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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APPLE Geek Bible

애플, 아이튠즈 뮤직 스토어의 다음 세대


 아이튠즈 뮤직 스토어(iTMS)는 세계에서 가장 큰 디지털 음원 시장입니다. 한때 미국 디지털 음원 시장 점유율의 66%를 차지할 만큼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했죠. 하지만 작년부터 디지털 음원의 판매 매출은 떨어지기 시작했으며, 아이튠즈도 그 여파를 피하지 못했습니다.
 


애플, 아이튠즈 뮤직 스토어의 다음 세대
 
 지난해 빌보드는 2013년에 처음으로 디지털 음원 판매가 감소했다고 말했으며, 자사 차트에 음원 판매와 함께 스트리밍 횟수도 반영하기로 했습니다. 음악을 듣는 방식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는 걸 방증했죠. 그래서 애플도 스트리밍 서비스를 내놓긴 했습니다.
 
 


 지난주, 애플은 2015년 2분기 실적을 발표에서 아이튠즈 스토어를 포함한 서비스 매출이 애플 전체 매출의 9%인 50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아이튠즈 스토어 매출은 5%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미 지난해만 하더라도 아이튠즈 음원 매출이 15% 가량 감소했는데, 올해 들어서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겁니다.
 
 iTMS는 본래 캐시카우였습니다. 2013년까지 아이튠즈 매출만 전체 매출의 11%를 차지할 만큼 거대했고, 아이폰이 성장하면서 함께 상승한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작년부터 떨어진 음원 매출 탓에 아이튠즈 스토어의 전체 매출이 타격을 받아 서비스 매출로 묶어버렸습니다. 이는 iTMS가 핵심 사업에서 벗어난 것으로 해석할 수 있고, 마찬가지로 따로 매출을 발표하지 않는 아이팟처럼 느껴집니다.
 
 그러나 애플로서는 iTMS가 아이팟과 다르게 놓치기 어려운 사업입니다. 쥐고 있던 높은 점유율도 그렇지만, 아이튠즈가 클라우드 사업과 맞물리면서 확장했고, 여러 콘텐츠를 복합적으로 제공하기 위해서는 음원 매출이 떨어지더라도 유지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추가하는 음원 콘텐츠는 계속 늘어나는데, 매출 감소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는 거죠.
 
 애플도 이를 예측하여 2011년부터 구독 서비스인 아이튠즈 매치(iTunes Match)를 출시했고, 2013년에는 아이튠즈 라디오도 선보였습니다. 단지 이런 대응이 iTMS가 캐시카우의 위치였던 때를 떠올리게 하진 않습니다.
 
 


 지난해 애플은 30억 달러에 비츠를 인수했고, 비츠 뮤직을 이용한 스트리밍 서비스를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서비스는 기본 앱 형태로 제공할 가능성이 크지만, 음악 앱과 아이튠즈 앱이 분리한 상태에서도 연계되는 것처럼 작동할 것으로 예측합니다.
 
 이미 많이 보도된 내용이므로 그저 그렇게 생각할 수 있겠지만, 핵심은 iTMS가 애플이 포기할 수 없는 부문이라면 아이튠즈 매치든 아이튠즈 라디오가 해결하지 못한 것을 비츠 뮤직이 뒤집을 수 있어야 합니다. 물론 아이튠즈 라디오를 핑처럼 실패한 서비스로 보긴 어렵습니다.
 
 다만 음원 다운로드 판매를 스트리밍으로 옮겨서 성장을 유지한다는 걸 여태 성공한 업체는 없습니다. 스트리밍 이용자가 늘어나면서 매출 상승을 이룬 판도라나 스포티파이 등이 있을 뿐이지 다운로드 판매의 파이를 고스란히 챙긴 업체는 없다는 겁니다.
 
 여기서 애플이 고민해야 할 건 서비스를 스트리밍으로 옮기더라도 현재 스트리밍 사업 규모를 생각하면 사업 파이를 온전히 옮길 수 없고, 옮기더라도 스트리밍 분야에서 이미 선점한 업체들과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라 스트리밍 서비스를 한다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닌 iTMS 자체가 새로운 세대를 맞이해야 한다는 데 있습니다.
 
 현재 상황만 보면 iTMS 매출은 다운로드 판매로는 회복할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그럼 스트리밍이 해결할 수 있을까요? 새롭게 시작할 스트리밍 서비스는 아이튠즈 스토어에 다른 콘텐츠 카테고리가 추가되는 것이 아닌 아이튠즈 스토어라는 서비스의 정체성을 바꿀만한 것이어야 합니다.
 
 예를 들면, 빌보드가 스트리밍을 차트에 반영하기로 한 것처럼 스트리밍 횟수를 음악 추천이나 차트에 많은 영향을 끼치는 중심으로 두던가, 혹은 스트리밍을 이용할 때 다운로드를 부가적인 서비스로 제공한다든가 하는 iTMS의 근본적인 개혁을 얘기하는 것입니다.
 
 어느 것이 답이라고 할 수 없고, 또는 스트리밍이 꼭 옳다는 건 아니지만, 그 정도의 변화, 세대를 구분할 수 있을 만한 이행이어야 현재 iTMS, 나아가 아이튠즈 스토어 전체 콘텐츠가 서비스를 지탱할 기둥 정도는 될 수 있다는 의미이죠.
 
 


 사실 영화나 TV 프로그램 스트리밍은 넷플릭스나 아마존이 강세를 보이며, 전자책도 아마존, 음악은 판도라나 스포티파이, 유튜브, 그나마 아이튠즈 스토어가 붙잡고 있던 게 음원 다운로드입니다.
 
 그걸 스트리밍 서비스가 파이를 가져가고, 스트리밍 시장이 커지면서 위협을 받게 되었다면 사수해야 할 충분한 명분이고, 또한, 영화나 TV 프로그램의 스트리밍이나 다운로드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 분명합니다. 하나의 계정으로 여러 콘텐츠를 한 번에 즐긴다는 점은 사용자 경험에서 중요하니까요.
 
 애플은 새로운 스트리밍 서비스와 함께 차세대 애플 TV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복합적인 콘텐츠 제공에 애플 TV는 가장 내세우기 쉬운 기기이고, 다른 라인과 다르게 아이팟 터치의 리프레시가 주목되는 바도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하기에 적합한 기기라는 데 있습니다.
 
 같은 맥락의 준비라면 종합했을 때 아이튠즈 스토어가 다음 세대로 넘어갔는지 판단할 잣대 중 하나가 될 것입니다. 이 실마리를 iTMS가 제시할 수 있을지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