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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Twitter

페리스코프, 트위터의 독창성을 훌륭하게 잡아내다


 필자는 꽤 오랜 시간 트위터를 비판했습니다. 어느 순간부터 트위터가 여타 소셜 미디어와 다른 독창성을 강화하기 보다는 고립한 상황에서 광고 규모만 키우는 행보만 보였기 때문입니다. 덕분에 매출 구멍을 어찌 막을 수는 있었지만, 우려가 나아질 기미는 보이지 않았죠.
 


페리스코프, 트위터의 독창성을 훌륭하게 잡아내다
 
 이는 트위터의 월간 사용자 증가 폭이 증명했습니다. 트위터는 분기당 400만 명을 확보했지만, 강력한 경쟁자로 떠오른 인스타그램은 분기당 500만 명을 끌고 왔습니다. 그리고 지난해 4분기, 트위터의 월간 사용자는 2억 8,800만 명으로 트위터 설립 이후 가장 낮은 증가세를 보였습니다. 사람들이 꼭 트위터를 이용해야 할 이유를 심어주지 못했다는 게 큰 원인이었습니다.
 
 


 트위터는 실시간 방송 서비스 앱인 '페리스코프(Periscope)'를 출시했습니다.
 
 패리스코프는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으며, 현재는 iOS용으로만 제공합니다. 트위터는 지난 13일에 스타트업인 페리스코프를 1억 달러에 인수했고, 이를 토대로 빠르게 트위터를 위한 앱으로 출시한 겁니다.
 
 페리스코프의 작동 방식은 매우 간단합니다. 앱을 실행하여 트위터 계정으로 접속하면 팔로우나 현재 인기 있는 방송 목록을 보여줍니다. 사용자는 원하는 방송을 바로 시청할 수 있고, 시청하면서 대화를 하거나 하트를 띄워 호응할 수 있습니다. 하트가 많을 수록 인기 방송 목록의 상위에 오르게 됩니다. 기본 방송은 실시간으로 진행하지만, 저장한 동영상을 다시 보거나 저장하여 24시간 안에 재시청이 가능합니다.
 
 방송은 스마트폰의 카메라로 진행하게 되는데, 앱의 카메라 버튼을 누르면 누구나 쉽게 방송을 생성할 수 있습니다. 방송 제목을 입력하고, 카메라를 허용하면 바로 방송할 수 있으며, 전면 카메라나 후면 카메라로 전환할 수 있습니다. 메뉴를 통해 누가 방송을 보고 있는지 확인할 수도 있으며, 음성도 스마트폰의 마이크로 전달합니다.
 
 아직 페리스코프를 위한 마땅한 주변 장치가 많지 않으므로 스마트폰의 성능에 방송을 맡겨야 하지만, 기존의 마이크나 렌즈 악세서리를 이용해서 차별화한 고품질 방송도 가능할 것입니다.
 
 


 페리스코프를 두고 국내 아프리카 TV나 트위치 등과 비교하기도 하지만, 이 서비스는 기존 실시간 방송 서비스와 방향이 다릅니다. 사실 나은 환경에서 방송의 품질을 높이려면 페리스코프보다 아프리카 TV나 트위치를 이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페리스코프는 전적으로 스마트폰의 재량에 모든 것을 맡기므로 품질에 차이가 날 수밖에 없죠.
 
 또한, 스마트폰에 장착한 카메라만 이용하므로 트위치처럼 게임 등을 콘텐츠로 마련할 수 없습니다. 안드로이드 버전이 나오면 모르겠지만, 그렇다하더라도 스마트폰의 성능에 따라서 방송 품질이 천차만별로 차이날 테니 오랜 시간 방송하거나 전문적인 콘텐츠를 깊게 파고 든 방송을 만드는 건 어렵습니다. 물론 콘텐츠의 카테고리는 분류하고, 인기 방송인도 등장하겠지만, 아프리카 TV나 트위치와 페리스코프가 지향하는 바가 다르다는 겁니다.
 
 그럼 페리스코프가 지향하는 것은 무엇인가? 또는 왜 트위터가 페리스코프를 인수했는가에 주목해야 합니다.
 
 페리스코프의 핵심은 '범용', '실시간', '트위터'로 크게 3가지입니다. 일단 누구나 쉽게 방송 환경을 마련하고,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은 여타 실시간 방송 서비스보다 나아간 것입니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방송할 수 있고, 스마트폰을 가진 사람은 이미 많기에 단지 녹화 영상 공유를 실시간으로 하는 것으로 바꿔놓았습니다.
 
 그리고 실시간이라는 점이 중요한 것은 누구나 바로 동영상을 녹화할 수 있다는 것에서도 나아간 개념입니다. 트위터나 페이스북이나 똑같이 콘텐츠가 공유되는 것은 맞지만, 트위터가 독창적이었던 건 140자라는 짧은 문장으로 마치 메시지를 한꺼번에 전달하는 듯한 효과를 낸다는 데 있습니다. 페이스북이 게시판이라면 트위터는 메시지를 한 곳에 모아보는 것이고, 트위터에 올라오는 콘텐츠는 제한적이지만, 짧고, 간결할 수밖에 없습니다. 대신 리트윗의 전달력이 힘을 더하여 빠르게 확산한다는 장점으로 현재 일어나는 일에 대한 공유에 적합한 소셜 미디어로 발전해왔습니다.
 
 그렇기에 실시간으로 방송할 수 있다는 건 트위터의 정체성을 그대로 묻어나게 하는 겁니다. 이미 트위터는 바인을 내놓고, 짧은 영상을 녹화하여 게시할 수 있게 했으나 바인은 어디까지나 녹화를 마친 후의 게시입니다. 사진과 다르게 녹화를 한 시간과 올리는 시간이 실시간의 개념에서 조금 이탈하게 했죠. 그런데 페리스코프는 아예 방송 형태로서 사용자의 모습이나 보고 있는 것을 직결하여 보여줍니다.
 
 이로써 트위터와 결합했을 때, 텍스트, 사진, 동영상으로 이어지는 실시간 콘텐츠의 구성이 갖춰지는 겁니다. 누구나 실시간으로 들고 있는 스마트폰을 이용해 방송할 수 있다면 예를 들어 사건이나 사고가 터지면 일반인들이 중계의 역할이 될 수 있고, 녹화가 아닌 그 사건이나 사고를 실시간으로 보는 사람들이 공통된 눈이 됩니다. 이는 녹화 영상보다 직관적인 해석을 가능하게 하므로 의미가 다르고, 시청하는 사람들도 이런 페러스코프의 독창성에서 서비스를 파악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페러스코프가 트위터의 이용자를 끌어올릴 단초 역할을 할 여지가 생긴 겁니다. 실시간으로 간결한 정보를 전달하는 역할에 트위터가 적합하다는 걸 페러스코프로 설명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2001년 9월 11일, 항공기를 강탈하여 세계무역센터를 무너뜨린 테러의 두 번째 충돌 영상은 첫 번째 충돌 장면을 생방송으로 중계하는 도중 발생하여 전 세계 사람들이 충돌 장면을 실시간으로 보게 되었습니다. 충격적인 장면이 생방송으로 전달되었다는 것도 있지만, 아주 큰 사건이었기에 가능했던 것도 있습니다. 방송 장비가 없이는 불가능한 것이었으니까요.
 
 당연히 그런 끔찍한 사건을 되풀이하여 페러스코프가 성장해야 한다는 건 아닙니다. 다시는 그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되겠으나 어쨌든 그 외 크던 작던 사건들이 벌어지지만 9.11 테러처럼 생방송되는 일은 많지 않습니다. 반대로 좋은 사건이라도 누구나 방송할 방법이 마련되었기에 이것을 페러스코프의 경쟁력으로 볼 수 있다는 겁니다. 최근 블랙박스 탑재 차량이 늘면서 관련한 영상이 콘텐츠로 유통되는 것처럼 말입니다.
 
 다만 이것이 사생활 침해를 부추길 수 있고, 방송의 수가 증가하게 되면 음지 방송이 성행할 수도 있다는 점은 페리스코프가 서비스 관리를 어떻게 하느냐에 독창성이 경쟁력이 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걸 얘기합니다.
 
 단지 트위터와의 연결을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는 게 주목할 부분이며, 안드로이드 서비스를 시작했을 때 동향도 중요하리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