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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APPLE Geek Bible

아이패드, 기업 시장이 중요한 보루


 아이패드는 태블릿의 대명사가 되었지만, 최근 판매량은 계속 감소하고 있습니다. 스마트폰의 크기가 커진 것도 있지만, 태블릿을 이용해야 하는 이유는 스마트폰만큼 심어주지 못한 점이 컸죠. 포스트 PC로서 기존 PC를 대체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도 실현되기 어려워 보입니다.
 


아이패드, 기업 시장이 중요한 보루
 
 그러나 아이패드를 실패작으로 보거나 넷북처럼 몰락할 것으로 내다보긴 어렵습니다. 과거 태블릿보다 현재 태블릿만의 고유한 영역을 확보했으며, 시장이 빠르게 고착화 단계에 들어섰을 뿐 아이패드 경쟁력이 쇠퇴했다는 건 비약이 심하기 때문입니다. 적어도 태블릿 시장에서 가장 나은 위치에 있다는 건 분명하죠.
 
 


 지난 4분기, 애플은 전년 동기보다 18% 감소한 2,140만 대의 아이패드를 판매했습니다.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의 보고서로는 2014년 아이패드 점유율도 2013년의 32.6%에서 26.1%로 떨어졌습니다. 판매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아이폰과 비교되는 부분입니다.
 
 이에 많은 분석가가 화면이 커진 아이폰이 아이패드를 잠식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나 필자는 이에 대해 '태블릿의 일반적인 용도가 과거 PMP처럼 엔터테인먼트 활동에 집중하면서 태블릿이 구매해야 할 매력을 잃고, 엔터테인먼트 활동이 스마트폰에 이행하면서 아이폰이 아이패드를 잠식하는 것처럼 보이게 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즉, 화면 크기만으로 잠식이 발생한 게 아니라 소비자의 활용도가 좁아지면서 아이패드 수요가 줄어들고, 대신 스마트폰의 엔터테인먼트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큰 화면에 대한 욕구가 늘어난 점이 현재 아이패드의 상황을 만들었다는 겁니다.
 
 문제는 일반 소비자 시장에서 지위를 잃더라도 아이패드를 활용할 수 있는 분야의 엔터프라이즈 시장을 노릴 수 있다면 떨어지는 판매량을 대체할 수 있다는 것인데, 이미 한 분야에 제동이 걸렸다는 겁니다.
 
 미국 최대 출판사 중 하나인 피어슨(Pearson)과 제휴한 애플은 LA 교육구에 10억 달러 규모의 아이패드를 보급할 계획이었으나 무리한 추진과 높은 금액 문제로 중단되었습니다. 교육 관련 행사를 따로 열만큼 집중했던 애플이었기에 계획 중단은 상당히 뼈아픈 것이었는데, 이는 아이패드의 가격에 대한 우려도 있었지만, 그보다 앞서 구글의 크롬북이 교육 시장에서 빠르게 점수를 따면서 성장한 덕분입니다.
 
 가격도 가격이지만, 애플은 교재를 아이패드로 대체하는 데 목적을 두었으나 구글은 크롬북와 구글 앱스 포 에듀케이션(Google Apps for Education)으로 교육 시스템을 바꾸는 데 목적을 두었습니다. 교육용 클라우드를 무료로 개방하고, 커뮤니케이션 도구인 클래스룸(ClassRoom)을 출시하는 등 교육에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그걸 지원하는 데 크롬북을 판매하는 겁니다.
 
 애플이 교육 시장에서 다시 주목받으려면 아이패드의 가격의 절반으로 낮추거나 교재 활용만 아니라 교육 솔루션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돌아서야 합니다. 하지만 그건 이익을 떨어뜨리는 것이 될 수 있고, 그렇다고 해서 아이패드가 꼭 교육 시장에서 좋은 성적을 내리라 장담할 수 없으며, 만약 성적이 나쁠 때 다시 가격을 올릴 수 없다는 점이 위험으로 작용합니다.
 
 그나마 긍정적인 건 기업 시장이 아이패드에 웃고 있는 덕분이죠.
 
 


 굿 테크놀로지(Good Technology)는 보고서를 통해 '2014년 4분기 기업용 모바일 기기 시장에서 iOS가 73%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라고 발표했습니다. 2위는 안드로이드로 25%를 차지했으니 차이가 큽니다.
 
 이를 아이폰 6 시리즈 출시를 원인으로 볼 수도 있지만, 굿 테크놀로지의 2분기 보고서를 보면 iOS가 67%, 안드로이드가 31%로 4분기보다 안드로이드 점유율은 약간 높게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2013년과 비교하면 iOS가 5% 감소했고, 안드로이드가 4% 증가한 것이었는데, 2014년 3분기가 되자 iOS가 69%, 안드로이드가 29%가 되면서 2013년부터 2014년 상반기까지 안드로이드에 늘어난 점유율이 2014년 3분기부터 다시 iOS로 돌아서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아이폰 6 시리즈가 4분기에 영향을 끼치긴 했겠지만, iOS가 기업 시장에서 점유율을 회복한 정확한 시기는 애플과 IBM이 제휴한 시점부터입니다. 신제품 영향이 발생하지 않아도 성장할 수 있는 곳이 기업 시장임을 방증하는 것이죠.
 
 그리고 이것이 애플의 전략이라는 건 2가지 부분에서 드러났습니다. 하나는 애플 CEO 팀 쿡은 '아이패드 시장이 포화 상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과속방지턱에 걸린 것일 뿐.'이라고 아이패드의 상황을 낙관적으로 내다봤다는 것이며, 하나는 아이패드 미니 3가 기존과 2세대 제품과 같은 사양으로 출시했다는 겁니다. 아이패드 미니 3가 성능은 같아 일반 소비자 시장에서 강조할 제품이 되진 못했지만, 덕분에 2세대가 100달러 저렴해진 효과를 보면서 라인을 구분할 수 있게 되어 엔터프라이즈 시장에서 가격을 강조할 수 있게 되었죠.
 
 팀 쿡은 IBM과의 협력에 아이패드가 '은행, 정부, 보험, 소매, 여행, 유통, 통신 시장에서 쓰일 것.'이라고 말했으니 아이패드가 일반 소비자 시장보다 기업 시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음은 확실합니다. 여기에 굿 테크놀로지의 점유율 집계가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합니다.
 
 달리 말하면 아이패드는 기업 시장에서 꼭 유효해야 하고, 그건 일반 소비자 시장에서 떨어진 것을 채워줄 정도여야 합니다. 애플은 아이패드를 생산성에 초점을 맞춰 홍보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대규모가 아닌 소규모라도 생산성에 아이패드가 필요함을 강조하는 것이 엔터프라이즈 시장에서 아이패드 입지를 명확히 하여 판매량이 떨어지는 지금처럼 안정적이지 않은 아이패드 상황을 연출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다만 필자는 '아이패드, 회귀하고 있다는 게 문제'라는 글을 통해 '생산성을 강조하는 건 좋으나 엔터테인먼트에서 차별화할 수 있어야 일반 소비자 시장에서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이는 생태계의 문제로 기업 시장에 집중하더라도 일반 소비자가 이용할 엔터테인먼트 생태계가 줄어들어선 안 된다는 겁니다. 그건 아이패드를 전문성에 고립하고, 기업 시장만이 아이패드의 시장이 될 테니까요.
 
 아이패드에 기업 시장이 중요한 보루인 이유는 일반 소비자 시장에서 떨어지는 판매량, 아이패드의 교체 주기 탓이든 저가 태블릿 탓이든 큰 화면 태블릿 탓이든 떨어지는 걸 막을 수 있는 게 엔터프라이즈 시장이며, 교육 시장에서 아이패드가 힘을 쓰지 못한 상황이라면 남은 게 기업 시장뿐이라는 탓이지 아이패드가 온전히 기업 시장에 전념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핵심은 기업 시장을 끌어들여서 아이패드의 주기를 안정적으로 만들 수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필자는 이것이 올해 아이패드 미니의 전략과 뜬소문의 12인치 아이패드, 그리고 IBM과의 제휴에 영향을 받을 올해가 기준점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기준점의 한 가지 이유를 더 생각해보면 태블릿의 교체 주기가 스마트폰보다 길다는 점에서 아이패드 2부터 4세대 아이패드와 아이패드 에어 시리즈가 경계를 달리하므로 최소 3년이 되는 차세대 아이패드에서 교체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입니다. 1세대 아이패드 에어의 가격을 떨어뜨릴 시기가 될 수도 있으니까요.
 
 어쨌든 기업 시장을 중요한 보루로 둘 것인지, 마지막 보루로 둘 것인지는 애플의 전략에 나누어질 것입니다. 단지 일반 소비자를 빼놓고 애플의 모바일 제품이 성공한 사례는 없기에 그 점을 토대로 아이패드의 상황을 지켜보는 게 옳은 관점입니다.
 
 이에 구글은 기업용 안드로이드를 내놓으며 대응을 시작했습니다. 교육 시장에서 크롬북으로 아이패드를 압살한 만큼 기업 시장에서도 영향을 주리라 기대를 모으고 있죠. 애플이 그 간극에서 아이패드를 어떻게 지켜낼지 매우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