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IT/IT일반

테일러 스위프트의 스트리밍 거부에 스포티파이는 저작권료를 공개하다


 테일러 스위프트의 스포티파이 결별 선언과 관련해 3번째 글입니다. 장기전이 될 것 같은 이 사태에 필자가 분명하게 하고 싶은 건 2가지입니다.

 '창작자에게 정당한 대가가 돌아가야 한다.', '스트리밍과 불법다운로드를 별개로 볼 수 없다.'
 


테일러 스위프트의 스트리밍 거부에 스포티파이는 저작권료를 공개하다
 
 지난주, 스위프트는 스포티파이에서 자신의 앨범을 제거한 것에 대해 야후 뮤직과 인터뷰를 했습니다. 그녀는 인터뷰에서 '음악에 값이 없거나 무료여야 한다는 인식에 영원히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고, 앞서 월스트리트저널에 기고문으로는 '음악은 예술이고, 예술은 드문 것.'이라면서 '드문 것은 가치가 있으므로 그만큼 인정받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via_QUARTZ


 그러니까 자신의 예술적 가치가 스트리밍을 통해 드물어지고, 이것이 무료로 제공되거나 혹은 정당한 대가를 주지 않는 것에 대해 거부하겠다는 겁니다. 그러자 스포티파이 창립자이자 CEO인 다니엘 엑(Daniel Ek)은 스포티파이 공식 블로그를 통해 스트리밍 서비스를 위해 지급한 저작권료를 공개했습니다.
 
 엑은 '서비스 개시 이후 현재까지 20억 달러가 저작권료로 사용되었으며, 스위프트처럼 주류 창작자에게는 올해 600만 달러 수준의 저작권료가 돌아갔다.'면서 '스위프트의 발언이 이해는 되지만, 우리가 창작자 뒤에서 도둑질하고 있다는 얘기는 당혹스럽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지급한 20억 달러가 창작자에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덧붙였는데, 실제 스포티파이는 지난해까지 5억 3,800만 달러를 투자받았고, 회사 가치가 40억 달러까지 상승했지만, 대부분 저작권료 지급에 투자금과 수익을 쏟아붓고 있습니다.
 
 또한, 엑은 '불법다운로드를 이용한 사람들은 앨범 구매에 전혀 돈을 내지 않았지만, 스포티파이에 20억 달러를 지급했으며, 이것이 창작자에 돌아갔다.'면서 '지난주 1989 앨범이 불법다운로드 1위를 차지했지만, 스위프트에 돌아간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습니다.
 
 


 필자도 앞서 2개의 글을 통해 몇 가지 의견은 들을 수 있었지만, 핵심은 이렇습니다. '스트리밍은 완전히 공짜인 서비스가 아니며, 음반사와 계약하여 저작권료를 지급하는 적법한 서비스라는 것.', '스트리밍 저작권료 지급은 서비스에서 창작자로 바로 지급하는 것이 아닌 중간에 음반사가 관여하여 창작자에 지급한다는 것.'
 
 문제는 스위프트는 스트리밍 저작권의 전달 방식이 아닌 스트리밍 서비스 자체를 비난하고 있다는 겁니다. 스포티파이가 자신들이 지급한 저작권료를 밝힌 이유도 거기에 있습니다. 스위프트는 스트리밍이 예술의 가치를 떨어뜨린다고 말했지만, 스트리밍을 통해 불법다운로드 이용자에게서 수익을 낸 건 사실입니다.
 
 무엇보다 음악 시장이 완전히 디지털로 넘어오면서 스트리밍 서비스도 하나의 수익 모델로 인정받고 있으며, 스트리밍 서비스 자체가 문제 있는 건 아니라는 겁니다. 스위프트가 스트리밍에 참여하고 싶지 않다면 그래도 상관없습니다. 마치 CD가 등장한 시대에 '난 LP 레코드를 팔겠어.'라고 얘기해도 상관없다는 겁니다. 그리고 스위프트는 스트리밍에서 빠져나와서도 높은 앨범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으니 그건 그거대로 좋습니다.
 
 하지만 스트리밍 서비스에 수익성이 어떻고, 드문 예술의 가치를 저해하는 음악 시장의 악으로 규정하는 건 섣부른 판단입니다. 모두가 스위프트처럼 높은 앨범 판매량을 기록할 수 없을뿐더러 디지털 음원 시장이 정착한 상황에서 불법다운로드로 수익을 내지 못하는 것보다 스트리밍이라는 수익 모델이 생긴 건 긍정적인 효과를 내기도 하니까요. 차라리 중간에서 저작권료를 빼먹는 유통사를 저격했다면 큰 공감을 얻었겠지만, 스트리밍 서비스가 그 대상은 아닙니다.
 
 우리가 논의해야 할 건 '스트리밍 서비스가 음악 시장을 파괴하는 존재인가'가 아니라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서 발생한 저작권료를 올바르게 창작자에 전달하는 방법이 무엇인가'가 되어야 합니다.
 
 결국, 스트리밍 산업은 계속해서 성장할 겁니다. 그걸 거부하는 건 스위프트의 몫입니다. 다만, 스위프트 외 스트리밍의 수익 분배 문제로 피해를 당하는 창작자가 발생해서는 안 됩니다. 그가 스위프트처럼 높은 앨범 판매량을 기록할 수 있다면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불법다운로드를 회피할 수 있는 스트리밍 방식은 좋은 수익 모델이니까요. 그렇다면 스트리밍에서 발생한 수익을 창작자에 돌릴 방법의 고민이 먼저입니다.
 
 


 구글도 유튜브를 통해서 새로운 유료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스위프트는 유튜브의 덕도 꽤 보고 있죠. 실상 스위프트는 디지털 유통 방식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면서 스트리밍만 비난하고 있는데, 유튜브에 스트리밍 서비스가 포함되었을 때도 스포티파이를 비난한 것처럼 똑같이 대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진중한 고민을 위해서는 이 사태에 대한 방향을 달리 잡아야 합니다. 창작자에 정당한 대가가 돌아가야 하는 건 맞습니다. 그렇기에 가장 좋은 해결책은 모든 사람이 불법다운로드를 하지 않고, 앨범을 구매하여 창작자에 대가를 지급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는 현실적이지 않습니다.
 
 그럼 현실적인 방법을 생각해야 하고, 현실적인 방법의 하나로 스트리밍이 성장하고 있습니다. 비난의 대상은 스트리밍입니까? 아니면 정당하지 않은 수익 분배와 불법다운로드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