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은 셋톱박스로 TV 시장에 진출해 있습니다. TV 세트를 제작할 것이라는 뜬 소문이 수년째 계속되고 있지만, 셋톱박스를 벗어나지 않고 있으며, 주력 제품으로 내세우기보다는 보조 라인으로 홈 엔터테인먼트 강화를 위한 말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애플 TV, 취미 수준을 넘었다는 것
지난해 12월, ABC 채널, 블룸버그 TV, KOR TV, 크래클 채널을 추가했고, 얼마 전에는 레드불 TV 채널도 추가했습니다. 채널이 늘어가면서 애플 TV로 발생하는 트래픽도 늘어나고 있는데, 출시된 후 지금껏 2,000만 대 수준으로 예상되면서 얕볼 수 없는 사업 모델로 성장했다는 평가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 덕분인지 애플은 온라인 애플스토어에 '애플 TV' 카테고리를 마련했습니다.
지난 29일, 애플은 온라인 애플스토어에 애플 TV 카테고리를 신설했습니다. 이전에는 아이팟 섹션에 포함된 보조 제품으로 간주하였지만, 애플스토어에 직접 등장하면서 애플 TV가 주요 사업으로 부상했다는 의견과 함께 잠잠해졌던 TV 세트에 대한 얘기도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습니다.
9To5Mac은 이를 두고 새로운 애플 TV에 대해 예상하기도 했는데, 애플의 무선 라우터 제품인 애어포트 익스프레스(AirPort Express)와 애플 TV를 결합할 것이라는 겁니다. 에어포트 익스프레스는 콘센트 일체형의 제품에서 작년에 애플 TV와 같은 납작한 형태로 외형이 바뀌었는데, HDMI 포트와 셋톱박스를 빼면 구성 자체가 크게 차이 나지 않습니다. 스피커를 연결할 수 있고, 랜 포트 등을 포함하고 있죠. 에어포트 익스프레스가 원래 휴대용 라우터로 호텔 등에서 사용하도록 제작되었지만, 무선 인터넷을 제공하는 곳이 늘어나면서 휴대를 겸하는 일체형이 아닌 소형으로 외형을 바꾼 것인데, 구성 자체가 애플 TV와 크게 다르지 않다면 기능을 겹치는 것으로 두 제품을 결합할 수 있다는 겁니다.
이는 애플 TV가 라우터로 직접 작동하면서 무선 환경에 딸린 제품이 아닌 에어포트 환경에 중심적인 제품으로 자리할 수 있다는 예상에서 나올 수 있는 시나리오입니다. 포지셔닝이 애매해진 에어포트 익스프레스도 함께 해결하는 방법이기도 한데, 이를 애플 TV에 포함해 해결한다는 것만 하더라도 애플 TV의 입지가 이전과 같지 않다는 것을 잘 보여줍니다.
아이튠즈의 비디오 관련 가장 최신 자료인 NPD의 지난해 4월 보고서를 보면, 아이튠즈의 영화 콘텐츠 다운로드가 전체 시장의 66%를 장악했고, 영화 렌탈 점유율도 전체 45%로 주도적이라고 나타납니다. 고객만족도 조사에서도 아이튠즈 비디오 고객의 77%가 '매우 좋다'고 밝혔으며, 75%가 '현재 수준에 만족한다'고 대답했습니다. 이 상태가 지금까지 유지되었다고 할 수는 없지만, 아이튠즈를 통한 비디오 콘텐츠 유통이 원활하다는 것은 알 수 있습니다. 애플 TV로 즐길 콘텐츠도 함께 늘어났다는 것이죠.
취미 수준으로 시작했던 애플 TV지만, 지금 와서는 홈 엔터테인먼트 시장을 차지할 수 있는 언제든 황금알 낳는 거위가 될 수 있습니다. 애플 TV 카테고리가 생긴 것을 두고, '애플이 새로운 애플 TV를 내놓을 것'이라고 예상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새로운 애플 TV를 내놓기 위해 카테고리가 생겼다기보다는 '주력할 사업 모델로 그만한 가치를 보여주고 있다.'는 것으로 분석하는 것이 타당합니다.
이미 애플 TV의 가장 최신 모델인 3세대가 출시된 지 2년이 다 되었습니다. 애플이 홈 엔터테인먼트 사업의 끈을 놓고 싶지 않다면 차세대 모델을 내놓아야 하는 것은 당연하며, 카테고리 추가로 확고해진 것은 맞습니다. 그러나 주력 사업 모델로 부상했다는 것은 취미 수준을 넘어섰다는 것을 뜻합니다. 단순 리프레쉬로 끝나진 않을거라는 겁니다.
9To5Mac이 예상한 에어포트 익스프레스와 애플 TV의 결합도 그런 맥락이며, 64bit A7 프로세서와 이를 지원하는 iOS가 애플 TV를 지탱해줄 수 있다는 점, iOS 표준 규격으로 책정된 MFi 게임 컨트롤러를 들어 게임 콘텐츠로의 확장도 생각 범위 내입니다. 지난해 11월에는 MS 키넥트 개발 협력사인 동작인식 시스템 업체 프라임모션(Primesense)를 3억 5,000만 달러에 인수하면서 동작인식 기능이 담긴 애플 TV에 복선을 깔기도 했습니다.
이런 상당히 공격적인 예상은 애플 TV가 가진 현재 위치를 의미하며, 어떤 기능의 애플 TV가 나오더라도 과거 애플 TV에 대한 평가 이상으로 콘텐츠 소비에 대한 의심이 없고, 다른 혁신적인 부분에 기댈 수 있게 되었다는 겁니다. 무엇보다 굳이 TV 세트를 제작하지 않아도 성과가 있다는 사실조차 확인되었습니다. 2,000만 대 수준 판매된 것으로 예상한 애플 TV 대부분이 2012년과 2013년에 판매된 것이니까요.
본격적인 사업 모델이 되었다는 것은 애플에 여러 가지를 요구합니다. 먼저 '애플 TV의 판매량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투자자들에게 보고해야 할 것', 두 번째도 '애플 TV로 이뤄진 콘텐츠 사업에 대한 성과가 명확해야 할 것', 세 번째는 '장기적인 성장 모델이 될 가능성을 제시할 것'입니다. 애플이 이 요구에 얼마나 만족할 결과를 내놓을지 지켜볼 부분입니다.
올해 새 애플 TV가 나오는 것은 분명합니다. 나올 것을 두고, 애플스토어 카테고리를 열었다면 기대할 만할 것이며, 악세서리 섹션까지 따로 두고 있다는 점에서 애플 TV와 연동되는 서드파티 하드웨어의 증가도 눈여겨보게 합니다. 애플 TV에 생겼을 걸로 판단한 경쟁력이 어떤 모습으로 드러날지 말입니다.
애플 TV는 애플을 기대하게 하는 주요 사업 모델이 되었습니다. 큰 변화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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