만 그 발전 단계를 지날수록 정형화되고 굳어집니다. 앱이 하나의 상품이라면 그 상품을 돋보이게 할 아이디어는 더 훌륭해야 하며, 그런 아이디어만이 소비자들의 요구를 만족하게 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스마트폰 앱의 훌륭한 아이디어란 무엇일까요? 앱 시장이 형성될 때는 지금보다 더 많은 카테고리의 앱들이 환영받았습니다. 무엇인가 부족한 것이 있고 해결할 부분이 있다면 스마트폰이 완벽히는 아니더라도 해결책을 제시할 앱을 내려받을 수 있도록 도왔죠. 정말 별거 아니고 지금처럼 멋진 디자인이 많은 것도 아니었지만, 그런 앱들은 항상 수요가 있었고 사용자들의 막히는 부분을 뚫어줬습니다. 오히려 그 때문에 스마트폰이 왜 스마트폰인지 인지할 수 있게 되었죠. 그러나 지금은 굳어진 사용 방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스마트폰을 통한 경험의 확장'이 아니라 '스마트폰에 갇힌 경험의 변경'으로 많이 돌아서 있습니다.

 훌륭한 아이디어란, 기존의 방식을 깨버리고 그것을 통해 새로운 방식에 적응하게 하면서 변화하도록 하는 아이디어입니다.

 예를 들어 가계부 앱의 인터페이스를 고치고 다양한 기능을 넣는 건 좋습니다. 허나 이 가계부는 어쨌든 가계부를 쓰던 그런 방식을 적용하던 사용자들이 찾게 됩니다. 애초 가계부를 쓰는 습관이 없거나 방식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은 얼마 가지 못해 쓰는 것을 포기하죠. 이런 포기를 줄이고 스마트폰 가계부에 새로운 적응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간단하지만, 매력적인 아이디어야말로 스마트폰 앱의 기본 전재이자 현재 앱 시장에서 가장 필요한 것입니다.

 원래 스마트폰은 사용자에 새로운 경험을 제시하고 그것에 적응하게 하면서 우리의 생활을 바꿔온 것이니까요.

---

스마트폰

 필자는 스마트폰의 가능성이 아직 더 많이 남아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점점 사람들의 스마트폰 사용 범위는 넓어지는 것이 아니라 좁아지고, 갇히게 됩니다. 그러나 사용자들이 요구하는 것은 갇힌 우리를 벗어나게 해줄 아이디어입니다. 그 아이디어를 제시해야 할 개발자들이 벗어나게 해주지 못한다면 똑같이 갇힌 공간에서 헤매는 것이 전부일 것입니다.

 바꾸어야 한다는 강박증에 시달릴 것까진 없습니다. 단지 간단한 것. 그리고 그 간단한 것을 시도하고 부딪힌 결과가 무언가를 바꿔놓은 것이 될 때 그것은 바보같은 생각이 훌륭한 아이디어가 되는 것이고, 사용자들은 그런 아이디어에 바보 같이 동참할 것입니다. 그것이 스마트폰의 가능성을 더 지속하고 이끌어내며, 사용자들이 요구하는 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