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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APPLE Geek Bible

애플, '카플레이'의 가능성


 iOS in the Car로 불리던 애플의 iOS 차량 커넥팅 시스템이 '카플레이(CarPlay)'라는 새로운 명칭을 얻어 지난 3일 공개되었습니다. 올해 말 페라리, 혼다, 현대, 메르세데스 벤츠, 볼보가 카플레이를 사용할 수 있는 모델을 선보일 예정이며, 아이폰 5s, 아이폰 5c, 아이폰 5가 카플레이를 지원합니다. 해당 제품 사용자라면 카플레이 차량 구매도 고려해볼 수 있겠죠.
 


애플, '카플레이'의 가능성
 
 카플레이는 크게 지도(Maps), 전화(Phone), 메시지(Messages), 음악(Music)까지 4가지 기능이 핵심입니다. 기존 자동차 시스템에 포함되어 있던 기능이지만, 아이폰과 연결하여 하나의 플랫폼에 통합하는 것에 의미가 있습니다. 서드파티 앱의 추가로 확장도 하겠지만, 그것보다도 카플레이의 가능성은 좀 더 진득합니다.
 
 


 카플레이가 공개되자 실망한 이도 있었습니다. iOS가 직접 자동차에 탑재되는 것이 아니라 아이폰이 필요하다고 말이죠. 더군다나 기능이 특별한 것도 아니고, 지도는 여전히 악명높은 애플 지도입니다. 이전보다 많은 데이터가 쌓였고, 미국에서 길 찾는 문제도 많이 해결되었지만, 여전히 휑한 모습이나 그 외 지역에 대한 지원 부족은 내비게이션으로 반갑지 않은 소비자가 있을만합니다.
 
 미국 자동차 협회(AAA: American Automobile Association)의 브루스 해밀턴(Bruce Hamilton)은 '휴대폰을 자동차와 함께 사용하도록 하는 것은 안전이 아닌 편의를 먼저 생각한 것.'이라고 얘기했는데, 카플레이는 음성인식과 함께 터치스크린 조작도 지원하여 운전자가 운전 중 터치스크린을 조작하려고 할 때 위험할 수 있다는 지적도 받고 있습니다.
 
 사실 지난해 AAA는 '운전 중 휴대폰으로 통화하는 것과 핸즈프리로 통화하는 것을 비교해도 위험도는 거의 같거나 비슷하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기도 했습니다. 운전 중에는 운전에만 집중해야 한다는 것으로 터치스크린 조작까지 겸했을 때 발생할 안전 문제를 염려하는 건 당연해 보입니다.
 
 다만, 기술에 대한 높은 기대를 반영하지 못하거나 안전성이 지적되는 것이 카플레이의 가능성을 깎아내진 않습니다. 기술 기대가 높을 필요도 없고, 안전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아닙니다. 카플레이의 가능성만 본다면 다른 부분도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수 있다는 겁니다.
 
 


 카플레이를 터치스크린으로 조작하지만, 이미 터치스크린 조작이 당연해진 자동차가 있습니다. 테슬라의 모델S입니다. 모델S는 17인치 터치스크린 대시보드를 장착하고 있으며, 차량의 전반적인 시스템을 제어합니다. 아이폰과 연결된 차량으로 음악을 듣거나 전화를 하고, 내비게이션을 조작한다면 비슷한 느낌을 제공하겠죠. 그나마 카플레이는 음성인식을 지원합니다.
 
 모델S는 지난해 2만 2,477대가 팔리는 동안 단 한번도 터치스크린 조작과 관련한 논란이 일어났던 적이 없습니다. 모델S의 사례를 들어 '카플레이가 안전하다.'는 주장을 하고자 하진 않습니다. 단지 상용화 전에 호들갑 떨만한 부분은 아니라는 겁니다. 기아자동차도 전기자동차인 쏘울 EV 2015에 8인치 터치스크린을 장착할 것으로 알려졌으며, 차량에 터치스크린을 장착하는 형태는 카플레이를 두고 볼 것이 아니라 전반적인 추세에 대한 지적으로 이어져야 합니다.
 
 그러나 실제 안전성에 대해서 문제가 생긴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아니, 분명히 보편화하면서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 필자는 생각합니다. 그럼 카플레이 서비스를 중단하고, 다시 이전 방식으로 돌아가야 해결될까요? 적어도 애플은 언제든 터치스크린 조작에 대한 제어를 추가할 수 있습니다. 이동 중 터치스크린 조작을 불가능하도록 하거나 이동 속도에 따라서 음성인식 제어도 조절하도록 말입니다.
 
 내비게이션이 많이 보급되었지만, 여전히 내비게이션 업그레이드는 어렵습니다. 내비게이션 데이터는 시기마다 갱신해야 하고, 이를 놓치면 차라리 새로 구매하는 것이 나을 만큼 대다수가 익숙하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카플레이의 지도는 아이폰의 지도를 이어받게 되고, 별다른 업그레이드 없이 최신 데이터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음악을 듣는 경험도 아이폰에서 듣던 그대로이며, 아이튠즈 라디오도 카플레이로 즐길 수 있습니다. 그리고 원하는 팟캐스트 콘텐츠를 내려받아 재생할 수도 있죠. 이 콘텐츠들은 자동으로 추가되어 운전 중 즐기던 콘텐츠의 폭을 이전보다 넓혀놓습니다.
 
 간단히 정리하면 카플레이는 iOS에서 뻗어나온 새로운 플랫폼이고, 수정이든 추가든 어떤 변경도 플랫폼 내에서 이뤄지게 됩니다.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한 플랫폼이죠. 이전에는 없던 방식입니다. 내비게이션 업체들은 꾸준히 새로운 하드웨어를 판매하길 원했고, 펌웨어에 문제가 발생하면 A/S를 받는 것 외 해결책이 없었지만, 카플레이는 애플이 아이폰을 통해서 직접 업데이트를 배포할 수 있고, 기존에 존재했던 번거로움을 해소하여 안정적이 시스템 운영이 가능해집니다.
 
 마치 피처폰 시절 버그를 수정하기 위해 펌웨어 업데이트에 진을 뺐던 것이 현재 와서는 간소화되고, 지원 범위도 확대된 것과 같습니다. 카플레이의 미래 가능성을 기술에 대한 기대나 안전성을 놓아두고 생각할 수 있는 이유입니다.
 
 


 물론 카플레이가 이런 플랫폼 서막을 알렸지만, 안드로이드나 혹은 다른 기반으로 한 소프트웨어 플랫폼의 등장은 이후에도 이어질 겁니다. 전체 자동차 시장에 이런 방식의 플랫폼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겠죠.
 
 즉, 카플레이의 단편적인 부분이나 현재 자동차 시스템을 두고 생각하기 보다는 미래의 비교 대상이나 변화하는 것에 대한 고민을 더욱 깊게 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자동차를 겨냥한 플랫폼 경쟁이 자동차 시스템의 발전으로 이어지는 모습을 지켜보기도 해야 합니다.
 
 차량 내 소프트웨어적인 접근은 아주 생소하고, 사용자 인터페이스나 사용자 경험에 많은 시도가 진행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 부분이 앞서 설명했던 문제들을 흡수하여 발전할 수 있어야겠죠. 카플레이는 이 발전 단계의 실마리와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