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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T일반

다임러, 자율 주행 트럭 운행을 허가받다


 얼마 전, 테슬라의 창립자이자 CEO인 엘론 머스크는 '곧 인간이 운전하는 것은 불법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막연히 먼 미래의 공상으로만 여겼던 것이 가깝게 다가왔음을 느끼게 하는 발언이었고, 자율 주행 차량에 대한 관심도 높여 놓았죠.
 


다임러, 자율 주행 트럭 운행을 허가받다
 
 이미 운전대를 잡지 않고, 주차할 수 있는 기술은 꽤 보편적인 것이 되었습니다. 더는 신기한 것보다 이 기술이 어떻게 발전하여 주차 외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을지 기대할 단계가 된 것입니다. 자율 주행 차량이 올해 대거 등장할 것으로 보이면서 기대감은 최고조인데, 다임러가 첫 방망이를 휘둘렀습니다.
 
 


 독일의 자동차 그룹 다임러 AG는 자회사인 프라이트라이너가 오랜 시험을 통과하여 미국 네바다주 교통부로부터 자율 주행 트럭을 고속도로에서 운행할 수 있는 면허를 획득했다고 밝혔습니다. 해당 트럭은 인스피레이션 트럭(Inspiration Truck)이라는 모델로 독일에서 1만 6,000km의 시험 주행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인스피레이션의 자율 주행 시스템은 전면의 레이더와 입체 카메라, 적응형 크루저 제어 기술을 이용하여 구현한 것으로 18도 시야각으로 250m까지 감지하는 레이더와 130도 시야각으로 70m까지 감지하는 레이더로 넓은 반경을 탐지하여 도로 상황을 파악합니다.
 
 그리고 카메라가 45도 시야각으로 100m까지 탐색하여 차선을 인식하는데, 이를 하이웨이 파일럿(Highway Pilot) 기술과 연결하여 차선 안정성, 충돌 회피, 속도 제어, 제동 등을 처리하는 방식입니다.
 
 또한, 크루저 제어 기술은 고속도로에서 일정한 속도를 유지하기 위해 자동차 간 간격을 자동으로 조절하여 차선을 변경하거나 상황에 맞춰 대응하도록 설계되었습니다. 기술 사항만 보면 고속도로가 아닌 복잡한 일반 도로에서는 직접 사람이 운전해야겠지만, 미국의 고속도로 상황을 고려하면 자율 주행 차량을 운행하고, 기술을 검증하기는 충분할 것이라 봅니다.
 
 


 인스피레이션에 발급한 자율 주행 허가는 전 세계 최초입니다. 일자리나 위험성 등의 논쟁은 아주 오래전부터 있었기에 자율 주행 차량 자체가 뚜렷하지 못한 것이었는데, 다임러의 첫걸음은 의미가 큽니다.
 
 많은 업체가 자율 주행 차량의 출시를 예고했지만, 제도적으로 자율 주행 차량을 허용할 수 있는가는 별개인 문제로 시험 주행이 아닌 상업화 가능성까지 있음을 증명해야만 했습니다. 또한, 증명하더라도 자율 주행 기술이 안정적이라는 인식을 심어줄 시간과 방편이 필요하죠.
 
 인스피레이션은 무인 자동차는 아니므로 운전석에 사람이 탑승하긴 하지만, 자율 주행으로 직접 운전할 필요가 없으며, 다임러 트럭의 북미 지사는 '운전자가 아닌 물류 담당자로 불러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대신 운전석에 앉은 사람은 휴대전화를 이용하거나 자는 등 기존 운전에서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을 똑같이 할 수 없기에 운전이라는 업무의 피로도를 줄일 수는 있겠지만, 사람을 대체하는 수준까지 다가간 것은 아닙니다. 단지 자율 주행 시스템으로 연료 소비나 물류 운반 소요 시간 등을 관리하기 수월해지는 효과를 볼 것입니다.
 
 이는 자율 주행 차량을 상업적으로 이용할 방안을 '무작정 운전자를 없애고 인건비를 낮추는 것'이 아닌 업무 강도를 줄이되 자율 주행 차량을 이용하기 위한 운전자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운행 규정도 운전자의 존재가 운전에 개입해야 하는 걸 방증하면서 자율 주행 차량에 대한 인식 전환에도 기회를 줄 수 있으리라 봅니다. 
 
 그건 자율 주행 차량의 개발보다도 더 중요한 부분이며, 단순히 다임러가 첫 번째 타이틀을 차지한 것이 아닌 첫 단추를 잘 끼운 시도를 했다고 필자는 생각합니다. 자율 주행 차량에 대한 사회적인 접근에서 적절했다는 것이죠.
 
 


 물론 미국에서도 네바다 주만 해당하는 내용이므로 전면적인 허용이 이뤄지려면 아직 많은 시간이 걸릴 겁니다. 더군다나 각 지역의 도로 상황에 맞춰 자율 주행 시스템을 조정할 수 있어야 하기에 인스피레이션 이후 자율 주행 차량이 우후죽순 생기리라 보기도 어렵습니다.
 
 그저 다임러의 시도가 어떤 결과를 낳는가에 따라서 자율 주행 차량과 함께 도로를 달릴 미래를 가깝게 느껴야 하고, 막연했던 인식을 전환할 지점이 되었으며, 자율 주행 차량의 미래에 대해서 구체적인 고찰할 때가 되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야 하는 건 명확한 과제입니다.
 
 이제 자율 주행 차량에 탑승할 미래도 훨씬 현실감 있게 상상해야 할 테고, 그런 상상을 해보는 것도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