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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T일반

핀터레스트의 시각화 검색


 페이스북은 지난해 1월, '그래프 검색(Graph Search)'이라는 개인화 소셜 검색 엔진을 공개했습니다. 소셜 기반으로 축적된 정보를 검색을 통해 제공하는 방식인데, 여전히 베타 상태로 큰 호응은 얻고 있지 못한 상황입니다. 워낙 정보를 검색할 수 있는 공간이 넓어진 탓에 좁은 소셜 환경이라면 활용성이 떨어지는 그래프 검색을 많은 이용자가 기대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핀터레스트의 시각화 검색
 
 그런 페이스북에 이어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하는 핀터레스트도 검색 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 단지 사진과 이미지를 기반으로 한 큐레이션 서비스였던 핀터레스트가 사용자들이 원하는 정보를 제공하는 검색 서비스를 포함하기로 한 것입니다. 바로 '시각화 검색 엔진'입니다.
 
 


 핀터레스트는 지난 4월, '가이드 검색(Guided Search)' 기능을 추가했습니다. 가이드 검색은 사용자가 검색하려는 내용이 명확하지 않더라도 키워드에 따라 관련된 이미지를 세부적으로 제시합니다. 가령 '여름(Summer)'을 검색하면 여름에 어울리는 옷, 여행 갈만한 곳 20선, 휴가지에 어울릴 해먹, 여름 음식 등을 찾아줍니다.
 
 물론 기존 검색으로도 여름과 관련한 다양한 정보를 검색하는 것에 문제가 있었던 건 아니지만, 꼭 여름이 포함되어야 했던 이전 검색과 달리 여름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키워드를 세부적으로 검색하여 결과를 제시하는 기능이 가이드 검색입니다.
 
 검색 결과는 기존 결과처럼 이미지를 나열하여 제공합니다. 사용자는 키워드에 따른 다양한 세부 정보를 이미지를 통해 접할 수 있고, 마음에 든다면 해당 사이트를 방문하거나 바로 댓글을 추가하고, 핀 잇(Pin it)이나 다른 소셜 미디어로 공유할 수 있습니다.
 
 또한, 월드컵 기간 동안 월드컵 경기를 관람하기 좋은 장소를 공유할 수 있는 장소 보드(Place Boards)를 공개했습니다. 스크린이 설치된 공원이나 경기 시간에 경기를 볼 수 있는 펍 등을 제공하는 것으로 장소의 공유한 이미지와 함께 지도에 위치를 표시하여 안내합니다. 사용자들의 장소에 대한 평가로 들을 수 있으니 새롭게 월드컵 경기를 즐길 장소를 찾는 이에게 알맞은 기능입니다.
 
 키워드에 따른 세부 검색, 주제에 맞춘 장소 제공 등 핀터레스트가 추구하는 검색의 방향은 시각화이고, 관심사 공유를 넘어서 정보를 사용자들이 직접 걸러낼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고, 원하는 정보에 더 빠르게 다가가도록 유도하고 있습니다. 개념으로 보면 페이스북의 그래프 검색과 사실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핀터레스트의 검색 방향이 그래프 검색과 다른 점은 무엇일까요?
 
 


 그래프 검색은 가령 '싱글 여자 친구들이 좋아하는 R&B 가수'처럼 질문을 세부적으로 조합하여 검색할 수 있는 기능입니다. 검색 결과는 당연히 공유된 게시물이나 좋아요 정보 등을 통해 제공되며, 결과 측면에서 보면 가이드 검색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다만, 핀터레스트가 제시한 시각화 검색은 광고에 훨씬 효과적입니다. 그래프 검색이 사용자 정보를 기반으로 세부적인 검색 결과를 내놓는다고 하더라도 결과 외 부분으로의 유도는 약한 편입니다. 그러나 가이드 검색이나 장소 보드는 찾아낸 결과의 스크랩을 유도하고, 결과가 상품이거나 장소일 때 구매하거나 방문하는 빈도가 여타 소셜 미디어보다 높습니다.
 
 실제 핀터레스트는 이런 점을 이용해 온라인 쇼핑몰과 협력하여 상품에 핀 잇 버튼을 달고 있으며, 비교하자면 페이스북의 좋아요보다 팬시의 팬시 버튼과 유사한 기능을 하는 것입니다. 고로 핀터레스트를 통해 세부적인 검색 결과를 제공해서 키워드에 대한 정보라면 구독하거나 상품이라면 구매할 확률을 높일 수 있습니다. 이는 그대로 핀터레스트의 영향력에 포함됩니다. 광고주로서도 핀터레스트에서의 미디어 마케팅을 효과적이라고 판단할 수 있겠죠.
 
 이를 가능하게 한 건 처음부터 핀터레스트가 큐레이션 서비스를 표방했다는 점과 시각화를 기반으로 상품에 대한 접근이나 공유를 광고가 아닌 자연스러운 이용 방법으로 녹아들게 하여 사용자들로부터 광고에 대한 피로도를 극히 낮춘 덕분입니다. 거기서 빠져나온 검색이 광고에 더 효과적이라는 건 당연합니다.
 
 


 포브스의 발표로는 핀터레스트의 가치는 창립 4년 만에 50억 달러에 육박합니다. 재미있는 건 여전히 제대로 된 수익이 없다는 건데, 핀터레스트의 광고 효율만 따졌을 때, 가치를 높게 평가해도 좋다고 투자자들은 생각하는 모양입니다. 확실히 언제든 치고 나올 수 있다는 느낌을 주는 건 수익 모델을 찾기 위해 고민하는 다른 소셜 미디어와 확실히 다른 모습이죠.
 
 핀터레스트는 공유와 검색을 통해 새로운 정보를 사용자들에 제공하여 전통적인 검색 엔진과 겨룰 생각입니다. 구글만 하더라도 검색 광고 분야에선 독보적인 존재니까요. 시각화 검색으로 구글보다 훨씬 전문적인 검색 정보 제공은 할 수 없겠지만, 즐길만한 콘텐츠와 광고 분야에서는 충분히 경쟁할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입니다.
 
 핀터레스트가 시각화 검색을 통해 얼마나 많은 사용자를 유치하고, 수익화할 수 있을지 무척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