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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T일반

미국을 떠나는 중국 기업


 중국 기업의 미국 증시 IPO는 한때 대유행이었습니다. 중국 시장에 관심 많은 투자자가 모였고, 폐쇄적인 중국보다 자유롭게 자금 조달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중국 기업들이 앞다투어 IPO를 진행했으며, 알리바바에 가서 정점을 찍었죠.
 


미국을 떠나는 중국 기업
 
 그나마 알리바바는 중국 내 시장에 머물지 않고, 사업을 확장하려는 움직임이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중입니다. 문제는 그렇지 않은 중국 기업들이 미국 증시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면서 저물고 있으며, 중국 기업에 대한 기대가 높았던 투자자들도 중국 기업이 아닌 기업들의 중국 진출에 다시 눈을 돌리면서 중국 기업에 대한 관심이 식어가고 있습니다.
 
 

via_Reuters


 중국의 페이스북으로 불린 '렌렌(Renren)'이 상장 폐지를 결정했습니다. 렌렌은 페이스북의 아류작으로 트위터의 아류작인 웨이보(Weibo)와 중국에서 경쟁한 최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였습니다. 그러나 미국 증시 분위기에 따라 4년 만에 개인 회사로 돌아가기로 한 것입니다.
 
 2011년, 렌렌이 IPO로 6억 달러를 조달할 것으로 분석가들은 예측했으나 거래 첫날 주가가 50% 가까이 오르면서 7억 4,340만 달러를 조달했습니다. 사실 이때부터 중국 기업 IPO 대박을 노린 투자자가 늘어났으며, 연이어 중국 기업들이 미국 증시에 뛰어들게 되었죠.
 
 하지만 20달러까지 올랐던 주가는 현재 4달러에 불과하며, 공모가인 14달러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사실상 주식 시장에서 가치를 완전히 상실한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 부닥친 기업이 렌렌만이 아닙니다.
 
 렌렌과 함께 2011년 상장한 어린이 게임 제작사인 타오미(Taomee), 게임 제작사인 디주청스(第九城市)와 완메이스제(完美世界), 중국 최대 온라인 교육 망을 가진 쉐다교육(學大敎育) 등은 이미 상장 폐지를 완료하고, 중국으로 돌아갔습니다. 재미있는 점은 이들 회사가 어려운 지경에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다는 겁니다.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먼저 중국 정부의 정책이 외국으로 나간 기업들을 불러모으는 데 효과를 보고 있습니다. 중국은 중국 기업의 자본이 밖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극도로 원치 않았는데, 중국 내 투자 규모보다 미국이 낫다고 생각한 중국 기업들은 중국에 머물러 있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중국 기업의 회귀를 바라는 캠페인을 벌어는 등 움직였죠.
 
 그러나 중국 정부의 움직임이 핵심 원인이 된 건 아닙니다. 가장 큰 문제점은 미국 증권 투자자들이 중국 기업의 상황을 파악하기에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없었으며, 정부의 개입이 투자 상황을 불투명하게 했고, 특히 개인 투자자가 뛰어들기에 불확실한 요소를 많이 가진 탓에 보통 첫날 거래에서 주요 투자자들이 올려놓은 주가에 따라가지 못했었습니다. 쉽게 말해서 인식이 좋지 않았다는 겁니다.
 
 그렇다고 인식을 바꾸려는 노력이 있었는가하면 그렇지도 않았습니다. 중국 기업들은 항상 중국 내 상황을 낙관적으로 해설했는데, 투자자들이 바라는 건 중국에서만 굴러가는 사업이 아니라 중국을 기반으로 확장할 수 있는 사업에 대한 기대가 컸기에 서로 맞지 않았던 것입니다.
 
 중국 기업으로는 자국의 경제 규모가 점점 커지는 것을 강력한 매력이라고 주장했으나 투자자들은 그 규모를 외부에서 얻길 바랬는데, 중국의 여전히 고립한 상황에 투자금도 고립해야 하는 중국 기업의 투자에 무작정 달려들 수 없어다는 거죠. 당연히 주가는 빠르게 떨어질 수밖에 없었고, 투자자들은 중국 시장에 투자할 다른 방법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중국 시장과 중국 기업에서 나타나는 괴리가 중국 기업을 미국 증시에서 멀어지게 한 겁니다.
 
 


 다만 여전히 중국 내에서는 이런 기업에 대한 투자가 활발합니다. 펀딩 방식의 투자 서비스도 늘어나고 있고, 스타트업이나 벤처 캐피털의 증가로 호황입니다. 되레 미국 증권가에서 중국 기업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하지 못한 것이 아닌가 할만큼 말이죠.
 
 하지만 명확해진 건 중국 안에서의 기업에 대한 평가와 밖에서의 평가가 다르게 나타난다는 점입니다. 중국 내 크게 성장한 기업이라고 하더라도 중국이라는 울타리를 벗어나는 순간 가치를 잃게 되니 중국 기업의 가치가 과연 자국에서만큼 가치 있는 것으로 봐야 하는가에 의문을 던지게 되었습니다.
 
 중국 기업의 미국 증시 상장 폐지는 한동안 계속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것이 중국 경제와의 새로운 경계를 구분할 단초가 될지 지켜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