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APPLE/APPLE Geek Bible

애플이 내놓을 '새로운 카테고리'의 범위


 애플은 4년 동안 기존 사업을 유지하기에 힘을 써왔습니다. 팀 쿡 체제로 바뀌면서 정비를 해야 하기도 했지만, 체제 이행 이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점은 애플의 미래 성장에 의심을 낳기도 했습니다. 그렇다 보니 애플이 새로운 제품을 내놓는 것에 주목할 수밖에 없습니다.
 



애플이 내놓을 '새로운 카테고리'의 범위


 애플 CEO 팀 쿡은 지난해 10월 실적발표에서 '새로운 제품 카테고리를 준비 중이며, 2014년에 출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새로운 카테고리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기존에 판매하던 제품이 아니라고 얘기한 것만으로 기대를 모으기 충분했습니다. 그리고 팀 쿡은 얼마 전 새로운 카테고리에 대해 한 번 더 상기시켜줬습니다.
 
 


 팀 쿡은 월스트리트저널과 인터뷰에서 '그것을 구체적으로 말할 단계는 아니지만, 알만한 사람은 새로운 카테고리라고 판단할 것.'이라면서 새롭게 출시할 제품에 대해 언급했습니다. 그는 새로운 카테고리가 기존 제품의 개선인지, 완전히 새로운 것인지에 대한 질문을 소비자의 판단으로 돌렸는데, 덧붙여 기존 제품도 성능을 개선하여 출시하겠다고 한 것으로 봐서는 기존 판매하던 카테고리는 아닐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외 제품의 유형이나 기능을 설명한 것은 없어서 콕 집어 어떤 제품이라고 말하긴 어렵습니다.
 
 다시 생각해보면 작년 10월에 새로운 카테고리를 언급했던 것과 비슷한 느낌입니다. 또 한 번 얘기한 것이며, 제품이 무엇인지 나오지는 않았으므로 뜬 소문과 상상만으로 제품을 판단해야 하는 것은 변함없는 것이죠.
 
 그렇다고 '팀 쿡의 발언에 의미가 없는가?'라고 하면, 그렇지도 않습니다. 전제로 붙인 것은 '소비자가 새로운 카테고리로 볼 것'이며, 달리 말하면 새로운 카테고리로 인지할 수준의 제품일 뿐, 완전히 세상에 없던 제품이라거나 상상하지 못할 제품은 아니라는 겁니다. 그런 제품이었다면 이런 전제를 붙일 이유가 없죠.
 
 전제를 풀어보면 두 가지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하나는 '기존 시장에 존재하던 것에 새로운 모습을 부여한 제품', 하나는 '기존 애플 제품을 새로운 방향으로 재해석한 제품'입니다. 이를 두고 보면 새로운 카테고리의 범위를 좁힐 수 있습니다.
 
 


 '기존 시장에 존재하던 것에 새로운 모습을 부여한 제품'이라면 애플이 지니고 있는 제품에서 생각할 순 없습니다. 그러나 청소기나 세탁기와 같은 가전제품도 아니겠죠. 가장 가능성 높은 것이 웨어러블(Wearable)이며, 스마트워치(SmartWatch)일 겁니다. 시계라는 분류는 이미 시장에 존재한 것이었지만, 시계의 범주를 다르게 하는 새로운 개념이 스마트워치이고, 이미 애플이 스마트워치를 개발 중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으니 말입니다.
 
 '기존 애플 제품을 새로운 방향으로 재해석한 제품'은 애플TV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셋톱박스형 애플TV는 이미 존재하지만, 콘솔과 같은 형태의 제품으로 개선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개선은 단순한 성능 향상이 아닌 영상 콘텐츠에 치중된 애플TV를 복합 엔터테인먼트 기기로 바꿀 수 있습니다. 재해석하는 것이죠.
 
 스마트워치나 콘솔형 애플TV가 나올 거라 단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범위를 좁힐 수 있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소문처럼 더 커진 액정의 아이패드가 스타일러스 팬을 장착하여 산업용 모델로 출시된다면 기존 아이패드를 재해석한 것이 됩니다. 그러나 이를 새로운 카테고리로 인정하는 소비자는 많지 않을 겁니다. 삼성은 이미 갤럭시노트 프로(GALAXY Note PRO)를 출시했고, 애플 내부적으로는 새로운 카테고리이겠지만, 시장에서 본다면 전혀 새롭지 않습니다. 여기서 애플의 새로운 카테고리에 대한 조건이 나타납니다.
 
 '시장에서 새로워야 할 것'
 
 이는 곧 소비자의 판단이고, 팀 쿡의 발언이 개선된 아이패드를 두고 한 얘기는 아니라는 것을 방증합니다. 새로운 카테고리에 대한 기대를 한 번 더 끌어올리는 의미를 지니게 되는 셈입니다. 마찬가지로 애플의 새 제품에 대한 기대가 시장에 어떤 영향을 끼치고, 전반적인 형태를 바꾸어 놓을 것인지에 쏠려있으니 그런 기대감만 반영할 수 있다면 소비자들은 이미 존재했던 제품을 두고도 애플 제품을 새로운 카테고리로 규정할 것입니다.
 
 


 새로운 카테고리를 기대감을 부풀리기 위한 발언 정도로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올해는 애플에 매우 중요한 지점입니다. 기존 사업 모델 외 새로운 사업 모델을 창출하고, 미래 전략을 시험해야 하기 때문이죠. 그 미래 전략을 새로운 카테고리가 아닌 기존 제품의 개선만으로 제시하긴 어렵습니다.
 
 투자자뿐만 아니라 소비자들도 이해할 수 있는 카테고리를 내놓을 시기이고, 그런 시기에 나온 발언이기에 구체적인 제품 언급을 담아두지 않았지만, 흘려들을 수 없는 이유입니다.
 
 아마 몇 가지 떠오르는 제품 형태가 누구나 있을 겁니다. 그 제품 그대로 애플이 내놓을 것으로 내다볼 순 없습니다. 단지 새로운 시험대에서 애플이 내놓을 새로운 카테고리의 범위는 좁아졌고, 좁아진 범위에서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은 늘어났습니다. 애플이 이후 어떤 새로운 카테고리를 선보이게 될지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