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는 다른 이야기를 하려고 했는데, 이것 먼저 얘기해야 할 것 같습니다. iOS6에서 논란이 되었던 문제가 다시 터졌습니다. '독도' 표기 문제 입니다.
iOS7 독도 표기 논란, 지도 데이터에 대한 책임감이 필요하다
애플은 자체 지도 서비스를 iOS6에 탑재했습니다. 그런데 독도를 죽도로 표기함으로서 심각한 논란을 겪었습니다. 이는 지도 반출 문제로 인한 것으로 사용자들의 지속된 수정 요구 리포팅으로 제대로 '독도리'로 표기되었던 일이 있습니다.
시마네 오키노시마조
경북일보는 iOS7의 독도 위치 정보가 일본으로 표기되었다고 보도했습니다. 지난 20일, 울릉주민인 조모군은 iOS7이 설치된 아이폰을 사용하다가 사진 촬영 장소가 경상북도가 아닌 강원도로 표기되어 있는 오류를 발견했습니다. 이를 부모에게 알렸고, 사진첩을 더 검색하다 독도에서 촬영한 사진이 '독도'라는 명칭과 함께 '오키노시마조, 시마네'로 표기되어 있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오키노시마는 시마네현에 있는 정인데, 어쨌든 독도를 일본에 편입해 버린 겁니다.
울릉주민들은 '자칫 독도를 일본 영토로 인정하는 꼴이 될 수 있으므로 정부 및 해당 지자체는 iOS 보안 결점 업데이트 시 정상적인 주소로 표기할 수 있도록 애플에 항의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지도에는 정상적으로 독도로 표기가 된 탓에 정상적으로 표기되었다고 착각할 수 있었지만, 독도에 자주 들른다는 조군이 아이폰으로 사진을 촬영한 덕분에 잘못 표기되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독도
만약 울릉도가 강원도로 표기된 것 뿐이었다면 단순한 해프닝으로 끝나고 정상적으로 잡아 달라는 요구에서 끝이 났을 겁니다. 하지만 지난해 iOS6 지도의 죽도 표기로 홍역을 치룬 마당에 올해 또다시 독도 논란을 불러 세운 것은 치명적인 잘못입니다.
일부러 했든 실수로 했든 몰라서 했든 중요하지 않습니다. 독도 문제가 한국인에게 얼마나 민감한 사안인지 한 번 겪고도 이해하지 못했다는 것은 학습 효과가 부족하다는 것으로 밖에 얘기할 수 없습니다.
필자가 확인한 바 '경상북도 울릉군 울릉읍 독도리'를 애플 지도에서 검색 시 독도를 제대로 검색합니다. 1~96까지 번지수도 정확히 검색하여 핀을 지정해줍니다. 그러나 검색 시 '경상북도'의 여부는 의미가 없습니다. 강원도를 해도 독도를 검색하며, 경상남도를 해도 독도를 검색합니다. 최종 목적지를 두고 검색을 하니 지방 행정 구역에 상관없이 검색한 모양인데, 이런 부분도 제대로 잡아낼 수 있어야 하고, 주소 표기도 똑바로 해야 합니다.
그나마 덜 열받는 건 시마네현으로 독도를 검색하지 않는다는 것인데, 그런 걸로 봐서는 사진 앨범의 위치 정보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어쨌든 지도앱 데이터가 제대로 표기되어 있다는 것은 사진 앨범의 표기를 수정할 여지를 남기는 것이므로 애플은 이를 즉각 수정해 돌려놓아야 할 것입니다.
책임감
세계 3대 지구본 제작사 중 하나인 조플리 지오그래피카는 1960년 대부터 꾸준히 고지도와 역사서를 조사하여 일본해가 아닌 동해가 올바른 명칭임을 알게 되었고, 이를 지구본에 표기하면서 화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이들도 지도 데이터를 판매하는 회사고, 디지털로 바뀌었지만, 애플도 지도 데이터를 판매하는 회사입니다.
위치 정보가 단순히 돈벌이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역사의 한 부분이오, 그 땅의 명칭은 단순히 부르는 이름이 아닌 혼입니다. 즉, 독도를 일본에 편입해버린 것은 역사를 먹칠하고, 혼을 떠돌게 만든 것과 같습니다. 실수라고 웃고 넘어갈 것이 아니라 조폴리 지오그래피카와 같이 정확한 지도 데이터를 얻기 위한 역사 공부부터 똑바로 해야 할 것입니다.
명칭만 수정을 요구하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닙니다. 지도 데이터를 판매하는 것에 대한 책임감을 가져야 하고, 얼마나 중요한지 인식할 수 있길 바랍니다. 애플이 진짜 기술과 인문학의 교착점이라면 이것 먼저 따져보아야 할 것입니다.
P.S // '구글도 그런데 왜 애플만 가지고 그래'라는 얘기 나오면 전부 삭제 조치하겠습니다. 저도 누누히 구글 문제 얘기해왔습니다. 이번에는 순전히 애플 문제인데 이를 두고 구글을 따지고 든다면 '쟤도 사람 죽였는데, 왜 난 안돼요?' 수준 밖에 안됩니다. 고로 조치하도록 하겠습니다.
P.S 2 // '대외 홍보를 못한 정부 잘못이다'라는 얘기도 안 받겠습니다. 누가 잘못했고 어쩌고 필요없이 근본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정부가 기업, 그리고 기구들의 협력을 이끌어 내어야 합니다. 충분히 인지하고 있으며, 울릉주민들도 지자체에 민원을 넣어 정부의 해결을 요구하는 쪽으로 가고 있습니다. 이미 엎질러진 문제두고 '왜 그걸 제대로 못해서 그 모양 그 꼴이냐'고 비웃을 것이 아니라 우리 의사를 지속해서 전달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단지 그와 별개로 애플이 지도 사업을 하려면 그만한 책임감도 함께 짊어질 수 있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그건 순 독도 문제뿐 아니겠지만, 우리에게는 독도 문제가 방아쇠인 셈이죠.
'APPLE > APPLE Geek Bible' 카테고리의 다른 글
iOS7 독도 논란, 김장훈씨 밀어내지 말고 함께하길 바랍니다 (27) | 2013.09.28 |
---|---|
iOS7 독도 논란에 나선 김장훈, 불매로 본질을 흐려선 안된다 (45) | 2013.09.27 |
아이폰 5s/5c, 첫 주말 900만대 판매로 봐야 할 것 (28) | 2013.09.24 |
애플의 카메라 집착의 결실, iSight (6) | 2013.09.23 |
아이폰5s, 지문인식 해킹 경연이 반가운 이유 (11) | 2013.09.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