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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T일반

유럽 통신사, '인터넷 광고 차단하겠다.'


via_Digital Trends


 구글과 페이스북의 총 매출의 90%는 광고에서 나옵니다. 특히 페이스북은 모바일 전략으로 광고 매출의 73%를 모바일에서 거두었는데, 사실상 구글과 페이스북이 지금처럼 살아남기 위해서는 광고라는 존재가 꼭 필요한 겁니다. TV 방송에 광고가 있듯이 말이죠.
 


유럽 통신사, '인터넷 광고 차단하겠다.'
 
 인터넷 광고에 익숙해진 사용자가 많긴 하지만, 사용자로서는 광고가 없는 편이 서비스를 이용하기에 방해물이 없는 건 맞습니다. 간혹 광고로 좋은 정보도 얻으나 무분별한 광고에 질색하기도 하니까요. 그런데 유럽 통신사들이 이 점이 문제가 있다는 의견을 냈습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유럽의 통신사들이 인터넷 광고를 차단하려는 계획을 세웠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스라엘 스타트업인 샤인(Shine)이 개발한 광고 차단 기술을 적용하여 광고를 원하지 않는 자사 고객에게 해당 기술을 제공하겠다는 겁니다. 이미 사용자가 광고를 차단할 수 있는 애드블록 같은 기능이 있긴 했지만, 이 기술은 웹페이지뿐만 아니라 앱의 광고까지 차단할 수 있는 것으로 모바일 이용자를 겨냥한 것입니다.
 
 샤인은 유럽 통신사 외 여러 지역의 통신사와 협력 중이라고 밝혔고, FT는 이런 움직임이 통신사가 구글이나 페이스북 등을 압박하려는 조치라고 설명했습니다.
 
  샤인의 마케팅 담당자인 로이 카시(Roi Carthy)는 '너무 많은 광고가 인터넷 환경을 오염시키며, 데이터 요금의 10~50%가 광고로 소비한다.'면서 인터넷 기업들이 무임승차하고 있다고 주장했는데, 통신사로서는 망 중립성 문제와 얼마 전 구글이 선보인 통신 서비스인 파이(Fi)의 존재가 거슬렸을 테고, 샤인은 주장이 인터넷 기업들을 견제하기에 좋은 수단이라고 판단한 모양입니다.
 
  또한, 샤인이 저런 주장을 하는 것도 자사 이익이 될 가능성이 큰 탓인데, 구글 등은 광고 차단 프로그램인 애드블록 플러스가 방해되자 지난 2월에 개발사에 돈을 지급하여 해결하고자 했습니다. 샤인이 모바일 광고 사업에 방해된다면 똑같이 접근할 가능성이 크겠죠.
 
 


  샤인과 통신사들은 입을 모아 '소비자가 광고를 보지 않을 권리도 있다.'고 주장합니다. 광고 차단은 소비자 권리를 증진하는 행보이며, 소비자 이익을 위한 것으로 전달하기 위함입니다. 그러나 상기했듯이 소비자 권리보단 서로의 이익에 중점을 두고 있다는 걸 알 수 있고, 해당 주장은 닭이 먼저인가, 알이 먼저인가 수준에 지나지 않습니다.
 
  과거에는 통신 인프라가 훨씬 중요할 때가 있었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로 중요하긴 하지만, 서비스의 존재보다 인프라의 중요성이 더 컸다는 겁니다. 하지만 오늘날 어떤 서비스의 규모는 통신 사업자에게도 중요한 부분이 되었습니다. 각종 서비스의 이용이 높을수록 이익으로 되돌아오기 때문입니다.
 
 단지 통신사가 원하는 건 서비스의 이용을 높이되 통신 인프라의 중요성이 더 우위에 있어야 한다는 것으로 광고를 차단하겠다는 행동에서도 잘 나타납니다. 그러나 반대로 말하면 인터넷 서비스의 존재가 현재 통신 인프라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존재인 겁니다. 더 빠른 통신망이나 요금 정책 등의 경쟁을 위해서 말입니다.
 
 그러려면 광고를 기반으로 한 인터넷 기업의 성장도 함께 이뤄져야 하는데, 매출 전부라고 할 수 있는 광고를 통신사가 직접 차단하겠다는 건 굉장히 바보 같은 생각입니다. 물론 목적은 견제에 있으나 발상은 역행하는 데 있다는 겁니다.
 
 무엇보다 소비자가 광고를 차단할 권리는 있다고 보지만, 그게 통신사가 차단해야 할 권리까지 대변하진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TV 광고 시간에 광고를 원하지 않으면 다른 채널로 돌리는 정도는 충분히 소비자가 할 수 있으니까요.
 
 


 광고를 차단하려는 통신사가 노리는 건 광고 시장을 장악은 아닙니다. 실제 차단했을 때 법적인 분쟁이 발생할 수 있기에 장시간 차단하는 건 어렵죠. 그저 단 몇 분이라도 차단할 수 있다면 구글이나 페이스북 등에 큰 피해를 줄 수 있고, 유리한 지점을 차지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현재 구글은 EU 공정거래 당국과 반독점 법정 싸움을 앞둔 상황이어서 통신사들이 칼자루를 쥐기에 적절한 시기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통신사들이 인터넷 광고를 차단할 권리를 얻게 되는 건 아니라는 게 필자의 의견입니다.
 
 그건 전체 인터넷 통신 시장에서 통신사가 지닌 권력만을 내세우는 것이고, 균형적인 발전을 위해 유해하기 때문입니다. 불공정하다고 판단한다면 그에 맞는 법적 대응을 하는 것이 옳으며, 이런 걸 올바른 경쟁이라고 표현하진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