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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Twitter

트위터 개편, 쟁점 2가지


 지난해 실적 부진에 지쳤던 트위터가 올해 서비스 개편에 나서면서 기대감을 모으고 있습니다. 트위터는 주가는 올해만 40% 이상 상승했고, 구글이 인수할 수 있다는 뜬소문이 있긴 했으나 트위터 자체에 걸린 기대가 워낙 커진 것이 원인입니다.
 


트위터 개편, 쟁점 2가지
 
 기대감 상승의 원인은 트위터가 부족하다고 지적받은 '이용자 유입'에 새로운 활로가 될 것으로 예상한 '비 로그인 이용자 확대'에 있습니다. 회원을 모으기보단 어떻게든 이용자를 늘려서 수익을 끌어 올리겠다는 의미였고, 마이크로 블로그의 특성을 극대화하는 일종의 체재 전환이기 때문입니다.
 
 


 지난 2월, 트위터는 타임라인에 새로운 기능을 추가했습니다. '인스턴트 타임라인(Instant Timelines)'으로 불리는 이 기능은 팔로우하지 않아도 관심사와 연관한 트윗을 볼 수 있게 하는 것으로 사용자 간 경계를 무너뜨리는 실마리였습니다.
 
 그리고 트위터에서 자체적으로 동영상을 편집할 수 있는 기능과 함께 페이스북처럼 자동 재생 기능을 추가했습니다. 이는 트위터에 동영상 콘텐츠를 늘리고, 여러 사람의 타임라인에 노출하여 소비하게 하려는 전략입니다. 이를 두고, '트위터가 인스턴트 마케팅(Instant Marketing)에 전념하고 있다.'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는데, 여기에 비 로그인 이용자 확대가 들어가게 된 것입니다.
 
 지난 15일, 트위터는 공식 블로그를 통해서 트위터의 홈페이지 개편을 시작했음을 밝혔습니다. 이전 트위터는 접속 후 로그인 화면이 먼저 나타났다면, 개편한 트위터는 정치, 팝 아티스트, 동물 등의 18개 주제에 해당하는 탭을 표시합니다. 그리고 주제에 걸맞은 트위터 계정을 추천하여 콘텐츠에 접근할 수 있게 했습니다. 대신 댓글을 달거나 리트윗을 하려면 로그인이 필요하지만, 광고는 로그인 이용자와 마찬가지로 노출됩니다.
 
 즉, 기존 트위터 이용자들이 올린 콘텐츠를 비 로그인 이용자가 소비하게 하는 것으로 쉽게 설명해서 블로그에 올린 글을 포털이 노출하는 식으로 트위터를 운영하겠다는 것입니다.
 
 지난 4분기 트위터 월간 사용자는 2억 8,800명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20% 증가한 것으로 트위터 설립 이후 가장 낮은 증가세이고, 전 분기에서 1.4% 증가하여 400만 명 수준에 머물었습니다. 점점 낮아지는 사용자 증가세를 비 로그인 이용자로 끌어올리려는 계획이죠.
 
 


 필자는 트위터의 이런 전략에 대해서 이미 지난 2월에 '트위터의 전략이 매출 증가에 영향을 끼칠 수는 있겠지만, 신규 사용자를 늘리는 데 큰 도움이 되진 않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물론 트위터는 그럴 생각으로 전략을 구성했겠지만, 이는 궁극적으로 트위터의 연결망을 사람과 사람이 아닌 콘텐츠 중심에 두는 어찌 보면 유튜브처럼 보이게 합니다.
 
 덕분에 트위터의 이번 개편은 2가지 큰 쟁점을 낳았습니다.
 
 첫 번째는 '트위터의 정체성'입니다. 필자는 트위터가 최근 출시한 생방송 앱인 페리스코프가 트위터의 독창성을 잘 잡아내었다고 평가했습니다. 단지 트위터의 개편과 함께 두고 보면, 페리스코프는 트위터 계정이 없어도 영상을 볼 수 있는 앱이고, 방송을 하기 위해서만 계정이 필요합니다. 댓글이나 리트윗을 위해 로그인이 필요한 것처럼 페리스코프트도 똑같은 정책으로 서비스가 운영되는 것입니다.
 
 이는 트위터의 독창성은 그대로지만, 본래 가진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의 정체성을 뒤집는 결정입니다. 도박으로 볼 수도 있는데, 회원을 늘리는 것보다 콘텐츠 허브가 되어 외부 이용자가 참여하되 기존 트위터 이용자의 게시물을 더 보게 하여 쉽게 설명하면 콘텐츠 제작자와 소비자를 구분하도록 했습니다. 그건 게시물이 사용자와 사용자 사이에 메시지처럼 작용하게 했던 것에서 역할을 완전히 바뀌어버린 겁니다.
 
 페이스북이 뉴스피드를 개편하여 소셜 미디어로 성공으로 안착한 사례가 있듯이 트위터는 소셜 미디어보다 더 넓은 콘텐츠 환경을 구축할 생각이기에 이것이 소셜이라는 형태에 갇혀있던 트위터의 정체성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두고 봐야 합니다.
 
 두 번째는 '이용자'입니다. 트위터 CEO 딕 코스톨로는 작년 여름 '트위터에 로그인하지 않고 방문하는 사용자가 수억 명'이라고 밝혔습니다. 활성화 이용자 외 외부 이용자가 트위터에 끼치는 영향이 크다는 의미인데, 트위터 개편이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걸 끌어들이겠다는 트위터의 전략이 타당해 보이기도 하고, 투자자들이 가장 기대하는 부분이기도 하죠.
 
 문제는 외부 이용자가 트위터를 이용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하는 게 있습니다. 어떤 콘텐츠를 소비하기 위해서 로그인도 하지 않을 채 트위터를 이용하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한 바 없으며, 로그인 후 타임라인을 이용하여 개인화한 콘텐츠를 즐기는 것이 아니라 관심사에 기반을 두고 있으므로 실질적으로 외부 이용자가 특정 콘텐츠를 소비하고자 접근하는 것인지 확인이 필요한 것입니다.
 
 필자는 '트위터가 외부 이용자와 활성화 사용자가 같은 선상에 있다고 착각한다.'고 말했었는데, 개인화하지 않은 트위터 이용이 과연 지속적인 이용자를 만드는 데 영향을 끼칠 것인지는 단정하기 어려운 부분입니다. 만약 트위터가 이를 단정하고 있다면 외부 이용자가 주로 트위터를 찾는 이유가 무엇인지 밝힐 수 있어야 하고, 앞서 도박이라는 표현이 이 탓입니다.
 
 트위터의 정체성을 바꾸면서 외부 이용자의 접근을 늘릴 계획이지만, 외부 이용자가 지속적인 이용자가 되지 못하면 활성화 사용자를 늘릴 방안보다 못한 것이 될 테고, 옅어진 소셜 네트워크로 낮아진 신규 사용자 유치를 추궁당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더 중요한 건 '현재 로그인하지 않고서 이용하는 외부 이용자 외 다른 이용자들까지 트위터를 콘텐츠 허브로 이용하도록 할 수 있는가'입니다.
 
 


 트위터는 구글과 제휴하여 구글 검색에서 트위터 게시물을 노출할 수 있게 했습니다. 게시물의 외부 노출을 늘리려는 것인데, 트위터를 이용하지 않는 사람은 짧은 글이나 사진, 동영상으로만 트위터에 접근하게 됩니다. 마이크로 블로그의 특징을 더욱 살린 방안이죠.
 
 이 방안으로 트위터를 지금과 다른 방식으로 사용하려는 신규 가입자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개편으로 정체성마저 바꾸기로 했기에 사용자가 트위터를 전과 다른 서비스로 인식하고 사용하는 게 특이한 건 아니니까요. 다만 상기한 2가지 쟁점이 트위터가 노리는 바와 맞물릴 수 있을지가 개편의 핵심입니다.
 
 개편한 트위터 홈페이지는 현재 미국의 데스크톱 버전만 적용한 상태입니다. 이후 다른 지역으로 확대할 계획인데, 트위터의 실험 중 하나로 봐도 좋지만, 그만큼 트위터가 작년에 풀지 못한 엉킨 실타래를 해결하려는 분주한 움직임이 느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