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은 가장 수준 높은 컨텐츠 유통사 중 하나이며, 막강한 컨텐츠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아마존의 태블릿인 킨들 파이어는 가격이 원가보다 낮아서 남는 마진이 없었지만, 실상 컨텐츠 판매로 1인당 $100 수준의 수익을 올리는 것으로 분석되었었습니다. 기기를 저렴하게 팔아도 컨텐츠로 보강하는 전략을 활용하는 것이죠.
아마존의 공짜 스마트폰, 실현 가능할까?
이러한 전략 덕분에 올 상반기만 하더라도 미국 내 아마존의 태블릿 점유율은 삼성보다 3배나 높은 28%로 2위를 기록했었습니다. 하지만 가격만 낮추는 것이 아니라 제품의 품질도 우수하여 고객만족도와 수익, 아마존만의 색깔이 잘 반영되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죠.
공짜폰
대리점 앞에 걸린 공짜폰, 공짜폰 소리를 많이 듣긴 했지만, 실제 공짜폰을 본 적은 없습니다. 처음부터 공짜로 나온 제품은 없다는 얘기입니다. 하지만 아마존은 진짜 공짜를 실현할 생각인가 봅니다.
전직 월스트리트저널의 IT 기자인 제시카 레신(Jessica lessin)은 '아마존이 공짜 스마트폰을 공급할 계획을 검토 중'이라고 웹사이트를 통해 보고했습니다. 루머 적중률이 높았던 제시카 레신이기에 믿고 보는 얘기지만, 내용은 상당히 파격적이라 실현할 수 있는지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보고서를 보면 아마존은 현재 일명 '킨들폰'을 제작하고 있으며, 아마존 프라임(Amazon Prime) 구독자에게는 요금과 관계없이 킨들폰을 무료로 제공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 논란에 제시카레신의 웹사이트의 필진이자 전직 월스트리트저널 기자인 아미르 에프라티(Amir Efrati)는 아마존이 '올해 스마트폰을 출시하지 않을 것'이며, '무료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아마존 대변인의 의사를 전달받았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아마존 대변인은 두 가지 답변만 했을 뿐 할인 등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곁들이지 않았습니다. 뚜껑은 열어봐야겠지만, 대변인 탓에 확실히 공짜 스마트폰을 내놓는다고 확정할 수 없게 된 것입니다.
하지만 필자는 아마존이 킨들 파이어에서 보여줬던 것처럼 컨텐츠를 적극적으로 이용한 킨들폰 전략을 세우고 있을 것으로 생각하며, 실현만 가능하다면 쥐어짜듯 킨들폰의 가격을 내리려고 할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실현
그렇다면 아마존 프라임을 이용해 공짜폰을 판매한다는 것이 실현 가능한 얘기일까요?
먼저 어쩌다가 이 공짜폰 얘기가 나오게 되었는지부터 살펴봅시다.
컴퓨터월드의 매트 핼블런(Matt Hamblen)은 아마존의 CEO 제프 베조사가 미국의 대표적인 일간지인 워싱턴포스트를 인수한 이유에 대해 '킨들에서 무료나 저렴한 가격에 뉴스 컨텐츠를 제공하는 것으로 다른 신문사들의 가격도 낮아지게 만드는 것을 고민 중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거기에 구독 서비스인 아마존 프라임을 이용하면 충분히 무료로 전환하는 것이 가능하며, 무료로 구독자를 모으는 것이 크게 성공했을 때 다른 신문사들과의 계약에서 높은 위치에 설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얼마 전에는 아마존이 쿠퍼티노에서 위성 커뮤니케이션 회사인 글로벌스타의 주파수를 이용해 무선 네트워크를 실험 중이라는 보도가 있었는데, 자체적인 무선 네트워크를 실험하는 이유 중 하나가 킨들이나 킨들 파이어를 통해 컨텐츠를 내려받으려면 네트워크 환경이 필수적으로 필요하고, 이 필요를 고객들에게 충족시켜주기 위해 아마존 프라임 구독자를 상대로 무료 네트워크를 공급하기 위함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아마존은 아마존 프라임을 이용해서 무료 신문, 컨텐츠를 제공할 뿐 아니라 무료 네트워크도 제공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이야기가 킨들폰으로 넘어가 공짜 스마트폰을 내놓을 것으로 연결된 겁니다.
그렇다면 확장된 루머라고 판단할 수 있겠으나 필자는 충분히 일리가 있는 얘기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다른 추가 조건 없이 소비자가 컨텐츠를 즐기도록 하기 위해선 위 조건이 무조건 실현되어야 합니다. 아마존 프라임이라는 구독 서비스만 이용하면 컨텐츠도 마음껏 즐길 수 있고, 무선 네트워크를 지원하며, 이를 위한 단말기도 지급되는 것이 실현되어야 전체 구도가 잡힙니다. 소비자는 아마존 프라임만 구독하면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이죠. 아마존이 아마존 프라임으로 모든 컨텐츠 환경을 연결하고자 하는 구도를 실현하려는 계획이라면 그중에 공짜 스마트폰도 포함되어 있을 것입니다.
문제는 실현 가능성에서 좌우되는 것이 수익성인데, 아마존 프라임을 통해 하나로 엮는 것은 둘째치고 연간 $80의 구독료로 수익을 내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이를 위해선 새로운 아마존 프라임 구독 패키지를 만들거나 공짜 스마트폰은 빼버려야 합니다. 아마존은 이 둘을 고민하고 있을 것이며, 고민 속에 킨들이나 킨들 파이어도 공짜로 제공하는 아마존 프라임도 함께 구상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수익의 당위성만 있다면, 아마존만 가능한 이 독특한 컨텐츠 공급 전략을 실제로 실행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아마존의 전반적인 움직임을 본다면 무료로 제공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보다는 실현 가능성에 무게를 둘 수 있으며, 좀 더 높은 구독료의 아마존 프라임을 기대하는 쪽이 더 타당할 것입니다.
아마존
아마존은 하드웨어 제조사가 아닙니다. 그렇기에 컨텐츠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전략으로 기기를 판매하도록 했습니다. 그런 전략은 스마트폰에서도 나타날 것이 분명하며, 그렇지 않고서는 애플이나 삼성 등의 제조사에 밀릴 수밖에 없습니다. 더군다나 애플이나 구글은 컨텐츠 사업에서도 아마존의 큰 경쟁자이므로 더 나은 컨텐츠 제공 형태를 갖추어 경쟁력을 기르는 것이 아마존에겐 필요합니다.
아마존 프라임을 통한 컨텐츠 전략은 실현 가능성이 충분합니다. 이를 통해 경쟁력을 기르길 아마존이 생각하고 있다면, 위에서 언급한 컨텐츠, 무선 네트워크, 그리고 단말기까지 제공되는 형태를 띠고자 고민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것이 가장 파격적일 테니까요.
다만, 이 고민을 확신할 수 없는 것은 경쟁사들과의 문제보다는 통신사와의 문제이며, 가장 큰 걸림돌입니다. 그 탓에 아마존이 마냥 공격적으로 나설 수 없을 것이며, 적절한 타협점을 찾을 때까지는 스마트폰을 판매하지 않을 것입니다. 아마존 대변인의 이야기는 그렇게 해석할 수 있으며, 아마존이 아마존 프라임을 통한 컨텐츠 전략을 향후 어떤 식으로 이끌어 가게 될지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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