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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T일반

도미노 피자의 기술 브랜딩


 업종을 따지지 않고 웹 페이지나 SNS 계정을 가진 곳은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기술 부문 업체가 아니고서는 기술 접근에 한계가 있고, 그런 만큼 차이도 분명히 있죠. 애초에 그럴 필요성을 느끼는 것부터 시작해야 하지만, 쉽지 않습니다.
 


도미노 피자의 기술 브랜딩
 
 식음료 업계의 가장 유명한 업체인 스타벅스는 일찍부터 기술에 대한 접근을 활짝 열어두었습니다. 스마트폰으로 미리 음료를 주문할 수 있게 하거나 매장에 무선 충전 매트를 설치하는 등으로 기술 접근이 활발한 젊은 고객층을 제대로 붙잡고 있습니다.
 
 


 도미노 피자는 트위터를 이용한 피자 주문 시스템을 마련했습니다. 트위터 계정인 @Dominos로 피자 모양의 이모티콘을 보내는 것으로 주문을 완료할 수 있는 이 시스템은 5월 20일부터 미국 고객들이 이용할 수 있습니다.
 
 도미노 피자 CEO 패트릭 도일(Patrick Doyle)은 '트위터로 고객은 5초 안에 주문할 수 있다.'고 말했으며, 이를 통해 디지털 주문이 50%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주문이 빨라지는 만큼 주문량도 증가하리라는 겁니다.
 
 그런데 도미노 피자는 이미 온라인 주문이 가능하고, 어려운 방법이 아님에도 트위터 주문이라는 생소한 방식을 선보인 이유가 무엇일까요? 주문량의 증가조차 기존 온라인 주문 고객이 트위터 주문을 주로 시도할 텐데 기대한다는 점이 의아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외부 서비스를 통해서 주문을 가능하게 했다는 점이 트위터 주문 도입의 가장 큰 의미입니다. 대부분 업체의 주문은 자체 시스템에 고립해 있으며, 주문 방식이나 결제도 각 주문 시스템마다 다르게 적용되어 있습니다. 특정 브랜드를 선호하는 소비자가 아니라면 개별적인 주문 방식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합니다.
 
 그렇지만 트위터 주문은 그럴 필요가 없고, 오히려 트위터라는 서비스에 묶여 있습니다. 주문 방식 중 하나를 고르는 것이 아니라 트위터를 이용한다면 피자 주문을 도미노 피자로 하도록 유도하며, 이모티콘을 이용하는 흥미로운 시스템이 그저 피자를 먹기 위한 주문에서 도미노 피자라는 브랜드를 이용하는 주문으로 변화를 얘기합니다.
 
 


 실제로 도미노 피자가 트위터에 관련 트윗을 올리자 많은 사람이 피자 이모티콘을 이용하여 답을 했습니다. 아직 주문이 발생하진 않지만, 마치 예비 주문자처럼 줄을 선 겁니다. 중요한 건 도미노 피자의 이런 시도가 이번만이 아니라는 데 있습니다.
 
 도미노 피자 엔터프라이즈는 호주, 네덜란드, 뉴질랜드 등에서 도미노 브랜드의 프렌차이즈 권리를 가진 곳으로 본사와는 다르지만, 도미노 브랜드에 깊게 관여하고 있는데, 도미노 피자 엔터프라이즈는 얼마 전 '7월 말까지 호주와 뉴질랜드 전역에 GPS를 이용하여 피자 배달 추적 시스템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도미노 피자는 이 시스템이 우버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고객은 스마트폰 앱을 이용해서 자신이 주문한 피자의 이동 경로를 확인할 수 있고, 재미있는 건 배달원의 이름이나 배달 중 듣고 있는 음악, 이동 속도 등의 정보도 함께 제공한다는 점입니다.
 
 피자를 받고자 굳이 이런 정보를 알아야 하나 싶겠지만, 트위터 주문과 마찬가지로 단순히 피자만을 위한 주문이 아닌 도미노 피자라는 브랜드를 소비한다는 느낌을 주기 위한 브랜딩의 하나인 셈입니다. 추적 시스템은 태블릿이나 TV로도 확인할 수 있으며, 네덜란드, 일본, 프랑스, 벨기에에도 도입할 계획입니다.
 
 피자 하나 팔기 위해 이렇게까지 하나 싶을 수 있으나 이런 방식들이 하나씩 모이면서 도미노 피자라는 브랜드를 기술과 가까운 곳으로 인식하게 하고, 새로움을 거듭하는 기술 분야로 젊은 브랜드임을 강조하는 건 인상적입니다. 적어도 스마트폰처럼 어떤 판도를 바꿀 기술의 등장에서 '도미노 피자는 빠르게 대응한다.'는 점을 인지하도록 하는 것으로 충분히 이득을 볼 것입니다.
 
 


 도미노 피자가 이렇게 기술 접근을 시도하기로 한 건 꽤 오래전부터입니다. 2009년, 도미노 피자는 유튜브에 올라온 동영상 하나로 홍역을 치릅니다. 한 매장의 직원들이 주문받은 피자로 장난을 쳤으며, 콧속에 넣은 치즈를 피자에 얹는 등 모습이 영상에 담겼기 때문입니다. 이에 고객들은 분노했고, 도미노 피자에 대한 신뢰도는 매우 떨어졌습니다.
 
 그러자 패트릭 도일은 44시간 만에 사과 동영상을 유튜브에 게재했고, 100만 명 정도가 시청했으며, 설문 조사에서 긍정적인 평가가 상승하여 신뢰도를 10% 정도 회복했습니다. 이어 피자 턴어라운드(Pizza Turnaround) 계획을 통해서 피자를 새로 개발했고, 이후 SNS를 통해 대응하는 전담팀을 마련하여 트위터나 페이스북에 올라온 도미노 피자에 대한 불만에 대해 죄다 사과하고, 대응하는 방식으로 바꾸었습니다.
 
 가령 '피자를 시켰는데, 아직도 도착하지 않고 있다!'라는 트윗이 올라오면 '도미노 피자입니다. 고객님이 불편을 겪으신 것에 대해 죄송하며, 해당 문제점을 빠르게 해결하겠습니다.'라는 식으로 답글을 보낸 겁니다.
 
 이는 도미노 피자가 고객과 소통하는 브랜드라는 인식을 싹트게 했는데, 이런 가능성을 인지하자 기술 접근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게 된 것입니다. 작년에는 드론을 이용한 피자 배달까지 시험했으니 기술 접근이 도미노 피자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