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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APPLE Geek Bible

애플 아이비콘, MLB는 승부처


 애플의 차세대 근거리 통신 기술인 아이비콘(iBeacon)을 도입하고자 하는 곳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애플이 먼저 애플스토어를 대상으로 시험 중에 있지만, 큰 성과는 없으므로 당장 누구나 뛰어들만한 것으로 평가받진 못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다는 것이죠. 반대로 말하면, 성과만 있다면 누구나 뛰어들 것이라는 겁니다.
 



애플 아이비콘, MLB는 승부처
 
 단순히 생각하면 애플의 상품화된 블루투스 LE(Bluetooth LE)지만, 애플에 기대하는 것은 탄탄한 플랫폼을 기반으로 장악력을 보여주느냐 하는 것에 있습니다. 특히 미국의 현재 상황은 NFC를 외면하는 지경에 이르렀고, 그 탓으로 블루투스 LE에 기대를 거는 것인데, 애플이 주도적으로 나서기까지 하니 기대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단지 승부처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이 없었기에 판단을 내리기 어려웠죠.
 
 


 Re/Code는 아이비콘이 가장 먼저 설치될 메이저리그(MLB) 야구장 두 곳을 소개했습니다. LA 다저스(LA Dodgers)의 다저 스타디움(Dodger Stadium)과 샌디에이고(San Diego’s)의 펫코 파크(Petco Park)가 해당 경기장이며, 경기장마다 65개의 아이비콘이 설치될 예정입니다. 이 계획은 이후 20개 이상의 야구장에 적용하는 것이 목표라고 합니다.
 
이미 작년부터 MLB에 아이비콘을 적용할 것이라는 얘기가 있었고, The Verge는 3월까지 수 천 개의 아이비콘이 설치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그 적용될 첫 번째 야구장으로 다저 스타디움과 펫코 파크가 선정된 것입니다.

 야구장에서의 아이비콘 사용법은 간단합니다. iOS 7 버전 이상 기기와 MLB 앱만 있으면 야구장에 설치된 아이비콘과 연결됩니다. 이를 통해 사용자는 쿠폰이나 좌석 위치를 파악할 수도 있습니다. Re/Code는 야구장마다 독특한 기능을 제공할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는데, 자주 방문하거나 좌석에 따른 혜택을 굳이 전광판에 띄우지 않아도 해당 사용자에게 전달하면 수월합니다.
 
 MLB는 야구장 방문자의 경험을 향상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계속해서 도입하고 있는데, 이미 애플의 패스북(Passbook)은 경기 티켓 구매에 사용할 수 있고, 반응도 좋아서 iOS 기기 사용자가 꽤 분포되어있다는 것만으로도 아이비콘이 야구장의 새로운 경험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게 합니다. MLB가 아이비콘의 승부처라는 겁니다.
 
 작년 메이저리그 관중이 1.2% 감소하긴 했지만, 총 관중 수는 7,403만 명으로 특히 LA 다저스는 41만 9,000명의 관중이 증가하면서 370만 명이라는 가장 많은 관중 수를 기록했습니다. 그 중 iOS 사용자가 3분의 1 정도만 되어도 아이비콘 사용률은 기대해볼 수 있는 수준입니다. 아이폰의 미국 점유율은 37.6%이므로 비율로 봤을 때 적정 수준의 관중이 아이비콘을 사용한다는 것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많이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는 것만으로 승부처가 되진 못합니다. 충분한 사용자 확보는 되겠지만, 확보에 중점을 두면 애플 제품 사용자가 주 고객인 애플스토어가 더 나은 장소입니다. 좀 더 넓은 의미에서 승부처로 내다볼 수 있습니다.
 
 


 아이비콘은 특성상 결제뿐만 아니라 정보 제공이나 수집, 알림, 혜택 전달 등 다양한 활용이 가능합니다. 박물관에서 전시물에 다가갔을 때 해당 전시물의 정보만 아이비콘으로 전달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거죠. 그런데 활용법이 다양하지만, 장소에 따라서 적용할 수 있는 부분은 한정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영화관에서 좌석을 찾을 수 있도록 유도할 수는 있어도 영화를 보는 중에 이벤트 정보를 제공하거나 개봉 예정 영화의 정보를 제공하는 등은 불가능합니다. 영화를 보는 중에 제공할 수는 없는 일이니까요. 물론 상영 전에 제공할 수는 있지만, 활용의 범위가 상당히 제한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야구 경기는 제한이 없습니다. 경기 내내 알림이 울려도 문제 될 것이 없고, 결제, 정보 제공, 수집, 알림, 혜택 전달 등 아이비콘의 모든 활용법을 집약할 수 있는 장소입니다. 일반 소매점에서는 결제나 상품 정보 제공이 아이비콘으로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활용이지만, 야구장은 좌석도 찾아야 하고, 스코어와 주요 장면을 계속 점검하며, 티켓과 야구장 내 결제도 발생합니다. 그리고 팬덤이 존재하니 정보 수집을 통한 혜택을 전달하기에도 수월하고, 경기장마다 제공 서비스에 특색을 갖출 수 있어서 매장마다 같은 기능을 제공해야 하는 브랜드 매장보다 경험 생산에 탁월합니다.
 
 많은 관중에 여러 활용법이 적용된다는 점은 아이비콘으로 할 수 있는 실험 대부분을 야구장에서 하게 된다는 겁니다. 이는 애플도 이득인 부분이지만, 아이비콘을 적용하고자 하는 기업이나 매장이라면 MLB의 아이비콘 적용이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즉, 아이비콘이 MLB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하는 것은 다양한 분야에서 아이비콘 도입에 긍정적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게 됩니다.
 
 현재까지 아이비콘의 보급에 문제를 겪는 것은 확실히 아이비콘으로 도입하고자 하는 부분에서 성과를 낼 수 있느냐 하는 고민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MLB의 아이비콘 도입은 이런 고민을 멈추게 하고, 결정하게 하는 중요한 지점입니다. 도입에도, 애플에도 승부처인 겁니다.
 
 


 MLB에서 아이비콘이 큰 성과를 내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iOS 사용자가 존재하더라도 서비스에 좋은 경험을 얻지 못하면 당연하게 사용하지 않을 테니까요. 이 부분은 애플의 고민이기도 하지만, 야구장마다 특색을 갖춰야 하는 구단의 고민이기도 합니다. 관중들이 자연스럽게 아이비콘을 사용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핵심이고, 시즌이 시작됨과 함께 아아비콘 도입 성과도 제각기 나타날 것입니다.
 
 여기서 아이비콘 도입의 해답을 찾아 나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성공이든 실패든 말입니다.
 
 MLB가 아이비콘의 숨통을 트이게 할 열쇠로 성과를 이뤄낼 수 있을지, 아니면 별 감흥 없는 서비스로 전락하게 될 것인지, 공은 이미 글러브를 빠져나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