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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Google

구글 나우, 더 집요한 서비스될 것


 지난 2월, 구글 나우(Google Now)는 데스크톱 버전까지 등장했습니다. 크롬 브라우저를 사용하는 사용자라면 구글 나우의 카드를 받을 수 있게 된 것인데, 모바일에서나 집에서 데스크톱을 이용하더라도 구글 검색, 위치정보를 연결하여 사용자에게 필요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전달하겠다는 겁니다. 2012년에 서비스를 시작한 후부터 실생활에 크게 영향을 주고 있진 않지만, 조금씩 영역을 넓히면서 본래 구글 나우가 지향하던 바를 쫓고 있습니다.
 


구글 나우, 더 집요한 서비스될 것
 
 필자는 2년 전, 구글 I/O 2012에서 구글이 구글 나우를 선보였을 때, '구글의 미래'라고 평한 적이 있습니다. 그야말로 구글다운 기능이고, 검색의 최종 단계가 아닌가 싶을 만큼 원대한 목표를 표방하고 있었기 때문이죠. 물론 지금도 그 생각은 변하지 않았고, 구글 나우는 스마트폰을 넘어서 구글 글래스와 얼마 전 발표한 구글의 웨어러블 플랫폼인 안드로이드 웨어(Android Wear)의 핵심 기능으로도 꼽히고 있습니다.
 
 


 구글은 이달, 구글 나우에 한 가지 기능 추가와 두 가지 카드를 업데이트했습니다. 먼저 추가된 기능은 '오프라인 사용'인데, 구글 나우의 일부 카드를 오프라인에서 받아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지하 등에서 통신 문제로 구글 나우를 통한 알림 기능이 막히는 것을 걱정할 일이 적어지겠죠. 이전부터 필요했던 기능입니다.
 
 그리고 오프라인 기능을 추가하기 전에 카드 하나가 추가되었습니다. 해당 카드는 '주차 위치'라는 주차한 곳을 기억하여 알려주는 것으로 이전에는 이미 수동으로 주차 위치를 알려주는 기능이 있었지만, 이번에 추가된 것은 자동으로 위치를 기억하는 것입니다. 이 기능은 스마트폰의 센서를 이용하여 자동차의 이동과 도보를 구분하고, 자동차에서 내렸다고 판단할 때 카드를 표시합니다.
 
 우려스러운 점은 버스나 택시를 이용했을 때도 카드가 등장할 수 있다는 것인데, 이미 구글 나우에 출퇴근을 운전으로 하는지, 대중교통을 이용하는지 묻는 교통정보 설정이 있으며, 정보를 조정만 한다면 충분히 정밀한 주차 상황 파악도 가능해질 것입니다.
 
 이어 구글은 검색했던 제품을 파는 오프라인 매장을 지날 때 알려주는 카드도 선보였습니다. 원하던 상품을 온라인에서 구매하지 못했더라도 오프라인 매장에 해당 제품이 있다면 구글 나우가 알려줍니다. 이는 잊어버리고 구매하지 못한 제품이라도 알려줄 수 있다는 것으로 제품과 가격을 함께 제공합니다.
 
 


 두 가지 카드는 이전부터 '구글 나우가 이런 역할을 할 것이다.'라는 얘기에 빠지지 않던 것입니다. 순서대로 진행하고 있다고 보이는 게 고작이고, 오히려 이보다 더한 기능에 대해서도 당장 여러 개를 나열할 수 있을 만큼 구글 나우가 제공할 수 있는 정보의 범위는 넓습니다.
 
 단지 필자가 이 두 가지 카드에 주목한 것은 구글 나우로 받을 수 있는 여러 정보 중 아주 사소한 것들이기 때문입니다. 실상 실생활에 그다지 도움되지 않을지 모를 기능이기도 합니다. 카드는 얼마든지 비활성화할 수 있고, 두 가지 모두 위치정보를 제공하므로 애초에 위치정보 제공을 차단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들은 단 일주일 만에 추가되었고, 구글이 시기만 맞춘다면 얼마든지 많은, 사소한 기능을 구글 나우에 추가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비활성화할 수 있다면 정확한 주차 위치를 알려주지 못할지도 모를 기능이나 귀찮게 물건 정보를 알려주는 기능을 누가 쓸까?'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 사소한 기능을 사용하기 위해선 위치정보를 열어야 하며, 구글 나우에 카드들이 추가되고,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카드를 받기 위해 구글에 검색정보든 위치정보든 제공하게 된다면 결과적으로 그 정보를 제공하면서 얻을 수 있는 정보의 양도 함께 늘려야 하는 것이 사용자로서는 합리적입니다. 그저 주차정보만 받기 위해 위치정보를 여는 사용자는 없을 거라는 겁니다.
 
 즉, 구글 나우의 카드들은 어떻게 해서든 집요하게 사용자의 정보와 실제 사용을 물고 늘어질 것입니다. 가령 스포츠 정보를 얻고 싶다면, 구글 나우에 등록하여 얻기보단 그냥 포털을 이용하는 편이 수월합니다. 구글 나우와 마찬가지로 검색의 수고를 덜어내죠. 그러므로 구글 나우로 스포츠 정보를 얻어 구글 나우의 서비스를 제대로 이용하기 위해선 더욱 많은 팀을 등록해야 검색의 수고를 포털보다 더 덜어낼 수 있습니다.
 
  이를 카드 전체로 본다면 구글 나우에 사소하지만, 필요할 수 있는 카드들이 쌓일수록 서비스는 유용해집니다. 그리고 이를 사용자들이 합리적이라고 판단하는 시점이 올 때에 구글 나우는 구글이 지향하는바, 구글의 미래가 될 것이며, 체감할만한 영향력을 발휘할 서비스가 될 것입니다.
 
 


 사용자들이 구글 나우를 합리적이라고 판단하는 시점에 도달하기에는 매우 오랜 시간이 걸릴 겁니다. 구글 나우를 통해 본격적인 수익 창출과 사업 모델을 확장할 시점도 같다고 본다면 멀리 둔 목표에 구글이 출시 후 2년 동안 얼마나 꾸준히 구글 나우를 바라보고 있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상당히 공을 들리고 있는 것이죠.
 
 여전히 구글 나우에 대한 이런저런 우려가 있지만, 구글 나우는 카드뿐만 아니라 문자 검색과 음성 검색, 그리고 명령어를 통한 기기 제어 등 포괄적인 비서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구글이 구글 나우를 통해 어떤 미래를 구상해나갈지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