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C 결제가 이전부터 있었지만, 최근처럼 활발한 적은 없었습니다. 애플과 삼성이 적극적으로 나선 탓이 크겠지만, NFC 결제 방식이 발전한 것도 이유입니다. 이제 지켜볼 건 '어떻게 정착하느냐'이죠.
애플 페이, 사용자 불만보다 의미 있는 것
애플이 애플 페이를 출시한 지 6개월이 되었습니다. 벌써 반년이나 지난 것인데, 초기 빠르게 증가한 거래량의 성장세만큼 가파르지 않지만, 과거 NFC 결제 서비스보다 나은 모습인 건 분명합니다. 그리고 시간이 흘렀기에 반응을 확인할 지점이 되었습니다.
시장조사기관 피닉스 마케팅 인터내셔널(Phoenix Marketing International)은 애플 페이 사용 실태에 대한 설문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조사에 따르면, 아이폰 6와 아이폰 6 Plus 사용자의 66%가 애플 페이에 가입했지만, 이 중 절반은 애플 페이 이용에서 문제를 겪었다는 응답을 보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나타난 불만으로는 '결제 과정이 너무 오래 걸린다.', '매장 점원이 애플 페이를 알지 못한다.', '결제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매장이 애플 페이를 지원하지 않는다.' 등으로 애플 페이 가맹점이라도 고객이 애플 페이를 사용하기 위한 점원과의 상호작용에서 가장 많은 문제가 발생했고, 덕분에 애플 페이를 꼭 사용해야 할 이유에 의문을 던질만한 자료입니다.
애플은 애플 페이에 대해서 지갑에서 카드를 꺼내는 것보다 편한 방법으로 설명했습니다. 물론 애플의 설명대로만 결제가 진행된다면 틀린 말은 아닐 것입니다. 문제는 피닉스의 자료처럼 결제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지 않으며, 마케팅 측면에서도 그리 좋은 현상이 아닙니다. 애플 페이를 시도하기 전에 익숙한 카드 결제를 먼저 시도할 여지를 주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필자는 이 조사를 불만 있는 사용자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다른 쪽을 생각해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조사에서 59%의 사용자가 점원에게 애플 페이 지원 여부를 물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들 절반이 애플 페이를 사용할 수 있다는 매장에서도 이용할 수 없었는데, 중요한 건 애플 페이 사용을 시도하긴 했다는 겁니다. 이는 얼마 전 트러스티브(Trustev)가 조사한 결과보다 나은 것으로 트러스티브는 아이폰 6와 6 Plus 사용자의 79%가 애플 페이를 사용하지 않았다고 밝혔는데, 피닉스의 조사로 시도가 적진 않다는 걸 방증한 겁니다.
또한, 애플 페이를 사용한 응답자의 74%는 '카드보다 애플 페이가 편하기에 사용한다.'고 응답했고, 59%는 최신 유행이라서, 58%는 보안을 이유로 애플 페이를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절반이 애플 페이에서 불만을 느꼈으나 다른 절반은 애플이 설명한 것을 장점으로 느끼고, 사용한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 내용이 애플 페이를 낙관적인 전망에 두도록 하진 않습니다. 애플은 결제 실패를 줄일 방법을 찾아야 하고, 가맹점 점원의 교육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개선하여 명확히 제시하는 게 필요하겠죠. 그런 문제는 애플 페이만 아니라 스퀘어는 바코드 결제 인식이 잘 안 된다는 불만을 들어야 했고, 많은 가맹점을 확보하고도 어려움을 겪다가 결제 서비스보다 솔루션 개선에 집중하고자 서비스를 종료했으니 애플 페이도 서비스를 접고 싶지 않다면 문제점을 꼭 해결해야 합니다.
단지 필자가 말하는 건 애플 페이를 시도하는 사람이 존재하고, 몇 명은 만족도를 느꼈으며, 그것이 제대로 동작했을 때 카드보다 쉬운 방법으로 익숙해질 가능성이 보인다는 겁니다.
이전 모바일 결제에서는 도출할 수 없었던 것으로 가맹점, 단말기, 서비스가 하나로 연결함으로써 표본이 명확해지고, 모바일 결제가 성장 가능성이 있음을 보였다는 것이죠. 가령 구글 월렛은 서비스는 구글이 제공하고, 가맹점을 제휴사가 확보했으며, 단말기는 서드파티 제조사에 맡겼습니다. 구글이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긴 했으나 이를 서비스 차원에서 고민해야 하는지, 하드웨어나 인프라 차원에서 고민해야 하는지 여러 방향으로 갈라놓았던 거죠.
반면, 애플 페이는 요소들을 하나의 플랫폼에 담으면서 모바일 결제가 개선해야 할 부분과 어떤 요소를 노려야 하는지 뚜렷하게 나타내고 있습니다. 그건 전체 모바일 결제 시장에서 아주 중요하게 주목해볼 부분입니다.
필자는 이어 삼성 페이의 결과도 눈여겨볼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애플 페이가 '모바일 결제가 카드 결제보다 편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였다면, 삼성 페이가 마그네틱 카드 대응을 통한 인프라로 성장한다면 실제 카드를 쓰지 않는 결제가 더 편리하다는 데 더 힘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적어도 정체했던 모바일 결제가 다시 전진할 기회를 맞이했다는 데 의미를 두고 싶습니다. 단순히 '사용자 절반이 불만을 느꼈다.'라고 하면 서비스 자체만 보이지만, 이전 모바일 결제 시장이 어떠했는가 돌이켜보면 확실히 나아가긴 했으니까요.
이제 시장이 이 의미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대중들이 카드가 아닌 스마트폰으로 결제할 이유에 익숙해질 수 있을지 지켜볼 차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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