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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T일반

썬더볼트 3의 USB-C 지원이 반가운 3가지 이유


 인텔과 애플이 협력한 썬더볼트 인터페이스가 라이트픽(Light Peak)이라는 코드명으로 처음 공개한 지 6년 째입니다. 애플은 2011년부터 처음 썬더볼트 인터페이스를 채용한 후 꾸준히 지원했습니다. 하지만 생각처럼 보급이 이뤄지지 않았죠.
 


썬더볼트 3의 USB-C 지원이 반가운 3가지 이유
 
 지난 3월, 애플은 12인치 맥북을 공개했습니다. 맥북에서 가장 주목할 부분은 1개의 USB-C 단자만 탑재되었다는 것이었는데, 이는 여태 애플이 밀었던 썬더볼트의 행방에 의문을 낳는 것이었습니다. 썬더볼트를 포기할 가능성을 가졌다는 의미일 수도 있었기 때문이죠. 하지만 해답은 대만에서 나왔습니다.
 
 


 인텔은 대만에서 열린 컴퓨텍스 2015에서 새 썬더볼트 규격인 '썬더볼트 3'를 공개했습니다. 최대 100W의 전력을 공급할 수 있으며, 전송 속도는 최대 40Gbps로 썬더볼트 2보다 2배 빨라졌습니다. 썬더볼트를 처음 공개할 당시 최대 전송 속도가 10Gbps였던 걸 생각하면 많이 발전한 셈이죠.
 
 또한, 4K 모니터를 2개, 5K 모니터를 1개 연결해서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걸로 기대할 수 있는 건 애플이 새로운 썬더볼트 디스플레이를 출시할 수 있다는 것으로 현재 제품은 구형 디자인과 가격대성능이 떨어지기에 가능성이 큽니다.
 
 그러나 썬더볼트 3에서 가장 흥미로운 건 'USB-C 지원'입니다. 기존 썬더볼트는 썬더볼트 단자를 지원해야만 연결할 수 있었지만, 썬더볼트 3 단자에 USB-C 커넥터를 꽂을 수 있다는 겁니다. 이는 인텔이 USB 개발에 관여한 덕분이기도 하지만, 썬더볼트를 USB에 대항한 독자 규격으로 만드는 걸 포기했다는 의미키도 합니다. 대신 썬더볼트의 방향을 바꾼 거죠.
 
 USB 3.1의 최대 전송 속도는 10Gbps로 썬더볼트 1 수준입니다. 그리고 최대 100W의 전력을 공급할 수 있으므로 썬더볼트 3보다 최대 전송 속도는 낮지만, 안정적인 전송 수준을 유지한다고 했을 때 큰 차이가 없으며, 훨씬 대중적이죠. 고로 여태 대중성을 찾으려 했던 썬더볼트는 그럴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그리고 여기에 썬더볼트 3의 USB-C 지원이 반가운 3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썬더볼트 지원 PC의 증가'입니다. 썬더볼트 단자를 탑재한 PC가 몇 번 등장하긴 했지만, 사실상 맥에만 적용된 것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썬더볼트 주변기기를 맥 이외 기기에서 사용할 수 없다는 점은 꽤 불편했죠.
 
 가령 썬더볼트 주변기기 중 가장 인기 있는 제품인 벨킨의 익스프레스 독은 랩톱의 확장성을 올려주는 기특한 제품이지만, 대역폭 문제로 썬더볼트 용만 출시되었습니다. 그러나 썬더볼트 지원 기기가 늘어나면 익스프레스 독처럼 대역폭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제품의 범용성도 지금보다 좋아질 것입니다.
 
 두 번째는 '통합'입니다. 신형 맥프로에 탑재한 6개의 썬더볼트 단자를 충격적이었습니다. 애플이 썬더볼트를 얼마나 밀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기도 했죠. 다만 확장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피할 수가 없었는데, 이는 다른 썬더볼트 채용 제품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차라리 USB 단자를 하나 더 넣지.'였으니 그런 점도 썬더볼트 3가 USB-C를 지원하면서 해결되리라 봅니다.
 
 세 번째는 '인텔과 애플이 썬더볼트를 포기하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애플이 1개의 USB 단자를 탑재한 맥북을 내놓자 썬더볼트의 위기가 거론되었지만, 그렇진 않은 모양입니다.
 
 썬더볼트가 처음 등장했을 때 넓은 대역폭으로 통합한 단자가 모든 걸 해결할 수 있으리라 기대를 모았습니다. 하지만 보급이 어려운 탓과 높은 가격, 그리고 누구나 썬더볼트가 필요하진 않다는 걸 깨닫자 과도하기만 한 기술이 되었습니다. 이번 결정으로 보급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된다면 파이어와이어처럼 사장되는 일은 면할 수 있을 테고, 적어도 당장 포기할 생각이 없다는 건 알렸죠.
 
 


 물론 USB-C 단자를 지원한다고 해서 썬더볼트의 보급이 지금보다 빠르게 늘어난다고 예상하긴 어렵습니다. 여전히 해결해야 할 일이 많고, 일반인들은 USB가 더 매력적이며, 썬더볼트의 존재를 알리는 것부터가 난항이니까요. 가격 문제도 더 나아져야 할 부분입니다.
 
 단지 억지로 유지하는 것처럼 보인 썬더볼트가 기회를 얻었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썬더볼트 보급은 계속해서 진행되었지만, USB-C 지원으로 전환점을 맞은 건 사실이니까요.
 
 상기한 3가지 이유를 토대로 썬더볼트가 지향하는 바에 도달할 수 있을지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