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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APPLE Geek Bible

iOSitC, 자동차 시장 격변 예고


 지난해 애플은 WWDC 2013에서 'iOS in the Car(iOSitC)'를 공개했습니다. iOS 장치를 자동차 시스템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표준 기술인 iOSitC는 총 20개의 자동차 업체와 협력하여 올해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당장 지원 언어가 영어뿐이라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판매를 시작하겠지만, 처음 시판되는 자동차 운영체제 플랫폼이라는 점에서 꾸준한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iOSitC, 자동차 시장 격변 예고
 
 지난 1월에는 iOSitC의 실행 화면이 한 개발자에 의해 유출되어 상용화가 다가왔음을 실감할 수 있었는데, 애초 연말에 출시될 것으로 알려진 것과 다르게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는 다음 주 3개의 자동차 업체가 iOSitC를 론칭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파이낸셜 타임스의 보도를 보면, 페라리, 메르세데스 벤츠, 볼보가 3월 6일에 개막하는 제네바 모터쇼에서 iOSitC를 선보일 예정입니다. 3개 업체는 iOSitC를 제휴하기로 한 20개 업체에 포함된 곳이고, 특히 페라리는 iOSitC를 담당하고 있는 애플의 에디 큐 부사장이 이사진으로 자리하고 있어서 가장 먼저 iOSitC가 탑재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낳았던 업체입니다.
 
 iOSitC는 자동차의 대시보드 시스템에 iOS 장치를 연결하여 사용되며, 디스플레이 환경이 필요하므로 모델에 따라 별도의 장착이 이뤄질 겁니다. 작년 WWDC에서 밝혀진 iOSitC의 주요 핵심은 전화, 음악, 지도, 아이메시지인데, 발표 당시 iOSitC를 음성인식 시스템인 시리(Siri)의 영역에 포함해두었기에 모든 동작은 음성인식으로 이뤄지게 됩니다. 인터페이스로 볼 때 버튼이 있는 것으로 봐서 터치스크린 디스플레이를 사용하겠지만, 버튼이 주요 기능을 담당하게 되어있지 않고, 운전에 방해되지 않도록 터치스크린이 보조 입력 수단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아이폰에 의존해야 한다는 점이 있지만, 유출된 부분만 보면 지도는 기존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의 지도와 다르게 기존의 차량 내비게이션 시스템처럼 운전 중 경고 화면 등이 추가되어 운전에 적합한 지도 모습을 하고 있고, 여전히 지도 데이터가 부족하지만, 내비게이션만 본다면 톰톰(TomTom)과 제휴하고 있어서 운전상 경험은 기존 내비게이션과 비슷하다고 예상합니다. 그 외 에디 큐가 밝혔듯이 아이폰은 이미 차량 내 훌륭한 음악 플레이어 역할을 해왔으며, 전화는 핸즈프리 사용과 흡사하고, 아이메시지는 휴대폰 화면을 들여다보는 것을 생각해도 좋습니다.
 
 사실 iOSitC는 '스마트카 혁신이다.'라기 보다는 기존 운전 중 사용하던 기능들을 iOS에 통합하고, 이를 제조사들과 협력하여 제공하는 것이 전부입니다. WWDC 키노트에서 iOSitC가 소개된 시간은 불과 1분이며, 그렇게 비중 있는 부분이라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iOSitC는 자동차 시장에 격변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파이낸셜 타임스의 보도처럼 제네바 모터쇼에서 iOSitC가 공개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혹은 공개되더라도 그렇게 기대할만한 것으로 보이진 않을 겁니다. 이미 차량 내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은 iOSitC가 없어도 할 수 있었으며, 그것이 차량을 빛나게 해줄 무언가가 되진 못한다는 겁니다.
 
 다만, '통합'이라는 점에서 iOSitC를 생각해야 합니다. 기존 자동차에 내비게이션을 장착하고, 차량용 핸즈프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메시지를 보기 위해 휴대폰을 쳐다보는 위험한 짓을 iOSitC라는 플랫폼에 통합합니다. 아이폰은 존재해야겠지만, 사용자는 아이폰을 벗어나 차량 내에서 통합된 iOS를 사용할 수 있고, 그것만으로 자동차 구매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이미 iOS 플랫폼에 진듯하게 빠져있는 사용자라면 두말할 것 없겠죠.
 
 얼마 전 구글이 iOSitC에 대항하기 위해 아우디와 제휴하여 차량에 안드로이드를 탑재하고자 한다는 보도가 나오자, 대부분 언론이 아우디를 iOSitC의 경쟁 상대로 지목했지만, 실상 아우디도 iOSitC의 협력 업체이며, 자동차 업체 관점에서 본다면 일종의 옵션 형태로 각 플랫폼을 제공할 수 있음을 뜻합니다. 이는 소비자가 자동차를 구매하는 것에 있어서 선택 항목으로 '차량이 어떤 플랫폼으로 통합되어 있느냐?'를 포함토록 하며, '얼마나 더 혁신적인가?'보다는 조금 다른 의의 시장을 형성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시장은 스마트폰과 태블릿에 머물러 있던 iOS와 안드로이드 경쟁에 새로운 장을 여는 것이며, 이미 안드로이드는 스마트폰, 태블릿 외 제품들에도 적용되고 있지만, iOSitC는 처음으로 iOS가 제휴 업체 시스템에 관여하는 확장을 보인다는 점에서 기존과는 다른 격변을 예고하고 있는 것입니다.
 
 아이패드를 차량의 대시보드 디스플레이로 사용하도록 설치해주는 업체도 있고, 그런 시도는 많이 봐왔지만, iOSitC는 애플의 제품이 아닌 자동차에서 iOS 플랫폼의 가능성을 시험하는 중요한 사안입니다. '외향적 시도'라고 평가할 수 있으며, 차량 시스템 통합에서의 성과는 그대로 iOS 플랫폼으로 이어질 겁니다. 그리고 시스템 통합으로 자동차 시장은 IT 기술과 더욱 가까워질 것이며, 미래 자동차의 실마리로 작용하겠죠.
 
 


 iOSitC가 쉽지는 않을 겁니다. 기대감에 부풀어 기능 측면에서 실망하는 소비자도 적지 않을 테고, 아이폰 사용자가 꼭 iOSitC 적용 모델을 구매한다고 보장할 수 없기에 본격적으로 탑재되는 시점까진 지켜보아야 합니다.
 
 그럼에도 iOSitC가 시장에 끼칠 영향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예상할 수 있습니다. 자동차 시장에서 iOSitC가 어떻게 부딪힐지, 그리고 iOS의 외향적 시도가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을지, 이 모든 것이 자동차 시장의 IT 기술 접목을 한 발 더 앞당기는 격변의 작용을 할 테니까요.
 
 당장은 파이낸셜 타임스의 보도를 빌어 제네바 모터쇼를 기대해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