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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T일반

믹스비트, 모바일 동영상 활로가 될까?

 스마트폰으로 달라진 문화 중 하나가 바로 '사진'입니다. 그리 오래되지 않은 과거에 사진은 인화해야만 얻을 수 있는 결과물이었고, 디지털카메라 등장 이후에도 사진을 디지털 데이터로 저장하는 것 외 사진을 통한 문화 방식에는 영향을 주지 못했었습니다. 그러나 스마트폰 탓에 사진은 '촬영 -> 공유'라는 새로운 형태를 띠면서 급속도로 사진 컨텐츠가 늘어나기 시작합니다.




믹스비트, 모바일 동영상 활로가 될까?


 이런 방식은 기존의 사진 관념을 완전히 뒤엎었는데, 예를 들어 플리커 이용자들이 가장 많이 쓰는 카메라가 아이폰으로 나타나는가 하면, 시카고 선-타임즈는 지난 6월에 기존 사진 기자 28명을 해고처리하고, 아이폰 사진 기자를 채용하는 공고를 올리기도 했습니다. 이 새로 채용된 기자들은 전문적인 아이폰 촬영 방법을 훈련받으며, 편집부터 전송 방법 등의 교육도 함께 이뤄질 예정입니다. 하지만 이런 스마트폰 사진의 반란에도 주춤하는 것이 있으니 '동영상'입니다.




믹스비트




 유튜브의 공동 설립자, 채드 헐리와 스티브 챈은 인터넷 동영상 공유에 큰 영향을 준 인물입니다. UCC(User Created Contents)의 세계 최대 공유 사이트로 컨텐츠 분량은 방송사를 넘어섰고, 유튜브에서 공유된 컨텐츠를 모바일로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되면서 동영상에 대한 소비 욕구도 날로 커졌습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치명적인 문제가 있었는데, 모바일로 소비는 하지만, 생산을 많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분명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동영상이 화제가 되고, 유튜브에 많은 양이 공유되는 것은 맞지만, 모바일에서 공유되는 동영상이 압도적이진 않습니다. 오히려 방송 컨텐츠 등이 많고, 최근에는 기업 채널이 주를 이루면서 마케팅 영상의 양이 급속도록 늘어났습니다. 거기다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결과물로 사진처럼 공유 문화가 형성되기에는 품질도 좋지 않습니다. 단순 화질의 품질이 아니라 결과물의 품질말이죠.

 채드 헐리와 스티브 챈은 이부분을 착안해 '믹스비트(MixBit)'라는 동영상 편집/공유 서비스를 공개했습니다. 믹시비트는 동영상을 촬영하고, 이를 편집한 다음 공유할 수 있게 하는 서비스로 웹에서도 제공하지만, 모바일 앱에 큰 중심을 두고 있습니다. 현재는 iOS용만 시험적으로 무료 배포하고 있으며, 안드로이드 버전 배포에 대한 일정은 알 수 없습니다. 믹스비트 앱은 1초에서 1시간에 달하는 영상을 몇개의 블럭으로 나뉘어 촬영할 수 있고, 이 블럭들을 자르고 조합하여 영상을 완성토록 합니다.

 컨셉은 현재 인기를 모으고 있는 '로드 무비(Road movies)' 앱과 비슷한데, 로드 무비와 다른 것은 정해진 단위로 촬영하는 것이 아니라 길이에 제한이 없고, 블럭마다 다르게 설정할 수도 있어 더 다채로운 영상을 촬영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촬영 중에는 계속해서 촬영 버튼은 누른 채로 있어야 하며, 손을 떼면 자동으로 저장되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촬영 모드가 빠르고, 인터페이스가 복잡하지 않아 훌륭한 접근성을 보입니다. 추가로 동영상에 사운드 트랙을 입힐 수도 있는데, 아직 테스트 중인 기능이라 몇가지 사운드만 제공하고 있습니다.




동영상




 스마트폰으로 똑같이 사진과 동영상을 촬영할 수 있는데, 사진보다 공유 비중이 떨어지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사진은 하나의 컷으로 모든 것을 담아냅니다. 그리고 이 컷은 촬영 기법과 관계 없이도 화면에 들어오는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끝이 납니다. 하지만 동영상은 여러 컷을 이어붙이므로 도중에 촬영에 문제가 생기거나 들어가지 말아야 할 부분이 들어가는 등의 제약이 따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편집 툴이 필요했습니다. 촬영 후 바로 공유하기가 쉽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리고 주요 장면들만 담아야 용량도 줄어들 텐데 그 과정이 이뤄지는 것도 어려워 그냥 통째로 업로드하거나 포기해버리기도 합니다.


 모바일 동영상 툴은 많이 있지만, 촬영에서부터 생각한 동영상 편집 툴은 없었습니다. 촬영 후 편집하는 것을 위주로 하다보니, 동영상에 관심이 있지 않다면 그 노고를 즐길 사용자가 흔치 않았던 겁니다. 사진 툴처럼 몇가지 보정 옵션만으로 괜찮은 결과물을 얻는 것이 동영상에서는 힘들어 좀처럼 모바일로 동영상을 편집하여 공유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믹스비트는 녹화를 눌렀다, 떼었다 하는 것으로 다양한 컷을 직관적으로 촬영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모인 블럭을 자르고 붙이는 것만으로 불필요한 컷을 줄이고, 필요한 부분을 늘려 공유하기에 적합한 영상으로 바꿔놓습니다. 즉, 공유하기 적합한 동영상으로 빠르게 처리하기에 탁월하다는 겁니다.

 헐리는 '우리는 동영상 제작의 벽을 없애려고 한다'면서 '사람들이 직관적으로 동영상을 촬영하고, 편집할 수 있는 툴로 쉽게 공유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고 밝혔는데, 모바일 사진 공유가 새로운 사진 문화가 되었듯 믹스비트의 간편함과 직관성을 가지고 동영상에도 새로운 문화를 불어넣고자 시작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간편한 동영상 공유에 신경 쓴 제품이 여태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대표적으로 트위터의 바인이 있고, Smule의 CineBeat도 나쁘지 않은 서비스입니다. 그러나 이들은 촬영한 결과물을 사진처럼 접근하여 짧은 동영상을 빠르게 처리하는 것을 중심으로 제한적이었습니다. 그러나 믹스비트는 이런 제한 없이 간단한 동영상 편집 기능 제공으로 장시간의 영상도 사용자가 제어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필자가 믹스비트에 기대를 거는 이유입니다.




동영상 공유




 얼마 전에는 인스타그램도 동영상 공유 시장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이 모바일 동영상이란 분야가 다시 재조명되고 있는 시점입니다. 다소 사진 중심적이었던 서비스들이 동영상을 포함하면서 새로운 동영상 문화를 주도하고자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것인데, 여기에 동영상 문화를 한 번 재창조했던 채드 헐리와 스티브 챈의 귀환은 주목할만한 것입니다.

 이 동영상 공유 시장에 대한 업계의 생각은 대게 비슷합니다. '많은 사람이 동영상을 더 많이 공유하고 싶어할 것'이라고 말이죠. 그래서 왜 사진보다 역동적인 동영상이 덜 공유되는가 시험적인 제품들이 쏟아지는 와중에 믹스비트는 상당히 그 틈새를 잘 파악한 서비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무조건 짧게 촬영하여 많은 양을 공유하도록 한 바인이나 인스타그램보다 훨씬 강력한 제품이며, 다양한 보정 옵션을 제공하기보다 먼저 공유라는 길을 터놓으려 한 헐리와 챈의 고민이 곳곳에서 묻어납니다.

 과연 믹스비트를 통해 모바일에서도 동영상 공유 붐이 유튜브와 같이 일어날 수 있게 될지 기대하며, 모바일이 최고의 동영상 공유 허브가 된다면 지금보다 더 많은 동영상 컨텐츠가 동영상 소비를 자극할 것이라 내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