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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T일반

기가옴, 8월에 재개한다


 필자는 어제 '리코드, 복스 미디어에 인수되다'라는 글을 통해 3월에 문을 닫은 기가옴을 언급했습니다. 복스의 리코드 인수에 대한 이유를 설명하기 위함이었지만, 같은 날 기가옴(Gigaom)도 노잉리 코프(Knowingly Corp)에 인수되었습니다.
 


기가옴, 8월에 재개한다
 
 노잉리는 생소한 회사지만, 기가옴은 살길을 찾았으며, 인수 소식에 기가옴이 옛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기가옴은 자사 웹 사이트를 통해 '노잉리에 합류하게 되었다.'라고 알렸습니다. 사이트를 개편하여 8월부터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것이며, 이전과 똑같은 모습일지, 아니면 다른 방향을 잡게 될 것인지 구체적인 사항은 말하지 않았습니다.
 
 기가옴이 문을 닫는 결정을 한 건 재정 독립 매체로서 트래픽 부족에 따른 재정 압박이 원인이었지만, 노잉리라는 모체를 찾았기에 단시간에 다시 폐간하진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노잉리는 작년에 설립된 미디어 스타트업으로 이름이 많이 알려지진 않았으나 설립자이자 CEO인 바이런 리스(Byron Reese)는 디맨드 미디어(Demand Media)에 CIO로 6년 동안 근무한 인물입니다. 디맨드 미디어는 2010년과 2011년에 온라인 미디어 시장에 큰 화두였던 업체로 검색 최적화를 통해 트래픽을 끌어올리는 것을 수익 모델로 삼았습니다.
 
 2011년에 IPO를 하였고, 한 때 뉴욕타임즈의 시가총액을 뛰어넘으면서 미래 온라인 미디어의 생존에 빠지지 않고 등장했었는데, 과도한 클릭 유도로 미디어가 아닌 낚시 사업을 한다는 비판에 현재는 주가가 반 토막이 난 상태입니다.

 재미있게도 현재 노잉리가 주력하는 사업이 디맨드 미디어에서 뻗어나온 것으로 이를 토대로 웹 사이트 분석 도구를 제공하거나 미디어 사이트를 운영 중입니다.

via_IT Pro Portal


 상기한 대로면 부정적인 시선으로 노잉리를 볼 수 있겠지만, 디맨드 미디어의 문제점을 해결하여 개선하고자 설립된 곳이 노잉리입니다. 그렇기에 모체로서는 적절한 회사라고 설명할 수 있는데, 오히려 우려스러운 건 기가옴입니다.

 기가옴은 뉴스 전달과 함께 리서치와 컨퍼런스가 주요 콘텐츠 전략이었습니다. 하지만 고급화를 표방한 미디어였으나 테크크런치나 더버지 등의 미디어처럼 묵직하지 않은 뉴스를 전달하지 않을 수 없었고, 그 점이 작년에 올싱스디를 이어 창간된 리코드 같은 무게감을 만들지 못했습니다. 갈수록 매우 어중간한 매체로 자리한 것이 월간 방문자가 줄어들게 된 이유였죠.

 하지만 컨퍼런스 모델과 고급화에서 나타난 저조한 트래픽 문제는 리코드도 겪은 것이며, 창간 1년 6개월 만에 리코드는 복스의 지붕으로 들어갔습니다. 콘텐츠 방향을 바꾸는 건 아니지만, 복스의 다른 미디어인 더버지와 리코드를 융합하여 시너지를 내겠다는 겁니다.

 그렇기에 노잉리에 단독으로 존재한 기술 미디어로써 기가옴의 개편은 사이트의 외형뿐만 아니라 콘텐츠 전략의 수정도 필요합니다. 디맨스 미디어를 빌어 노잉리를 생각해보면 더버지 같은 매체가 될 가능성이 크지만, 그런 매체는 기가옴이 아니더라도 계속 생기고 있으며, 기존 기가옴의 특징을 없애는 게 될 것입니다.

 그렇다고 다시 어중간한 매체로 재개할 수는 없겠죠. 기가옴이 지닌 가장 큰 고민이자 고민의 해답이 재개 후 위치를 결정할 단서가 되리라 봅니다.


 기가옴의 대표 기자였던 매튜 잉그램(Mathew Ingram)을 비롯한 많은 인력이 폐간 결정에 이미 이직한 상태입니다. 예정 없던 갑작스러운 결정으로 회사를 옮겨야 했던 직원들이 다시 돌아올 것으로 보이지 않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기가옴을 바꿀 기회로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기가옴은 올해로 설립 10년 차에 접어들었습니다. 10년을 맞이하기에 중요한 지점에 선 것인데, 복스가 리코드를 인수한 것과 함께 얼마 전에는 버라이즌이 테크크런치가 속한 AOL을 인수하면서 기술 전문 미디어 시장도 새로운 경쟁에 돌입하게 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8월, 기가옴이 부활했을 때 미묘하게 복잡해진 판도를 좀 더 구체적으로 얘기할 수 있으리라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