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페이스북은 하루 동영상 조회가 40억 건에 이른다고 발표했습니다. 이전까진 하루 10억 건이라고 알려졌는데, 폭발적으로 성장한 탓에 중간 수치가 없는 겁니다. 동영상이 페이스북을 지배하고 있고, 페이스북도 동영상을 미래로 꾸준히 준비해왔죠.
트위터도 '동영상이 미래다!'
트위터도 동영상 서비스를 계속했습니다. 2013년 출시한 반복 클립 영상을 제작할 수 있는 바인(Vine)과 지난 3월 출시한 실시간 동영상 스트리밍 앱인 페리스코프(Periscope)는 인기 있는 동영상 서비스이고, 지난 1월에는 트위터 내 동영상 기능을 개선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이제 용의 눈을 그릴 모양입니다.
트위터는 이제 동영상과 GIF 클립을 자동 재생한다고 밝혔습니다. 페이스북의 자동 재생과 비슷한 것으로 게시된 동영상이 화면에 나타나면 음소거 상태로 자동으로 재생되며, 동영상을 누르면 소리도 들을 수 있습니다. 혹은 처음부터 자동재생에서 소리가 나도록 설정할 수도 있습니다.
페이스북에서 이미 검증한 기능이기에 트위터를 토해 유통하는 동영상에 더 많은 시선을 고정할 수 있게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또한, 트위터는 지난 3월부터 일부 사용자를 대상으로 자동 재생 기능을 시험했기에 충분한 결괏값을 얻은 것으로 보입니다.
자동 재생은 모든 트위터 사용자에게 적용되지만, 우선 iOS 앱과 웹에서만 작동하며, 안드로이드 앱은 곧 적용할 계획입니다.
얼마 전, 딕 코스톨로(Dick Costolo)가 트위터 CEO직을 사임하고, 창립자인 잭 도시(Jack Dorsey)가 임시 CEO를 맡았으나 동영상 강화 전략은 코스톨로가 트위터의 장기적인 계획이라고도 한만큼 CEO 교체에 영향받은 사안은 아닙니다. 단지 어떤 상황에서도 트위터에 동영상을 미래로 제시한다는 사실이 중요합니다.
트위터가 자동 재생을 도입한 이유는 당연히 광고 매출을 올리기 위한 것입니다. 그러나 자동 재상 기능만으로 광고 매출을 올릴 수 있다고 단언할 수는 없고, 그러기에 페이스북이나 스냅챗 등 경쟁자가 이미 많습니다. 하지만 트위터가 준비한 것들이 꽤 흥미롭습니다.
바인이나 페리스코프 같은 인기 동영상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지만, 실상 이들 앱에서 생산한 콘텐츠가 트위터에서 유용하진 못했습니다. 특히 마케터들은 이들 앱을 활용한 콘텐츠를 광고에 활용할 방법을 고민했으나 독립한 앱에서는 광고 효과가 부족하고, 트위터에서는 동영상보다 다른 방식의 광고가 효과적이었습니다. 서비스 간 연계가 이익으로 이어지지 못했다는 겁니다.
코스톨로는 과거 트위터의 동영상 기능과 바인의 차이가 뚜렷하지 않다는 지적에 '트위터에서 동영상 기능은 공유하기 위한 것이지만, 바인은 창작이 핵심이다.'라고 말한 바 있는데, 실제 바인을 통한 짧은 클립 영상 마케팅은 트위터보다 유튜브에서 인기가 높았습니다. 덕분에 마케터들은 바인을 트위터와 분리한 도구로 생각했고, 당연하게도 유튜브가 이익을 봤습니다.
자동 재생은 이런 부분을 해소해주리라 봅니다. 트위터는 앞서 실험에서는 바인의 반복 클립을 자동 재생에서 제외했으나 정식 도입에는 포함했습니다. 자동 재생으로 반복 클립 영상에 접근하는 트위터 이용자가 많아지면 마케터들도 바인에서 생성한 동영상을 트위터로 유통하는 비중을 높일 것입니다.
그리고 페리스코프도 주목할 만한데, 미어캣과의 신경전이 있긴 했으나 사우스 바이 사우스 웨스트 인터렉티브(SXSW Interactive)에서 몇몇 업체가 미어캣으로 마케팅 효과를 본 탓에 실시간 동영상 스트리밍을 마케팅에 활용할 방안은 마케터들 사이에서 최고의 화제입니다.
실시간 동영상 스트리밍은 제품 발표나 각종 행사를 빠르게 전달할 수 있다는 점이 유용하며, 물론 이는 고스란히 페리스코프나 미어캣의 성적으로 이어질 겁니다. 다만 스트리밍 후 저장한 동영상의 향방에 자동 재생이 영향을 끼칠 수 있는데, 스타벅스는 미어캣을 이용하여 로스팅 과정을 촬영한 후 여러 소셜 미디어에 공유했고, 긍정적인 반응을 끌어냈습니다.
똑같은 동영상으로 볼 수도 있지만, 실시간으로 여과 없이 보여준 동영상이라는 점이 소통에 긍정적이었다는 거였습니다. 그렇기에 실시간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와 공유 과정을 간소화할 수 있다면 마케터가 서비스를 선택하는 데 중요한 요소가 될 것입니다. 자동 재생이 마케팅에 영향을 준다면 화제인 실시간 동영상 스트리밍과 연결할 수 있고, 트위터와 플랫폼으로 엮을 수 있는 페리스코프의 역량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죠.
당장 동영상 마케팅을 준비한 마케터들은 트위터에 자동 재생을 단초로 달려들 것입니다. 재미있게도 최근 페이스북이나 스냅챗 탓에 소리 없는 동영상 광고가 많이 제작되고 있습니다. 이런 추세가 트위터와 맞물린다면 괜찮은 성과를 낼 수 있지 않을까 예상합니다.
대신 트위터가 최근 겪는 가장 큰 문제인 월간 이용자 확보까지 자동 재생이 해결해줄 것으로 보이진 않습니다. 자동 재생이 동영상 이용을 급하게 늘릴 방안은 되겠으나 결국에는 이용자가 늘어나는 방향을 생각해야만 마케터들도 트위터에 회의감을 느끼지 않을 테고, 이익으로 남길 수 있겠죠.
트위터가 동영상을 미래로 결정한 만큼 앞으로 어떤 동영상 관련 전략을 내놓게 될지 기대해봅니다.
'IT > Twitter' 카테고리의 다른 글
트위터, 잭 도시의 정확한 진단 (0) | 2015.07.31 |
---|---|
트위터 프로젝트 라이트닝, 스냅챗을 닮다 (0) | 2015.06.21 |
트위터, 딕 코스톨로 사임하다 (0) | 2015.06.13 |
트위터 개편, 쟁점 2가지 (0) | 2015.04.20 |
페리스코프, 트위터의 독창성을 훌륭하게 잡아내다 (2) | 2015.03.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