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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T일반

아마존과 프라임 에어


 아마존은 지난해 말, 드론을 이용한 무인 택배 서비스인 '아마존 프라임 에어(Amazon Prime Air)'를 공개했습니다. 사람들의 반응은 한결같이 '편리할 수 있겠지만, 물품 갈취나 테러 위협이 걱정된다.'였습니다. 극단적인 양면성을 지닌 서비스로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받으며, 미국 연방 항공국(Federal Aviation Administration ; FAA)의 협의는 뜨거운 감자가 되었습니다.
 


아마존과 프라임 에어
 
 FAA는 5년 안에 약 7,500대 수준의 드론이 미국에서 사용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그에 따라 FAA는 미국 항공 시스템에 드론 운영과 인증에 대해 2015년 안으로 결정하도록 일정을 잡았고, 아마존은 이 일정에 직접 개입하여 FAA와 협의를 통해 프라임 에어를 허가받을 생각입니다.
 
 


 아마존은 오늘, 공식적으로 프라임 에어의 상용화에 대한 서한을 FAA에 보냈습니다. 서한의 내용으로는 시험 운용에 관한 것으로 시애틀에서 진행하는 테스트를 허가해 달라는 것입니다. 시애틀은 아마존의 본사가 위치하면서 아마존이 서비스를 시험 운영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식품 유통 서비스인 아마존 프레시도 시애틀에서 시작했고, 프라임 에어도 시애틀에서 시험을 거친 후 확장하는 과정을 밟을 계획입니다.
 
 아마존의 FAA와의 협의는 이미 예고된 것이었지만, 지난 6월, 석유회사인 브리티시페트롤리엄은 드론 사용을 허가받아 석유 탐사에 사용할 수 있게 되었고, FAA가 금지하고 있는 상업적 운용이 가능해졌습니다. 브리티시페트롤리엄의 사례처럼 드론을 상업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면 택배도 안 될 것이 없다는 게 아마존의 주장입니다.
 
 아마존이 허가를 받으려는 부분은 완전 허가가 아니라 시험 운용에 대한 허가이고, 주에 따라 드론에 대한 규제도 달리 논의되고 있어서 허가를 받더라도 시애틀 외 지역까지 상용화하기에는 오랜 기간이 걸릴 것입니다. 단지 작은 시작을 위한 것이라는 점에서 본다면 아마존의 생각도 일리가 있습니다.
 
 이미 도미노는 영국에서 드론 피자 배달을 시험 운용하면서 드론 활용 연구에 투자하고 있고, 러시아의 한 피자 체인점도 얼마 전 드론 피자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미국의 드론 사업이 뒤처지지 않기 위해선 아마존의 드론 사용을 허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습니다.
 
 


 프라임 에어가 프레시처럼 시애틀의 일부 지역에서 조그맣게 시작하고, 몇몇 회원들 대상으로만 서비스한다면 큰 문제가 일어나진 않을 것이라 필자는 생각합니다. 취미 수준의 드론 운용과 크게 다르지 않은 범위이고, 테러 위협 등     부정적인 부분은 아마존이 운용하는 드론의 수가 적은 만큼 관리 차원에서 방지할 여지도 훨씬 큽니다.
 
 다만, 걱정해야 할 부분은 시애틀 일부 지역을 벗어났을 때입니다. 훨씬 넓은 지역에 더 많은 드론이 운용된다면 관리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을 때 발생할 불상사가 뻔합니다. 문제는 아마존의 드론 시험 허가야 관리 차원에서 가능하다고 하지만, 이후 확장할 시점까지 유효할 수 있을지는 미묘하게 다른 기준이 적용되어야 합니다.
 
 드론 업계에서는 일부 드론에 대한 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목소리 내고 있는 탓에 아마존과 FAA의 협의는 아마존에 웃음을 줄 것이라고 예상하지만, 아마존이 허가를 받으면서 해야 할 일은 드론 택배를 대규모 운용했을 때, 관리 방안이 얼마나 철저한지 증명하는 것입니다.
 
 FAA의 예상대로라면 2020년에 7,500대의 드론이 날아다니는 걸 FAA가 감시해야 하는 건데, 이 시스템에 프라임 에어가 어떻게 적용될지가 미래 드론 택배 상용화를 결정할 열쇠입니다. 결국, 이번 요청에 따른 허가가 이뤄지더라도 우려를 잠식해야만 진정 아마존의 원하는 프라임 에어를 운용할 수 있을 것이고, 이 시험 운용이 민간 드론 활용의 커다란 지표가 될 수 있으므로 여러 분야에서 주목해야 할 것입니다.
 
 특히 한국은 높은 인구 밀도와 전체 면적으로 도시 간 드론 사용에 적합할 것으로 점쳐지는 곳이지만, 상황에 부딪혀 드론 규제가 강력할 수밖에 없는데, 아마존의 사례가 드론 관리와 규제에 영향을 끼칠 지표가 될 수 있을 겁니다.
 
 


 프라임 에어가 마치 SF 영화가 현실로 다가온 것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아마존은 5~6년을 생각해서 프라임 에어에 투자하는 것은 아닙니다. 적어도 10년, 인력 절감보다도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를 허물어 간단한 생필품조차 아마존에서 구매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드론 택배로 고객의 이동을 대체하여 판매 항목을 늘리는 꽤 커다란 목표를 두고 있습니다.
 
 달리 말하면 10년간의 아마존 성장의 열쇠에 프라임 에어를 두고 있으며, 아마존이 프라임 에어를 통해 그동안 꾸준히 성장할 수 있음을 강조하고 있는 것과 같습니다. 덕분에 허가 신청 사실 알려진 후 주가는 5%까지 상승했죠.
 
 아마존의 염원이 프라임 에어에 있는 만큼 FAA의 결정과 그리고, 결정에 따른 드론 산업의 방향에 주목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