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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APPLE Geek Bible

애플, 더는 디지털 음원 판매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음원을 파일로 내려받아 MP3 플레이어에 저장하여 듣는 이는 여전히 많습니다. 하지만 저장하지 않은 곡도 언제나 들을 수 있는 스트리밍 서비스도 탄력을 받고 있죠. 스마트폰으로 언제든 인터넷과 접촉할 수 있게 된 덕분에 굳이 음원을 저장하지 않아도 원하는 곡을 언제든 들을 수 있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스트리밍 산업이 커지면서 디지털 음원 판매는 줄어들었습니다.
 


애플, 더는 디지털 음원 판매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디지털 음원 파일도 소유한다는 개념으로 통용되지만, 파일을 소유 개념이 아닌 것으로 생각하는 사용자라면 따로 관리하고, 지워야 하는 것보다 스트리밍으로 감상하는 쪽이 수고를 덜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 파이가 디지털 음원 시장에서 빠지는 만큼 스트리밍 시장이 성장하고 있죠. 곡을 소유해야 한다는 쪽만 남게 되므로 디지털 음원 파일이 마치 테이프나 CD의 위치가 되는 겁니다. 애초에 CD보다 곡을 안전하게 소유할 수 있어서가 아닌 쉽게 접근할 수 있어서 성장했었다고 보면 간단합니다.
 
 


 지난 1월, 시장조사기관 닐슨(Nielsen)은 디지털 음원 판매가 2012년에 13억 4,000만 달러를 기록했지만, 2013년에 12억 6,000만 달러로 하락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디지털 앨범 판매도 0.1% 줄었으며, 이는 아이튠즈 뮤직 스토어가 등장한 이후 처음으로 하락한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여파는 MP3 플레이어 점유율 1위와 최대 디지털 음원 서비스를 운영 중인 애플의 실적에서도 나타났습니다. 애플은 회계연도 4분기 실적을 발표했는데, 아이팟의 판매량은 지난해보다 24%나 떨어졌습니다. 판매량이 줄어드는 수치는 해마다 떨어지고 있으며, 신제품을 발표하지 않은 탓도 있지만, 음원을 저장해서 듣는 사용자가 적어진 탓이기도 합니다. 아이팟 터치가 아니라면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제품은 없으니까요.
 
 아이튠즈 뮤직 스토어의 전체 매출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아이튠즈와 소프트웨어, 서비스 부문 매출은 지난해보다 8% 상승했습니다. 그러나 애플인사이더가 월스트리트저널을 인용한 보도를 보면, 아이튠즈 뮤직 스토어의 음원 매출이 지난해보다 13~14% 정도 감소했고, 이는 지난해 전 세계 음원 매출의 감소 폭인 2.1%보다 큰 것입니다. 전체 서비스의 수익은 올랐지만, 음원 판매가 감소했다는 건 그만큼 중요도가 떨어졌다는 걸 의미합니다.
 
 닐슨의 조사 결과처럼 디지털 음원 판매 하락에 아이튠즈가 영향받고 있으며, 음원을 저장하는 사용자가 줄어들면서 아이팟 사용자의 감소 폭도 늘어난 것입니다. 이전에는 스마트폰이 MP3 플레이어를 대체하면서 판매량이 감소했지만, 음원 판매까지 영향을 끼치고 있으니 새로운 아이팟 모델을 내놓지 않는 것도 아해 가는 부분입니다.
 
 그러니까 스마트폰이 MP3 플레이어를 대체하는 걸 넘어서 음악을 듣는 방식이 바뀜으로써 장치의 변화로 MP3 플레이어가 물러나게 된 시점이 되었다는 게 더 정확한 표현이 되었습니다.
 
 


 디지털 음원 판매 매출이 줄어드는 시점이 되었음을 감지했는지, 애플은 스트리밍 서비스인 아이튠즈 라디오를 지난해에 출시했고, 올해 5월에는 비츠(Beats)를 32억 달러에 인수했습니다. 비츠는 2011년에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인 모그(Mog)를 1,400만 달러에 인수했으며, 자체 스트리밍 서비스인 비츠 뮤직(Beats Music)을 선보였는데, 이것이 돌고 돌아 애플이 종착지가 된 것입니다.
 
 애플이 높은 가격에 왜 비츠를 인수했는지 의견이 분분했지만, 스트리밍 서비스 강화를 위한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고, 아이튠즈 뮤직 스토어와 아이팟의 상황으로 이 의견은 매우 확실해졌습니다.
 
 스트리밍 시장이 커질수록 디지털 음원 판매 매출은 계속 떨어질 것입니다. 음원을 소유하지 않으려는 사람은 굳이 내려받을 이유가 없고, MP3 플레이어를 사용하지 않는다면 스마트폰에서 스트리밍하는 것이 스마트폰 용량을 아끼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물론 온라인 상태여야 하고, 통신 상태에 따라 재생이 끊길 수가 있으나 내려받는 것이 아닌 캐시 형태로 저장하여 오프라인 듣기를 지원하는 스트리밍 서비스가 등장하고 있다는 걸 보면 소유하지 않아도 소유할 수 있는 환경이 제공되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그런 점에서 애플의 행보는 과감합니다. 10월 이벤트에서도 새로운 아이팟이 등장하지 않았고, 아이팟 클래식은 9월에 단종되었습니다. 클래식만 단종한 것으로 판단할 수도 있지만, 애플 CEO인 팀 쿡은 지난 1월, 투자자 설명회에서 '아이팟을 단종하는 것이 어떻겠느냐'라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므로 해당 제안이 받아진 것으로 클래식이 단종되었다면, 나머지 제품들이 단종되는 것도 곧 있을 순서입니다.
 
 또한, 신제품이 없는 대신 애플은 유일하게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아이팟 터치만 실험했습니다. 지난해 후면 카메라가 빠진 229달러의 아이팟 터치를 출시했는데, 올해는 이보다 가격을 더 낮춰 후면 카메라도 있는 아이팟 터치의 가격을 199달러로 인하했습니다. 가격 인하로 스트리밍 기기로 아이팟 터치가 얼마나 이용될 수 있을지 보기 위한 심산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판매 페이지도 아이튠즈가 아닌 아이튠즈 라디오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는 디지털 음원 판매가 애플에 더는 중요한 사업이 아니며, 마지노선으로 아이팟 터치를 스트리밍 서비스와 연계하여 판매할 수 있을지 확인한 후 가능성이 보인다면 유지하고, 아니라면 아이팟 전체를 단종할 것임을 얘기합니다. 주도권이 스트리밍 사업으로 완전히 기울었다는 것이죠.
 
 


 그렇기에 중요하게 볼 수 있어야 하는 건 애플의 스트리밍 서비스의 변화이고, 비츠와의 결합을 낼 시너지, 그리고 음원 판매가 줄어드는 만큼 스트리밍 서비스가 성장할 수 있는가 하는 겁니다. 일단 아이튠즈와 소프트웨어, 서비스 부문에서 매출 증가를 보였기에 아이튠즈 뮤직 스토어의 매출 감소는 그렇게 중요한 부분이 아닙니다. 다만, 음원 판매에서 빠져나가는 구멍이 더 커진다면 그만큼 다른 곳에서 채워넣을 수 있어야 하고, 스트리밍이 어떤 역할을 해낼지 두고 봐야 합니다.
 
 애플의 스트리밍 서비스가 아이튠즈 라디오만 있는 것이 아니라 아이클라우드를 활용한 아이튠즈 매치(iTunes Match)도 포함되므로 직접 음원을 판매하는 것이 아닌 스트리밍을 이용한 다양한 제품화와 제품들을 조합하여 기존 음원 판매 방식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음원을 유통할 수 있는 체계를 갖는 것을 애플의 목표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것이 손을 놓고 있는 디지털 음원 판매보다 나은 결과를 내놓을 수 있을지 지켜볼 차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