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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T일반

팬택, 왜 돌아가기 어려워졌나?

 과거 국내 휴대폰 3대 브랜드로 단연 애니콜, 사이언, 그리고 스카이가 꼽혔습니다. 펜택이 스카이를 인수했지만, 그 명성을 이어가는 듯 보이기도 했습니다. 한동안은 말이죠.




팬택, 왜 돌아가기 어려워졌나?


 팬택이 위기입니다. 계속 새로운 제품을 선보이고는 있지만, 판매량은 시간이 갈수록 줄어들고 매출 하락과 삼성이 팬택의 지분을 10% 가져가면서 수혈하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위기



 팬택은 지난 3년 동안 극심한 실적 하락을 겪고 있습니다.

 2011년 3조였던 매출은 2012년에 2조 2천억원으로 떨어졌으며, 2013년 상반기에 베가 아이언, 베가 LTE-A라는 두 제품을 내놓고도 7천 800억원 수준으로 하반기를 합쳐보더라도 반토막이 났습니다. 판매량도 암울한데 2011년 글로벌 판매량 1,235만 대에서 2012년에는 820만대로 추락했고, 올해는 600만대를 넘기면 나름 선방했다고 할 수준이 되었습니다. 판매량도 절반이 잘려나간 것입니다.

 이는 팬택을 극심한 재정난으로 몰아넣고 있으며, 회복될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고 있어 갈수록 그림자만 짙어지도록 합니다.

 왜 아직 멀쩡한 회사를 망한 회사로 몰아가느냐고 반박할 수 있겠으나 팬택의 추세가 그런 쪽으로 흘러가고 있단 말입니다. 그렇다고 제품을 개발하지 않은 것도 아니고, 뭔가 시도하지 않은 것도 아닌데도 실적에 문제가 있다는 것은 팬택에 절실한 동아줄이 필요하다는 걸 의미합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이 팬택이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하는 질문에 고개를 저어보입니다.




이유



 국내 상황만 봅시다. 어째서 팬택이 돌아가기 어렵다는 걸까요? 대체로 팬택 제품의 품질과 서비스를 지적합니다. 틀린 말은 아닙니다. 또는 제푼의 성능을 꼬집습니다. 그것도 틀리지 않습니다. 다만, 필자는 이런 이유들이 복합된 '인식'이 팬택을 점점 개미지옥으로 빠져들게 한다고 생각합니다.

 대개 일반 스마트폰 소비자들은 스마트폰의 사양, 품질, 성능에 크게 흔들리지 않습니다. 물론 따져보기는 하겠지만, 제품과 브랜드가 가져다주는 이미지, 제품의 컨셉, 그리고 가격을 두고 맞춰서 제품을 결정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LG만 보더라도 한동안 '헬지'라는 별명을 달고 모자란 이미지로 버텨왔습니다. 최근에 와서야 평가가 달라지기 시작했지만, 이를 회복하는데 1년 정도의 시간이 걸렸죠. 그러나 LG가 회복해야 할 이미지는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제품의 문제가 가장 컸던거죠.

 하지만 팬택은 다릅니다. 팬택이 지닌 이미지는 '나쁘진 않지만 상대적으로 저렴한 이미지', '곧 공짜로 풀릴 제품', '보조금이 붙어야 잘 산 제품'입니다. 팬택은 수십만원의 리베이트 정책과 통신사와 긴밀하게 손잡고 판매하는 스타일로 계속 각인되어 왔습니다. 그래서 어떤 제품을 내놓더라도 초기 판매량이 다른 제조사보다 떨어지게 되었고, 정부의 보조금 단속으로 보조금 정책이 힘들어지자 상대적으로 저렴한 이미지의 팬택보다 비슷한 가격의 다른 제조사 제품을 소비자들이 선택하게 되더라는 겁니다. 일반 대중들이 휴대폰 판매 정책을 잘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금방 가격이 떨어진다는 이미지를 굳힌 팬택의 가격이 떨어지지 않는다면 결과적으로 손이 가질 않게 되는 것입니다.

 이는 돌이켜보면 수년간 훌륭한 제품 개발보다 판매 정책만으로 연명하려 했던 팬택이 자초한 일입니다. 이제와서 고급스럽고 좋은 제품을 내놓는다고 하더라도 플래그쉽 제품의 높은 출고가에 소비자들은 반감부터 살 것이고, 정부의 보조금 단속을 알지 못하더라도 떨어지지 않는 팬택 제품에 상대적으로 비싸다는 인식이 지워지진 않습니다.

 그것은 팬택이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기 어려운 결정적 이유이며, 돌려놓기 위해선 LG보다 더 많은 시간을 쏟아부어야 할 것입니다.




팬택




 살아날 길이 없는 건 아닙니다. '좋은 제품을 만들 것'이라는 가장 명확한 답은 어느 기업이든 어떤 상황이든 마찬가지로 적용되니까요. 문제는 팬택이 이미지를 쇄신하기 위해선 가격 정책과 판매 꼼수가 아닌 좋은 제품을 계속 내놓고 평가를 거듭하면서 버텨내야 한다는 겁니다.

 물론 현재 실적이 저조한데다 반토막이 났다면 사실상 '버틸 수 있을까?'하는 물음을 던져야 하는 것이 맞지만, 그래도 남은 희망을 짜내어 보자면 좋은 제품으로 정면에서 소비자들과 맞서는 것만이 팬택이 할 수 있는 최선입니다. 소비자가 항상 정확하니까요.

 팬택이 좋은 제품으로 다시 일어날 수 있길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