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APPLE/APPLE Geek Bible

애플스토어, 직원도 함께 상징적이 되어야 할 것






애플스토어는 미국 소매점 단위면적당 매출 1위, 전체 소매점 매출 평균의 17배, 상위 20개 소매점 매출 평균 7배의 최고의 매출을 올리는 애플의 직영점입니다. 지난해 애플스토어 방문한 사람은 4억 명, 리모델링된 애플스토어는 49개, 애플스토어 하나당 5,000만 달러를 벌어들인 애플이 고객과 대면하는 핵심입니다.






애플스토어, 직원도 함께 상징적이 되어야 할 것

애플은 애플스토어를 통한 고객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지난 10월, 안젤라 아렌츠 전 버버리 CEO를 유통 및 온라인 스토어 부사장으로 영입했고, 중국에는 총 12곳의 애플스토어를 개장했으며, 신흥시장으로 떠오르는 브라질에도 얼마 전 브라질 첫 번째 애플스토어를 개장했습니다. 지역 진입 확대를 애플스토어를 거점으로 진행하고 있는 것입니다.


애플의 이런 노력은 애플스토어를 미국 내 전자제품 소매점 중 가장 높은 성장을 기록하는 곳으로 바꿔놓았습니다.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Euromonitor International)의 자료를 보면 미국의 전자제품 소매점 시장 점유율에서 1위인 베스트바이가 2009년 33.5%에서 2013년 31.3%로 떨어진 것과 달리, 애플스토어는 5.9%에서 15%로 상승했습니다. 판매 품목에서 애플과 같은 카테고리 제품을 베스트바이가 5,000여 개 팔고 있다는 것과 애플은 100개도 팔지 않는다는 점을 볼 때 둘의 상황을 인지하기 편해집니다. (품목은 색상, 용량별로 따로 분류하며, 액세서리를 제외.)

소위 잘 나가는 가게가 애플스토어 그 자체입니다.

Re/Code는 애플이 샌프란시스코 유니온스퀘어에 새로운 애플스토어 건축을 이사회로부터 승인받았다고 보도했습니다. 크기는 24,819스퀘어 피트로 상당히 큰 규모입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히르쉬헤보우(Hirschg-ebouw) 애플스토어보단 작지만, 새로운 샌프란시스코 애플스토어는 300명의 직원이 일하고 있는 히르쉬헤보우보다 100명 더 많은 400명의 직원을 고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애플스토어가 매장당 고용한 평균 직원수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판매 품목이 많은 애플스토어치고는 놀라운 규모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애플은 샌프란시스코의 승인을 받기 위해 회의에서 '뉴욕의 유리 큐브보다 훨씬 더 상징적인 매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는데, 그만큼 샌프란시스코 애플스토어에 큰 공을 들이고 있다는 것을 방증합니다.

그러나 새 애플스토어에서 일하게 될 400명의 직원에 애플은 얼마나 신경을 쓰게 될까요? 직원이 애플팬보이라면 애플이 '상징적'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계획하고 있는 곳에서 일하는 것조차 즐거운 일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모두가 그렇지 않고, 애플스토어의 직원 처우 대한 논란은 지금껏 이어지고 있습니다.


2011년, 샌프란시스코 애플스토어 시간제 직원이었던 코리 몰(Cory Moll)은 애플스토어의 임금과 보상에 대한 문제를 들어 노조(Apple Workers Union)를 결성했습니다. 결성한 지 2년도 되지 않아 무산되었지만, 그가 노조를 결성했던 이유는 당시 화제였습니다. 항상 밝은 모습의 애플 직원들 속에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차별이 노조 결성 이유로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몰은 애플스토어에서 4년을 일하면서 14달러의 시급을 받았고, 당시 샌프란시스코의 최저임금은 9.92달러였습니다. 해를 거듭해도 승진 기회가 없었고, 시급도 큰 차이를 보이지 않자 그는 프랑스와 독일의 일부 매장이 작지만, 노조를 형성하고 있다는 점에서 미국 애플스토어의 시간제 직원들도 뭉쳐야 한다고 나섰습니다. 물론 결과를 썩 좋지 않았죠. 실제 직원의 참여가 많지도 않았고, 직원 중에도 노조를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이 대다수였습니다.

이후 뉴욕타임스도 '애플스토어 직원의 시급이 적다.'는 기사를 보도하기도 했고, 몇몇 애플스토어를 그만둔 직원들은 '매니저들이 훔친 물건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소지품 검사로 5~15분을 빼앗았다.'면서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미 경제정책연구소(Economic Policy Institute)는 '애플이 막대한 현금을 주주들에게는 돌리면서 근로자는 한 푼도 주지 않는다.'고 비판하기도 했는데, 노조가 무산된 이후에도 계속 불거진 문제입니다.

임금이 다른 시간제 일자리보다 적다거나 그렇진 않습니다. 그러나 애플이 성장하고, 애플스토어 방문객이 늘어남에 따라서 시스템도 따라가야 하지만, 따라오지 못한 시스템을 채우고 있는 것은 시간제 직원들이고, 정규직인 매니저와는 분리되어 있어서 매장의 문제에 대해 얘기하더라도 매니저의 결정을 거쳐야 하며, 그렇다고 시간제 직원이 승진으로 해당 매장의 매니저로 자리할 수 없어서 악순환이 반복된다는 겁니다.

대개 소매점들이 비슷한 상황이지만, 계속 성장해서 방문객이 늘고 있다는 점에서 애플은 근로자 처우와 매장 시스템 개선으로 곪고 곪은 고름을 짜내야 하는데, 거기에 대한 투자는 현재 매우 적습니다. 매장을 늘리는 것에는 큰 투자를 이어가고 있지만, 고용된 직원의 시스템만 제자리걸음이라면 제대로 된 투자라고 할 수 없겠죠.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해 한 애플 직원과의 인터뷰를 진행했는데, 그는 '론 존슨이 애플에서 떠난 뒤 고객 서비스에서 애플스토어는 변한 게 하나도 없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애플스토어가 잘 나가게 된 이유는 소매점의 새로운 트렌드를 제시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애플스토어를 지탱한 직원들이 있습니다. 애플스토어의 변화는 매장의 변화뿐만 아니라 좀 더 내면에 있음을 애플은 고민해야 합니다.

안젤라 아렌츠는 오랫동안 비어있던 애플스토어의 새로운 리더로서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습니다. (그 전에 존 브로윗이 있었지만, 온갖 비난 속에 6개월 만에 사임.) 이런 기대가 함께 쏠리는 곳은 단연 샌프란시스코의 새로운 애플스토어입니다.

다만, 유니온스퀘어의 애플스토어가 상징적 매장이 되기 위해선 고용될 400명의 직원도 함께 상징적일 수 있어야 한다고 보며, 이전부터 논란된 문제를 해결하는 자세도 함께 보여야 합니다. 그것이 안젤라 아렌츠에 대한 평가, 새로운 매장의 평가로 이어질 것이라 필자는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