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IT/Google

구글 클래스룸, 톱 햇과 크게 경쟁할 것


 교실에 디지털을 접목하려는 노력은 계속되고 있고, 아주 큰 시장이므로 누구나 탐내는 것이기도 합니다. 미래지향적인 교육 환경이 학습 효율을 높이고, 교육 방식을 획기적으로 바꿔줄 것이라는 믿음에서 경쟁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성과를 포괄적으로 올리는 기업은 여태 없었습니다. 조금씩 환경을 바꿔나갈 순 있었지만, 기존의 교육 방식 자체를 바꿔버릴 만한 걸 보여준 적은 없다는 겁니다.
 


구글 클래스룸, 톱 햇과 크게 경쟁할 것
 
 그런데 모바일의 등장으로 교육 디지털화에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비용 문제를 해결할 실마리가 마련되었고, BYOD는 지원 문제를 대처할 방안으로 꼽혔습니다. 교육 체계 변화에 모바일이 주목받으면서 급물살을 타게 된 것입니다. 그중 가장 큰 성과를 보이는 '모자(Hat)'가 등장합니다. 뒤를 이어 구글도 비슷한 걸 내놓습니다.
 


 구글은 교사가 과제를 빠르게 만들어 정리하고, 학생과 편리하게 소통할 수 있도록 하는 구글 앱스 포 에듀케이션(Google Apps for Education)의 일환인 새로운 교육 제품인 클래스룸(Classroom)을 출시했습니다.
 
 클래스룸은 구글 문서도구와 드라이브를 이용하여, 교사가 과제를 만들었다면 학생들에게 동시에 복사본을 전달할 수 있고, 학생은 클래스룸이나 문서도구를 이용해 해결한 과제를 제출할 수 있습니다. 교사는 과제를 제출한 학생을 쉽게 확인하고, 피드백을 얻기도 수월해지죠. 이 방법을 이용하면 학생의 관리나 과제 정리가 효율적으로 바뀌며, 교사와 학생은 연결한 계정을 이용해 어디서든 학습에 대한 소통을 이룰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미 클래스룸의 기능을 400개의 대학에서 30만 명의 학생들에게 제공 중인 스타트업이 있습니다. 교육 기술 스타트업인 톱 햇(Top Hat)입니다. 톱 햇은 '교육의 BYOD'를 내세우며, 교사가 학생들의 스마트폰으로 문제를 내고, 답변받을 수 있습니다. 과제를 제출하거나 즉각적인 피드백을 통해 유동적으로 매끄러운 학습 경험을 제공합니다. 톱 햇은 '학생들이 강제적으로 톱 햇을 사용하길 원하지 않는다.'면서 '그러나 한 학교 학생의 90%가 참여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교과서처럼 미친 듯이 팔릴 것'이라는 포부를 밝히기도 한 톱 햇에 강력한 경쟁자로 등장한 것이 구글의 클래스룸입니다. 이미 구글 앱스 포 에듀케이션이라는 교육 플랫폼을 지원하던 터라 톱 햇의 영역을 침범했다고 할 순 없지만, 단지 사업 모델이 같은 탓에 크게 경쟁한다는 것은 아닙니다.
 
 

 톱 햇은 최근까지 2천만 달러의 투자를 이끌어냈습니다. 톱 햇이 단지 학생들에게 문제를 내기만 하는 서비스가 아니라 톱 햇을 이용하여 교과 연구를 하거나 학생들의 수업 참여를 이끌고, 개인 학습 세션을 제공하는 등 교육에 디지털을 적용한 여러 방법을 제시하는 덕분입니다. '교과서처럼 팔릴 것'이나 '학생의 90%가 참여할 것'이라 얘기한 것도 톱 햇이 교육 기술 플랫폼으로서 가치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죠.
 
 그런데 구글이 클래스룸을 꺼내 들면서 비슷한 플랫폼 환경을 구축하고 나섰습니다. 함께 사용하는 문서도구와 드라이브 강력한 생산 도구이며, 크롬북은 교육 시장을 파고드는 중입니다. 운영체제 기반이나 하드웨어 보급, 보조 소프트웨어까지 총체적인 도입이 가능합니다.
 
 무엇보다 톱 햇과 클래스룸의 차이는 가격과 적용 대상에 있는데, 톱 햇은 20달러의 구독료를 지급해야 이용할 수 있고, 이는 학생도 마찬가지입니다. 즉, 교사가 톱 햇으로 교육하길 원하면 학생은 20달러를 내야 합니다. 그러나 클래스룸은 무료로 제공됩니다. 부담이 적죠. 또한, 톱 햇은 현재 대학교를 대상으로만 서비스하고 있으며, 기업 교육 쪽에도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대신 고등학교 적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일단 학생의 스마트폰을 사용한다는 점이 걸림돌로 작용합니다. 반대로 클래스룸은 고등학교를 초기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크롬북을 이용한 보급에 걸림돌이 적습니다.
 
 당장은 적용 범위가 고등학교와 대학교 및 기업으로 나뉘었지만, 클래스룸이 대학교를 겨냥하거나 톱 햇이 고등학교 도입에 시동을 걸 때, 둘은 크게 경쟁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톱 햇은 가격과 하드웨어 보급 면에서 구글과 경쟁할 방법을 모색해야 하고, 구글은 이미 대학교에서 많은 교사와 학생들이 사용하고 있는 플랫폼을 갈아엎을 수 있는 무언가를 준비해야 합니다.
 
 여러 면에서 구글이 유리한 게임인 것 같지만, 꼭 조건이 좋다고 해서 많은 사용자를 흡수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걸 우리는 이미 여러 스타트업을 통해 보아왔고, 톱 햇이 그런 위치에 있는 스타트업이라 본다면 둘의 치열한 경쟁을 지켜볼 수 있을 것입니다.
 
 


 사실 톱 햇과 비슷한 기능을 하는 서비스는 꾸준히 등장했었지만, 톱 햇처럼 제대로 작동하고, 간단하게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는 여태 없었습니다. 톱 햇이 짧은 기간에 주목받고,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죠. 그런데 이제 톱 햇으로 조명받는 분야에 구글이 클래스룸으로 뛰어들었습니다. 가장 막강하면서 현재까진 유일한 경쟁자를 톱 햇이 맞이하게 된 겁니다.
 
 톱 햇은 당긴 투자로 직원을 추가하고, 톱 햇을 적용할 학교와 지역을 공격적으로 늘려나갈 생각입니다. 마찬가지로 구글은 클래스룸을 통해 크롬북과 문서도구, 나아가 행아웃 등의 복합적인 구글 플랫폼을 교육 시장에 적용할 계획입니다.
 
 이들의 경쟁이 오랫동안 시도된 교육의 디지털화, 그리고 모바일의 도입에 속도를 올릴 실마리가 될 수 있을지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