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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T일반

아마존, 소칼로가 넘어야 할 것


 클라우드 스토리지가 협업에 영향을 끼친 건 오래됐습니다. 없으면 일이 진행되지 않을 곳도 많고, 도입을 시도하고자 하는 곳도 계속 늘고 있습니다. BYOD 트렌드에 따라 개인 스마트폰이 업무을 업무에 활용하면서 스마트폰을 업무 공간으로 만들어 줄 클라우드 스토리지의 역할은 중요해졌습니다.
 


아마존, 소칼로가 넘어야 할 것
 
 클라우드 스토리지의 대표 주자인 드롭박스는 다른 스토리지 제품보다 높은 가격이지만, API를 통해 범용성을 내세워 3억 명의 사용자를 확보했습니다. 박스는 드롭박스보다 범용성이 높진 않지만, 낮은 가격과 속도를 통해 드롭박스의 강력한 경쟁자로 자리하고 있죠. 협업에서 경쟁력을 보이는 클라우드 스토리지는 구글도 마이크로소프트도 아닌 두 스타트업입니다.
 
 


 아마존은 클라우드 스토리지 서비스인 '소칼로(Zocalo)'를 공개했습니다. 문서 공유와 협업에 중점 둔 서비스로서 아마존은 '소칼로는 완벽하게 관리되는 안전한 엔터프라이즈 스토리지 및 생산성을 향상할 강력한 제어와 피드백 기능을 갖춘 공유 서비스'라고 소개했습니다.
 
 엔터프라이즈 스토리지라고 말한 것처럼 개인이 사용하는 것이 아닌 협업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걸맞은 기능을 탑재했습니다.
 
 간단한 문서 의견(Simple Document Feedback)은 문서 파일에 대한 의견을 다른 사람에게 보낼 수 있는 기능으로 댓글 형식의 소통을 파일별로 가능하게 합니다. 중앙 허브(Central Hub)는 문서 사용자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을 참여시켜 댓글을 읽거나 기여할 수 있도록 연결할 수 있습니다. 또한, 회사 디렉토리와 소칼로를 통합할 수 있고, 거의 모든 장치에 동기화하므로 기업 친화적인 클라우드 스토리지입니다.
 
 협업에 중점을 둔 만큼 가격 정책도 공격적입니다. 월 5달러의 구독료면 200GB를 받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아마존의 워크스페이스 사용자는 50GB를 받아 무료로 소칼로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월 15달러에 드롭박스 포 비즈니스보다 10달러 저렴하지만, 대신 무제한 용량이 아닌 200GB로 제한하고 있다는 점이 다릅니다. 다만, 가격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업이라면 소칼로가 저렴한 선택이 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아마존의 공격적인 협업, 가격 전략이 드롭박스나 박스보다 나은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까요?
 
 


 드롭박스나 박스가 구글의 구글 드라이브나 마이크로소프트의 원드라이브보다 시장에서 나은 모습을 보여주는 건 BYOD에 중점을 뒀기 때문입니다. 협업도 중요하지만, 사용자가 얼마나 편하게 업무 환경과 개인 환경을 분리하여 여러 방면에서 클라우드 스토리지를 활용할 수 있느냐가 중요한 것이죠.
 
 그러자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는 좀 더 기업 친화적인 스토리지 서비스로 기업들을 공략하기로 합니다. 구글은 드라이브와 문서도구를 합쳐놓았고,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피스와 원드라이브를 결합합니다. 둘 다 자사의 생산성 도구를 이용하면 함께 스토리지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기업들의 사용을 유도하는 것입니다.
 
 문제는 생산성 외 저장공간으로는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는 겁니다. 물론 그렇게 서비스를 구축한 탓도 있지만, BYOD 환경에 완벽히 대응한다고 보기 어렵고, BYOD 사용자들은 생산성 저장공간 외 다른 클라우드 스토리지를 이용할 확률이 높습니다. 개인적인 공간을 마련해야 하니까요. 그 대표격의 제품이 드롭박스와 박스라는 겁니다.
 
 그럼 소칼로는 어떨까요? 아마존이 내세우고 있는 것처럼 오로지 생산성과 협업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이는 달리 말해서 드롭박스와 경쟁하기 위한 제품이 아니라는 겁니다. 소칼로가 생산성에 중점을 둔 제품이라면 결국, BYOD 트렌드에 따라서 사용자는 다른 클라우드 스토리지를 이용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강력한 경쟁자는 구글 드라이브나 원드라이브가 되는 것이죠.
 
 중요한 건 구글도 문서도구라는 생산성 제품과 다양한 앱스를 통합해 업무 환경에 깊숙히 침투했고, 마이크로소프트의 오피스는 이미 유명합니다. 이들의 클라우드 스토리지를 업무에 이용할 명분을 따로 제공하고 있는 겁니다. 더욱이 이들 클라우드의 가격도 저렴하긴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아마존은 그렇게 뒷받침할 다른 서비스가 없습니다. '구글 드라이브나 원드라이브와 무엇이 다른가?'라는 질문에 제대로 대답할 수 없는 서비스이고, 가격만으로 클라우드 스토리지 시장에 대처할 수 없다는 건 구글이 잘 보여줬습니다. 소칼로는 클라우드 스토리지임을 넘어서야 합니다.
 
 


 사실 용량만 제공하고, 다양한 기기를 지원하는 수준의 클라우드 스토리지 시대는 지났습니다. 더 빠른 공유 방법의 제시나 백업과 공유의 분리처럼 사용자가 선택해야 할 이유가 충분해야 합니다. 가령 바이두 클라우드의 용량이 2TB라 솔깃하지만, 토렌트 파일을 끌어올 수 있다는 점이 2TB 용량과 결합하여 인기를 끌게 한 것이지 딱히 용량만 두고, 바이두 클라우드에 주목한 건 아닙니다.
 
 소칼로는 당장 구글 드라이브나 원드라이브와 비교되는 수준을 벗어나기 어려울 것입니다. 일단 고객 확보부터 시작해야 하고, 마땅한 도입 사례도 나오지 않았으니까요. 단지 소칼로를 통한 협업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성공 사례를 만들기 위해서라면 왜 소칼로여야 하는지 분명히 할 방법의 고민이 가장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