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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T일반

옐프, '누군가 나를 사주오'


 옐프는 2004년 페이팔의 임원이었던 제레미 스토펠만(Jeremy Stoppelman)이 창립한 지역 기반 정보 서비스입니다. 많은 지도 서비스가 옐프와 정보를 연동하고 있을 만큼 지역 데이터로 10여 년 동안 성장했고, 2012년 IPO를 통해 1억650만 달러를 조달하여 주목받았습니다.
 


옐프, '누군가 나를 사주오'
 
 지난 1분기, 옐프는 130만 달러의 손실을 냈고, 순 방문자 수 증가율은 8%에 그쳤습니다. 서비스 내로 직접 방문하는 이용자가 급격하게 줄어든 것으로 지난해 4분기 증가율은 12.8%였습니다. 실적 발표 후 옐프의 주가는 20% 이상 폭락해버렸죠.
 
 


 실적 부진에 타격을 입은 옐프가 자사를 인수할 의향이 있는 곳을 찾고자 골드만삭스 등의 투자 은행과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회사를 팔겠다는 겁니다. 인수가 이뤄지지 않을 수도 있지만, 회사를 사줄 곳을 찾는다는 것이 옐프의 상황을 짐작하게 하기에 충분한 실마리가 됩니다.
 
 옐프의 문제점은 단순했습니다. 옐프는 지역을 기반으로 하여 예를 들면 동네 미용실이나 마트, 식당 등을 광고 모델로 삼고, 이들 정보를 모아서 제공하되 광고 이익을 거두는 방식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들이 꾸준히 광고 비용을 지급한다는 전제가 필요했는데, 작년 2분기와 3분기만 하더라도 흑자를 냈습니다.
 
 문제는 매출을 유지하려면 더 많은 곳을 끌어모아야 하고, 이것이 마케팅 비용으로 누적하면서 손실이 늘어난 것입니다. 그렇다고 매출이 많이 증가한 것도 아니어서 초기처럼 옐프 등의 서비스에 익숙한 가게가 아닌 곳까지 포용하기 어려웠고, 이런 이유가 매각하려는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매각 소식이 들리자 옐프의 주가는 23%가량 증가했습니다. 인수 가능성이 큰 기업으로 구글이 꼽혔는데, 2009년에 구글은 5억 달러에 옐프를 인수하고자 했지만, 옐프가 거절하면서 무산된 적이 있습니다. 옐프가 원하는 매각 금액은 35억 달러 수준으로 알려졌지만, 구글로서는 옐프를 인수할 충분한 근거가 있기에 가능성이 크다는 것입니다.
 
 


 옐프는 웹 사이트와 앱으로 서비스를 운영하지만, 대부분 이용자가 지역 정보를 찾기 위해 접촉하는 건 구글입니다. 지역 정보를 검색할 때 옐프의 정보가 노출되는 것인데, 이베이에서 옐프 CFO로 이직한 롭 크롤릭(Rob Krolik)은 '옐프의 방문자가 증가율이 낮아진 건 구글이 검색 알고리즘을 개편한 탓.'이라고 말했습니다
 
 달리 말하면 구글의 검색에 따라서 옐프의 성장이 좌지우지될 수 있다는 것이며, 구글이 인수할 가능성이 크다는 데에 기대하게 할 근거라는 겁니다. 그만큼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얘기니까요. 반대로 말하면 구글이 옐프를 인수하여 노릴 생각도 짐작할 수 있고, 그래서 서비스보단 단순한 검색 정보로 인지하게 하였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검색만 옐프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옐프는 2013년에 식당 예약 앱인 싯미(SeatMe)를 인수했고, 음식 배달 서비스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는 옐프가 자사 지역 정보를 활용할 방안을 꾸준히 모색했다는 것이고, 오픈테이블(OpenTable)이 비슷한 사례입니다.
 
 지난해 6월, 여행 예약 사이트, 호텔 예약, 항공기 예약 등 다수 서비스를 보유한 프라이스라인(Priceline) 그룹은 26억 달러에 식당 예약 서비스인 오픈테이블을 인수했습니다. 온갖 예약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라이스라인은 오픈테이블 덕분에 새로운 예약 서비스 사업을 가지게 되었는데, 싯미를 인수하면서 오픈테이블과 경쟁한 곳이 옐프입니다.
 
 꼭 예약 쪽으로 보자는 건 아니지만, 옐프를 비슷한 수준에서 볼 수 있고, 정보 검색만이 아닌 옐프가 보유한 정보를 소유하려는 기업이라면 누구나 노려볼 만 하다는 겁니다. 가령 지도 서비스 업체라면 지도에서 옐프의 리뷰를 보고, 음식 배달 주문이나 식당 예약, 세탁 주문 등을 할 수 있겠죠.
 
 


 다만 옐프의 실적 부진을 볼 때 지역 기반 데이터의 가용성을 둘째치고, 그 가치가 꼭 필요한 것인지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굳이 해당 정보를 채용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기 쉽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지역 기반이라는 건 해당 지역을 생활권으로 하는 사용자가 주로 이용하게 된다는 것으로 지역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정보의 가치가 떨어집니다.
 
 그렇다면 익숙하지 않은 고객에게 새로운 정보를 줄 수 있는 발판으로 옐프가 활용되어야 한다는 것인데, 그것을 가공하는 것까지 염두에 둔다면 꼭 옐프로 구글이나 지도 서비스 등이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장담할 수 없다는 겁니다. 그런 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는 인수의향자가 나타날지 두고 봐야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