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IT/IT일반

테슬라 실적 호조, 훨씬 단단한 회사가 되다


 전기차 업체 테슬라 모터스의 주가는 300달러를 눈앞에 두고, 한동안 내림세만 보였습니다. 대형 배터리 공장인 기가팩토리(GigaFactory)에 대한 우려와 모델 S의 판매량 저조, 중국 시장 난항 등 좋지 않은 전망이 지난 분기를 지배했기 때문입니다.
 


테슬라 실적 호조, 훨씬 단단한 회사가 되다
 
 더는 전기차라는 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전기차의 보급은 어느 때보다 빠르게 이뤄지고 있으며, 이를 의심하는 투자자는 찾기 어렵습니다. 단지 테슬라의 전기차 판매량과 품질이 닛산과 BMW 등과 비교해서 경쟁력이 있는지에만 주목하고 있을 뿐이죠.
 
 


 테슬라는 2014년 3분기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순이익은 300만 달러, 주당 2센트 수준인데, 이는 지난해 3분기의 12센트보다 훨씬 떨어지는 수치입니다. 그러나 전망치였던 1센트보다 좋은 성적을 냈으며, 매출은 9억 3,200만 달러로 지난해 6억 300만 달러보다 크게 올랐습니다.
 
 테슬라는 모델 S가 3분기 동안 7,800대를 판매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실제 판매량은 7,785대입니다. 하지만 판매량 자체는 역대 가장 많이 판매한 것으로 우수한 실적을 냈습니다. 무엇보다 모델 S의 생산 공장은 생산량을 늘리고, 신모델을 생산하기 위한 정비로 한 달 정도 제대로 가동할 수 없었는데, 그럼에도 전망치에 근접한 판매량을 냈다는 게 중요합니다. 여전히 예약이 밀린 상태이고, 생산하는 족족 판매량이 된다는 점을 생각하면 생산만 수월하면 더 나은 실적을 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이는 것이죠.
 
 덕분에 내년에는 올해 판매량보다 50%나 늘어난 5만 대를 판매하리라 전망하면서 전기차 보급과 함께 테슬라가 계속 성장하고 있음을 잘 보여줬습니다.
 
 테슬라 주가는 실적 발표 당일 3.33% 하락한 채 마감했지만, 실적 호조로 시간 외 거래에서 6.94% 상승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월가 전망으로는 테슬라가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는데, 전망치를 넘었다는 점이 주가에 크게 작용했을 겁니다. 물론 실적만 좋아서 그런 건 아니지만요.
 
 


 투자자들이 테슬라에 기대할 수 있게 된 건 생산만 뒷받침할 수 있으면 성장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것과 판매량을 유지할 수 있을 때 기가팩토리의 효과입니다.
 
 테슬라는 현재 모델 S가 주력입니다. 정확히는 계속 모델 S가 주력일 테고, 모델 S의 고성능 버전인 '모델S P85D'도 얼마 전 출시했습니다. 핵심은 모델 S 예약이 아직 밀려있다는 것인데, 밀렸기에 계속 팔릴 것이라는 게 아니라 테슬라는 이를 처리하기 위해 생산 설비를 정비했고, 생산량을 늘릴 수 있다면 이후 SUV 모델인 모델 X의 생산과 2017년을 목표로 한 저가 모델의 생산 전망을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습니다. 남은 건 수요겠지만, 그건 지난 분기 판매량이 대변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기가팩토리의 효과가 낙관적으로 바뀝니다. 파나소닉과의 협력으로 기가팩토리의 투자금 조달은 마쳤으며, 가동은 저가 모델 생산을 예상한 2017년입니다. 기가팩토리에 우려했던 건 공장을 새로 지어서 배터리를 생산할 만큼 배터리 물량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고, 기가팩토리로 배터리 가격을 떨어뜨려도 그게 경쟁력으로 자리하기 어렵다는 예상 탓이었습니다.
 
 하지만 모델 S나 모델 X, 저가 모델의 생산이 원활하고, 판매량을 유지할 수만 있으면 배터리는 교체 등을 위해 판매량보다 더 생산해야 합니다. 그리고 배터리를 빠르게 교체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서 인프라 구축까지 기가팩토리가 흐름을 탈 수 있다면 자체적인 배터리 생산과 가격 하락, 인프라 확보에도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필자는 지난 2분기 테슬라의 실적을 두고 '기가팩토리와 모델 X에 힘을 싣다.'라고 말했는데, 3분기의 성적 덕분에 힘을 싣기만 한 것이 아니라 계획의 성공을 확실히 각인토록 했습니다. 물론 상황이 어떻게 돌아갈지 명확히 예상할 수 없기에 확실히 성공하리라 예상할 순 없지만, 투자자들이 우려가 아닌 낙관적으로 내다볼 수 있을 만큼 단단해졌다는 게 큽니다. 정말 '전기차'라는 게 중요하지 않은 시점을 테슬라가 끌어올려 놓은 겁니다.
 
 


 테슬라는 내년에 자동으로 차선을 변경하는 시스템을 갖춘 모델 S를 출시할 계획입니다. 자동으로 운전하는 시스템에 관심을 많이 두고 있으며, 무작정 차선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경로, 위치, 속도에 맞춰 운전자의 피로를 덜어줄 만한 쪽으로 상당히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습니다.
 
 이런 기능들은 연료에 집중했던 테슬라와 기존 자동차 업체와의 경쟁을 연료가 아닌 쪽으로 돌리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연료가 아닌 쪽에서 경쟁력이 향상됐을 때, 연료 부분을 기가팩토리가 해결하면서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기반도 더 단단해지겠죠.
 
 앞으로의 테슬라가 더욱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