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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T일반

아마존은 왜 웹 앱 판매를 시작했을까?

 앱의 종류는 크게 3가지로 분류합니다. 네이티브 앱, 하이브리드 앱, 웹 앱. 모바일 시장에서 플랫폼으로 성장하는 발판이 된 것이 네이티브 앱 전략 덕분이었고, 여기에 웹 앱을 합쳐놓은 하이브리드 앱으로 웹 서비스들이 모바일 시장에 적응해왔습니다. 완전한 웹 앱 형태의 제품은 만드는 곳도 많지 않았지만, 정작 유통할 수 있는 곳이 없어 이벤트용 앱 정도로만 활용됐습니다.




아마존은 왜 웹 앱 판매를 시작했을까?


 아마존은 강력한 플랫폼 회사입니다. 그 기반은 웹이고, 웹을 통해 컨텐츠를 유통하는 것을 기준으로 플랫폼을 확장해왔습니다. 하지만 킨들 파이어를 출시하면서 안드로이드 기반의 태블릿이었기에 자체적인 앱스토어에서 네이티브 앱만 판매토록 합니다. 그렇게 해야 기존 안드로이드 앱을 킨들용으로 쉽게 판매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덕분에 킨들 파이어의 생태계가 상당히 공고해졌는데, 아마존은 이를 웹 앱으로 확장하기로 했습니다.




웹 앱 판매




 아마존은 공식블로그를 통해 HTML5 기반의 웹 앱 유통을 시작한다고 밝혔습니다. 웹 앱을 한 번에 모아 판매할 수 있는 판매처가 생긴 셈인데, '웹 앱 테스터'라는 시뮬레이터로 공개하여 웹 앱 개발을 수월하게 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방안도 마련했습니다. 아마존은 올해 200개 지역에 아마존 앱스토어를 열 계획이며, 이 계획과 더불어 하반기 출시가 예상되는 자체 스마트폰과 TV플랫폼의 생태계 고착을 위해 웹 앱을 활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왜 하필 웹 앱일까요? 모바일 웹 앱 유통이 여태 시도된 적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애플은 초기에 앱스토어의 개념이 없었고, 웹 앱을 밀고 나갈 생각이었습니다. 아이폰 출시 초기에 상당히 많은 웹 앱이 애플 웹 앱 스토어에 등록되었는데, 몇 가지 카테고리에 국한되자 웹 앱 스토어를 치워두고 네이티브 앱스토어를 주력으로 하게 됩니다. 카운터, 계산기, 메모장 정도가 고작이었죠. 웹의 범용성을 통해 생태계를 확보할 생각이었지만, 오히려 네이티브 앱으로 생태계를 확장하는 것이 더 빨랐고, 앱 품질도 훨씬 좋았기 때문입니다.

 그런 시도를 아마존이 다시 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이유



 아마존은 애플의 앱스토어 정책 탓에 홍역을 치른 적이 있습니다. 애플은 앱 내부에서 일어나는 디지털 컨텐츠에 대해 30%의 수수료를 요구하는데, 킨들앱으로 전자책을 유통하려던 아마존에 제동이 걸린 것입니다. 결국 아마존이 선택한 것은 아이폰에 웹 앱 형태로 결제할 수 있는 북마크 생성 서비스를 하는 것이었고, '킨들 스토어(Kindle Store)'라는 이름의 판매 페이지를 생성하여 제공했습니다.

 아마존이 구글과는 별개로 스토어를 운영 중에 있지만, 킨들 파이어는 안드로이드 기반이고, 만약 안드로이드가 무너지면 아마존 앱스토어의 안드로이드 앱들도 함께 무용지물이 됩니다.


 아마존의 웹 앱 판매는 순전히 컨텐츠를 늘리려는 목적이 아닙니다. 애플의 간섭과 안드로이드의 족쇄를 풀고 완벽한 자신들만의 유통 플랫폼을 갖추기 위해 시도하는 것입니다. 이전보다 플랫폼과 웹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져서 애플이 웹 앱을 유통하던 때보다 훨씬 나은 상황이기도 하고, 웹 앱을 개발하는 개발자도 많은데다, 웹 앱 개발에 드는 비용이 네이티브 앱이나 하이브리드 앱 보다 워낙 저렴해서 간단한 카달로그 앱은 웹 앱으로 유통하고자 하는 업체들도 늘고 있는 상황입니다. 여기에 아마존이 기회를 잡고 웹 앱을 유통하겠다고 나선 것인데, 아마존에 있어선 타 플랫폼을 빠져나와 맞붙을 생태계를 구축하는 시도가 될 것이며, 웹에 있어선 웹이 한 발 더 나아가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스필 게임스(Spil Games)의 CEO 에릭 구센스는 '이번 아마존의 웹 앱 판매로 우리는 게임의 URL만 제출하면 아마존이 나머지 부분을 처리해주므로 추가 작업없이 게임을 유통할 수 있게 되었다'고 밝혔습니다. 스필 게임스는 웹 기반 캐주얼 게임을 주로 개발하고 있는데, 웹 게임 유통 문제에 골머리를 앓던 부분이 아마존 덕분에 사라지게 된 것입니다.

 웹 앱은 HTML5의 발전과 함께 더 강력한 기능을 구현할 수 있게 되었고, 과거 몇 가지 카테고리에 묶여있던 것이 지금은 다양한 아이디어를 마음껏 구현할 수 있는 장이 되었습니다. 아마존이 강력한 웹 앱 유통 시장을 구축하기에 더할나위 없는 적기이며, 이를 뒷받침할 웹 앱 업체들도 줄을 서고 있습니다. 이 기회를 제대로 살려내는 것이 애플과 안드로이드를 탈출할 수 있는 방법이며, 이후 더 강력한 플랫폼으로 확장할 수 있는 이유가 될 것입니다.




아마존




 아마존은 자신들의 원래 기반인 웹을 통한 생태계 구축을 선택했습니다. 그것이 나중을 생각했을 때, 특히 아마존의 컨텐츠를 다양하게 유통하는데 탁월한 것으로 판단한 모양입니다.

 웹은 가장 훌륭한 범용성을 지녔으며, 가장 보편적인 생태계입니다. 이미 잘 차려진 곳에 아마존이 승차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웹'이라고 말하면서도 눈치 보고 시도하지 않는 업체가 상당합니다. 그런 점에서 아마존의 이번 시도는 의미가 있으며, 잘 짜인 웹 앱 생태계를 제공할 수 있을 때 아마존이 원하는 누구에도 구속되지 않은 생태계를 갖출 수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아마존의 플랫폼은 더 강화될 것입니다. 그리고 기존 네이티브 앱 생태계와 다른 구도의 새로운 생태계 환경이 시장에서 맞붙게 됩니다.

 아마존이 웹 앱 판매를 통해 얼마나 자신들의 역량을 성장시킬 수 있을지, 그리고 모바일 앱 생태계에 어떤 변화가 생길지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