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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T일반

스타벅스-스포티파이 제휴와 별

via_TweakTown


 스타벅스와 애플의 제휴 역사는 깁니다. 2007년에 아이튠즈 뮤직 스토어를 이용하는 고객에 무료로 와이파이를 이용할 수 있게 해줬고, 스타벅스에서만 내려받을 수 있는 음원을 제공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미국의 스타벅스 고객이라면 익숙할 '픽 오프 더 위크(Pick of the Week)'는 스타벅스 카드를 등록한 고객에게 매주 새로운 유료 앱이나 음악을 무료로 제공하는 행사로 4년 동안 진행하고 있습니다.
 


스타벅스-스포티파이 제휴와 별
 
 스타벅스가 오랜 시간 애플과의 제휴를 이어온 것은 애플 고객을 스타벅스 고객으로 바꾸어 놓을 목적도 있었지만, 스타벅스 매장에서의 경험을 중요하게 생각한 덕분입니다. 애플 고객이라면 스타벅스 매장에서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인상을 주기 위함이었고, 무료 와이파이를 제공한 시점인 2007년은 애플이 아이폰을 출시한 해로 경험을 극대화할 수 있는 시기로 판단했기 때문이죠.
 
 


 스타벅스는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인 스포티파이와 제휴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번 제휴로 다가오는 여름부터 미국의 7,000여 개 스타벅스 매장에서 직원들이 선정한 음악을 스포티파이 앱으로 제공하게 됩니다. 이에 스타벅스 직원들은 프리미엄 계정을 부여받습니다.
 
 이는 스타벅스가 매장 내 음악 재생 방식을 CD에서 스트리밍으로 바꾼 것으로 다른 스트리밍 업체를 찾지 않는다면 장기적인 제휴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그리고 음악을 재생하는 것뿐만 아니라 매장의 고객들은 스마트폰 앱을 이용하여 선곡을 평가하거나 선곡 목록에 원하는 음악을 추천할 수 있습니다. 또한, 스타벅스 회원들은 스타벅스에서 모은 별을 스포티파이에서 음악을 듣는 데 쓸 수 있고, 스포티파이의 유료 회원들은 스포티파이에서 별을 적립하여 음료로 교환할 수 있습니다.
 
 스타벅스가 외부에서 별을 적립할 수 있게 한 건 처음 있는 일이며, 새로운 실험인 만큼 스포티파이와의 제휴가 단순히 매장 내 음악만 재생하려는 조치는 아닌 겁니다.
 
 


 스포티파이 고객이라면 스타벅스 매장에서 음악 선곡 등의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으니 매장 이용을 공고히 할 수 있고, 스타벅스 고객이 스포티파이를 이용하도록 유도할 수 있기에 스타벅스와 스포티파이 양쪽이 긍정적인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중요한 건 스포티파이의 창립자이자 CEO인 다니엘 엑(Daniel Ek)이 '매장 밖에서도 스타벅스의 선곡 목록에 접근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는 겁니다. 이는 고객이 매장 밖에서 스마트폰으로 음료를 주문하는 것처럼 매장에 있지 않더라도 스타벅스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한 것이며, 디지털 기술을 이용한 고객 대응, 브랜딩의 한 형태로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마이 스타벅스 리워드 프로그램의 별에 대한 사업 영역의 확장도 방증합니다.
 
 스포티파이 유료 회원이 별을 얻을 수 있는 것은 제휴 조건의 하나로 스타벅스는 해당 권리를 스포티파이에 주는 대신 별의 적립에 따른 금액을 스포티파이로부터 받습니다. 즉, 지급하는 별은 스포티파이의 주머니에서 나가며, 스타벅스는 무료 음료를 마시러 온 스포티파이 고객에 다른 푸드류를 판매하거나 스타벅스 방문을 부추길 여지를 만듭니다.
 
 자사 혜택 프로그램을 타사와 연동한 수익 모델로 바꿔놓은 거죠. 이를 단초로 스포티파이 외 다른 디지털 서비스와 별의 연동, 그리고 스타벅스 매장으로의 유도와 새로운 경험의 창출도 예상할 수 있습니다. 분명 추세에 맞춰 CD에서 스트리밍으로 음악 재생을 넘어간 것이겠지만, 이 틈을 새로운 사업의 발판으로 삼은 건 그동안 애플이나 스퀘어 등의 기술 업체와의 제휴에서 얻은 경험이 영감이 되었으리라 생각합니다.
 
 


 스타벅스 CEO 하워드 슐츠는 '별을 통해 외부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은 우리의 장기적인 계획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슐츠는 본래 기술 시장에 관심이 많았고, 덕분에 다양한 기술 시도를 스타벅스 매장에 적용했으며, 이번에는 성장 중인 스트리밍 서비스와 엮은 디지털 생태계의 확장입니다. 오프라인 매장과 디지털 생태계가 결합하는 아주 흥미로운 시도죠.
 
 슐츠가 직접 장기적인 계획이라고 말한 만큼 스포티파이 이후 어떤 제휴가 이뤄질 수 있을지 궁금하며, 쿠폰 수준이었던 별을 통한 생태계가 어떤 모습으로 작동할 수 있을지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