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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APPLE Geek Bible

애플, UXKit과 통합의 미래에 대한 단상


 이미 'UXKit'과 관련한 내용은 아시는 분이 많으리라 생각합니다. 관련 소식이 나온 지 한 달쯤 되었으니까요. 대신 해당 내용에 대해서 'iOS 개발자가 OS X 앱 개발을 쉽게 할 수 있게 되었다.'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으나 필자는 좀 더 통합에 대해 얘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애플, UXKit과 통합의 미래에 대한 단상
 
 애플은 OS X 10.7 라이언부터 맥 앱스토어를 지원하고, iOS와 흡사한 인터페이스의 런치패드를 제공하여 OS X과 iOS의 통합에 실마리를 제공했습니다. 그리고 2012년, 아이클라우드를 바탕으로 데이터를 공유하면서 연결성을 강화하면서 OS X과 iOS의 연동이 통합 플랫폼의 중요한 연결 고리가 되었습니다. OS X 10.10 요세미티에서는 연속성을 중시하여 OS X과 iOS 사이의 앱의 연결이 부드러워졌습니다.



 지난달, OS X 10.10.3에 포함된 포토(Photos) 앱이 UXKit으로 개발된 것이 드러났습니다. 덕분에 개발자 사이에서는 포토 앱의 성능보다 UXKit에 관심이 쏠렸습니다.
 
 기존에는 iOS는 UIKit, 맥은 AppKit을 써서 인터페이스를 디자인했어야 했습니다. 서로 다른 프레임워크를 사용해야 했기에 iOS 개발에 적응한 개발자가 OS X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약간의 복잡한 과정을 겪어야 했죠. 그러나 UIKit은 OS X과 iOS를 연결하는 데 도움을 주고자 개발된 새로운 프레임워크입니다.
 
 쉽게 설명해서 iOS 개발자가 쉽게 OS X 앱을 개발할 수 있게 되었고, iOS의 요소를 OS X에 적용한 앱을 개발하기 수월해졌다는 겁니다. 이미 iOS용과 OS X용으로 나누어 서비스하는 앱이 없는 건 아니지만, iOS 앱이 늘어나는 만큼 OS X 앱이 늘어나진 못했는데, UIKit의 등장은 통합의 새 화두로서 적절한 것입니다.
 
 물론 애플이 UXKit을 당장 배포하고 있는 건 아닙니다. 아직 미완성이며, 공식적으로 UIKit 지원을 언급하지 않았기에 정식 지원이 어떻게 이뤄질지 알 수는 없습니다. 다만 UXKit을 보급했을 때 일어날 파장에 과해서는 얘기해볼 수 있겠죠.
 
 필자는 딱히 UXKit으로 새로운 패러다임이 일어나리라 단정하진 않겠습니다. 중요한 건 OS X과 iOS의 통합에 대한 애플의 생각을 세밀하게 엿볼 단서가 등장했다는 겁니다.
 



 UXKit은 UIKit과 유사합니다. iOS에 지원하는 인터페이스를 포함하면서 OS X 앱을 개발할 수 있도록 구성했기에 iOS 앱을 OS X에서 구동하고 싶은 개발자가 이용하는 데 유용합니다.
 
 그러나 짚어봐야 할 것은 UXKit이 AppKit을 대체할 수 있다거나 더 강력한 기능을 포함했느냐인데 그렇지는 않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맥에 적합한 앱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여전히 AppKit을 이용하는 쪽이 나으며, UXKit은 개발자들이 자신의 iOS 앱을 OS X에서 구동할 수 있게 하는 수준의 장치만 제공하므로 OS X 앱 사업을 제대로 하려는 개발자라면 굳이 UXKit을 쓰려하진 않을 거라는 게 중론입니다.
 
 UXKit이 미완성이라는 점도 있지만, 마냥 iOS 앱들이 OS X으로 넘어가리라 생각하기 어려운 점입니다. 그러나 재미있는 건 포토 앱입니다. 애플은 어쨌든 포토 앱을 UXKit을 이용해서 개발했습니다. 그건 앞으로 OS X 앱을 UXKit을 이용해 개발할 수 있게 조정함을 방증하기도 하면서 AppKit의 대체를 의미이기도 합니다. 그것이 서드파티 개발자가 아닌 애플만 하더라도 AppKiT으로 개발한 OS X 앱을 UXKit으로 대체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죠.
 
 또한, 스위프트(Swift)를 염두에 두어야 하는데, 애플은 WWDC 2014에서 새로운 프로그래밍 언어인 스위프트를 선보였고, 스위프트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아직 오브젝트 C를 완전히 대체하진 못했지만, 애플은 낡은 오브젝트 C를 대신한 스위프트가 미래의 OS X과 iOS 개발을 책임지리라 생각하고 있죠. 그래서 UXKit를 이에 연장선으로 볼 수 있습니다.
 
 현재 UXKit으로 얘기할 수 있는 건 'iOS 개발자가 OS X 앱 개발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가 전부입니다. 그 외 UXKit이 AppKit을 대체하리라 보장할만한 단서는 없고, 포토 앱을 빌미로 가능성만 두고 있는 지점입니다. 하지만 스위프트와 연결해서 보면 프로그래밍 언어를 교체하는 것과 함께 iOS와 OS X의 벽을 허물 프레임워크까지 교체하면서 새로운 플랫폼 개발 환경을 구축하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습니다.
 
 달리 말하면 개발 환경의 교체로 OS X 앱과 iOS 앱의 간격을 좁히는 데 목적이 있다는 겁니다. 그리고 간격이 좁을수록 사용자 경험을 획일화하기 쉽습니다. UXKit 탓에 OS X 앱을 개발하는 개발자가 늘어나고, 앱의 수도 이전보다 증가할 수는 있겠으나 그보다 중요한 건 플랫폼 사이가 좁혀져서 가까워진다는 거죠.
 
 이는 아이클라우드로 데이터를 연동하거나 연속성으로 앱을 오가는 방식에서 한 단계 더 오르려는 통합입니다. 그럼 iOS 개발자들이 OS X 앱을 개발하되 연속성을 부여하기 수월해지고, iOS의 경험이 맥으로 점점 옮겨갈 겁니다. 얼마나 가까워질 수 있을지 두고 봐야겠으나 이게 단서라면 미래 애플의 전략이 기대되는 부분입니다.
 
 


 가령 수년 전부터 애플이 ARM 기반의 맥북을 개발 중이라는 뜬소문이 있었고, 성능은 둘째 치더라도 생태계 탓에 어렵다는 의견이 많았지만, 개발자 환경을 교체하고, iOS 개발자들이 해당 맥북을 위한 앱을 개발하는 쪽으로 눈을 돌릴 수 있게 한다면 다른 맥북 카테고리가 등장하는 건 어렵지 않으리라 봅니다.
 
 애초에 UXKit만으로 iOS 개발자들이 맥 앱을 쉽게 개발할 수 있다고 할 수 없기에 OS X과 iOS의 사이를 더 가깝게 하려면 중간 단계의 하드웨어가 있어야 하며, 그렇다면 지금보다 저렴하고 가벼운 맥북이 그 자리에 들어가거나 중간 단계의 아이패드, 그러니까 키보드나 마우스를 연결하여 맥북처럼 사용할 수 있으나 아이패드인 그런 제품이 기대되는 겁니다.
 
 당연하게도 애플이 그런 제품을 선보인 적이 없으니 의심할 만 하나 UXKit만으로 맥의 활성화를 논하긴 어렵고, 매우 어중간한 위치에 있으므로 완전 대체까지 수년이 걸리겠지만, 그럼에도 애플이 포토 앱을 UXKit으로 개발했다는 게 이런 가능성을 열게 한 것입니다.
 
 필자는 이와 관련하여 곧 있을 애플의 스페셜 이벤트에서 단서를 얻을 수 있거나 개발자 관련인만큼 WWDC 2015에서 윤곽이 드러나지 않을까 예상합니다. 곱씹어야 할 요소가 많으므로 윤곽을 그려내는 게 전부지만, 애플이 OS X과 iOS의 통합, 혹은 새로운 미래를 구상하고 있다는 것만큼은 UXKit으로 들여다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