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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T일반

모바일 메시지 시장은 블루오션이다

 '선점'은 매우 중요합니다. 첫 번째라는 포지셔닝은 포지셔닝 원칙 중 가장 기본적이면서 중요하게 다뤄야 할 부분이죠. 여러 나라의 주요 모바일 메신저 현황을 살펴봐도 그렇습니다. 한국이 카카오톡을 주로 사용한다면, 일본은 라인을 주로 사용합니다. 이젠 익숙해질 대로 익숙해지다 보니 메시지 시장이 선점이 끝난 곳으로 인식되기 마련입니다.
 




모바일 메시지 시장은 블루오션이다


 카카오톡이 한국에서 크게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선점 효과가 맞습니다. 시작은 아이폰부터였지만, 안드로이드폰이 보급된 시점에 발 빠르게 안드로이드에 대응하면서 기존 아이폰 사용자와 안드로이드 사용자를 메신저로 연결하여 사용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입니다. 초기 잦은 전송실패와 느린 속도를 선점 효과로 진압했고, 차츰 개선하면서 국민 메신저로 자리하게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카카오톡을 따라잡을 메신저가 나올 수 없느냐고 하는 것은 다른 문제죠.
 



모바일 메시지



 영국의 시장조사업체 오범(Ovum)은 '2014 Trends to Watch: Social Messaging'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2014년 메시지 시장을 예상했습니다. 이 보고서는 2014년 메시지 시장의 동향은 어떨지, 메신저가 소셜 미디어와 통신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소셜 메시징으로 돈을 버는 방법이나 메신저의 진화, 라인의 인기에 페이스북이 어떤 영향을 받는가 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보고서의 방향은 명료합니다. 메시지 시장이 훨씬 성장하고 있다는 겁니다. 오범은 2013년 전 세계 27조 5,000억 개의 메시지가 전송되었다면서, 2014년에는 71조 5,000억 개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2.6배나 증가하는 것입니다.
 
 이를 단순하게 스마트폰 사용자가 늘어나는 것을 원인으로 분석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성장의 원인은 전혀 다른 곳에 있습니다. 오범의 보고서 주요 내용만 보더라도 메시지 시장의 성장은 좀 더 다르게 접근할 필요가 있고, 이것을 이해해야만 메시지 시장을 올바르게 볼 수 있습니다.
 
 모바일 메신저의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는 '왓츠앱(WhatsApp)'을 봅시다. 왓츠앱도 선점 효과를 보긴했지만, 당시 스키아프가 통화 서비스까지 내걸고, 무료로 다운로드할 수 있었던 걸 생각해보면 선점 효과 덕분만은 아닙니다. 전송 속도나 간편한 인터페이스 등을 경쟁력으로 왓츠앱의 성공을 설명할 수 있겠죠.
 
 그런데 전송 속도와 훌륭한 인터페이스의 메신저는 날이 갈수록 쏟아졌습니다. 문제는 사용자가 사용하는 메신저는 한정되어 있고, 상대방도 함께 사용해야 하므로 몇 가지 제품으로 제한되어 갔다는 겁니다. 이는 마치 메시지 시장의 축소처럼 보였습니다. 더는 다른 메신저가 어떤 기능을 들고 나오더라도 선점 효과를 볼 수 없고, 기존의 메신저에 사용자가 머무를 것으로 말입니다. 그러나 메시지 시장은 다른 진화를 하고 있습니다.
 



과도기



 오범의 분석대로 2014년 메시지 전송 건수가 71조 5,000억 개로 늘어나는 것을 사용자 증가로만 분석하려 하면, 내년 스마트폰 사용자가 2.6배 증가해야 합니다. 그러니까 2014년 스마트폰 사용자가 49억 명 수준은 되어야 한다는 것인데, 에릭슨의 보고서를 보면 2018년쯤에나 이 정도 수준에 도달하게 됩니다. 내년 스마트폰 사용자 예상 범위는 26억 명으로 메시지 전송 건수의 증가를 사용자 증가 측면에서만 볼 수 없다는 것이 명백합니다.
 
 그럼 도대체 어디서 메시지 사용량이 증가하는 것일까요?
 
 현재 드러난 부분만 보면, 카카오톡 게임이나 라인의 스티커 활용 등이 메시지 전송 방식을 바꿔놓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용자와 사용자가 주고받는 메시지가 문자의 대화를 벗어난 다른 것이 되었죠. 이것은 메시지 진화의 1차 단계입니다. 진화하긴 했지만, 그 영역이 기존 메신저에서 사용자와 사용자 간의 무언가를 조장하는 것에 머물러 있죠. 그런데 여기서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오범은 이를 2014년으로 분석했으며, 실제 메시지 전송 증가의 원인입니다.
 
 쉽게 생각해서 페이스북으로 마케팅을 한다면, 페이스북 메시지를 쓰기 마련입니다. 트위터의 DM도 마찬가지고요. 이것이 기존 메신저의 메시지 전송량에 미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어쨌든 건수에는 포함됩니다. 그리고 이런 서비스는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분명 메신저 자체로 보면 몇 가지에 사용자가 고정되어있고, 그쪽으로만 모이는 걸 알 수 있지만, 정작 메시지를 사용하는 범위는 서비스를 넘어서 증가하고 있는 것입니다.
 
 기존 메신저가 메시지 전송 방식을 바꾼 것을 다시 생각해봅시다. 여기서 메신저만 빼버리면 메시지 전송 방식만 바뀐 셈이 됩니다. 메신저가 중요했던 지점을 벗어났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딩동(DingDong)'이라는 앱은 그냥 앱을 실행하고 초인종을 누르듯 딩동만 하면 상대방에게 자신의 위치와 상대방과의 거리 측정, 그리고 간단한 메시지를 남길 수 있습니다. 이런 방식은 기존의 서비스에서도 가능합니다. 위치 정보쯤은 간단하게 전송할 수 있죠. 중요한 것은 그렇다고 해서 딩동이 기존 메시지 서비스에 얽매여 있는 건 아니라는 겁니다. 딩동은 DD로 불리며, 새로운 메시지 영역으로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그러나 일반적인 텍스트 메시지를 전송할 땐 라인이나 페이스북 메신저를 사용하겠죠.
 
 이런 영역을 틈새시장으로 보는 일도 있지만, 틈새시장으로 보긴 어렵습니다. 오히려 메시지 시장의 과도기적인 면이라고 할 수 있으며, 특징에 맞는 메시지 서비스를 사용자들이 따로 이용하기 시작했으니 서비스별로 따로 나뉠 수 있습니다. 새로운 시장이죠.
 
 좀 더 쉽게 얘기하자면 사용자들은 새로운 데이트 상대를 찾기 위해 카카오톡을 주로 이용하진 않습니다. 따로 데이트 상대를 찾기 위한 메시지 서비스가 존재하고, 재미있게도 이 서비스들이 카카오톡과 경쟁하는 일은 없습니다. 만약 카카오톡이 데이트 상대를 찾아주는 서비스를 따로 마련한다면 달라지겠지만요. 가족끼리 사용하는 메시지 서비스도 존재합니다. 동영상만을 위한 서비스, GIF를 메시지로 보낼 수 있게 하는 서비스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들도 기존 선점 효과를 메신저와 달리 사용되며, 전체 메신저가 아닌 이들 카테고리 내부에서 경쟁합니다.
 
 사용자들은 사용자가 많은 주요 메신저를 사용하고 있지만, 방식에 따라서 여러 메시지 서비스를 따로 이용하고 있고, 이것은 계속해서 증가 추세입니다. 스냅챗만 보더라도 스냅챗만으로 모든 내용을 전달하고, 전송하기에 무리가 있지만, 사용자와 사용량은 계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기존 메신저가 1차적인 진화를 보였다면, 이를 벗어난 메시지 시장 전반에도 변화가 일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 보니 당연히 메시지 전송 건수도 함께 증가할 수밖에 없습니다. 사용하는 서비스가 늘어나니까요. 그리고 오범의 예상대로라면 이런 서비스의 증가는 2014년에 더 늘어날 것입니다. 이는 메신저보다 메시지에 경쟁력이 있다는 것이며, 어떤 서비스가 메시지의 특징을 잡아내어 새로운 서비스 형태를 만들어 낼 지가 관건입니다.
 



경쟁력




 확실히 모바일 메시지 시장은 블루오션입니다. 몇 가지 메신저가 시장을 점령한 듯 보이지만, 그것은 메신저 시장의 문제이고, 메시지 시장은 좀 더 포괄적인 시장으로 열어있으며, 2014년 사용자 예상 범위에 들어갈 메시지 서비스가 될 가능성을 품고 있습니다.
 
 '메시지를 보내는 매체가 메신저인데, 이를 왜 따로 보느냐?'고 질문을 던질 수 있습니다만, 따로 보는 것이 아니라 메신저 자체의 경쟁력과 전달되는 메시지의 경쟁력이 다르다고 얘기하는 것이며, 메시지의 경쟁력이 메신저의 경쟁력을 뛰어넘은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는 뜻입니다.
 
 이는 좀 더 융합적인 관점에서 해석할 필요가 있고, 접근 방식에 따라 메시지는 큰 경쟁력이 될 것입니다. 모바일 메시지 시장은 이제 시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