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도비는 2013년부터 '크리에이티브 클라우드(Creative Cloud ; CC)'로 클라우드 체제를 시작했습니다. 이후 '마케팅 클라우드(Marketing Cloud ; MC)'와 '도큐멘트 클라우드(Document Cloud ; DC)'로 클라우드 전략을 확대하면서 소프트웨어 클라우드 사업의 선두에 서게 되었죠.
어도비, 클라우드 전략의 효과를 증명하다
기존 소프트웨어의 판매 방식에서 클라우드를 통한 구독 방식의 전환이 과연 도움될 것인가는 줄곧 화제였고, 마이크로소프트 등의 회사도 자사 소프트웨어를 구독 방식으로 전환하기 시작했습니다. 문제는 선두였던 어도비가 뚜렷하게 긍정적인 실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는 데 있었습니다.
지난주, 어도비는 2분기(3~5월)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매출은 11억 6,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 증가했고, 월가 예상치인 11억 8,000만 달러를 밑도는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대신 순이익이 1억 4,75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8,850만 달러보다 67%나 늘었으며, 주당 17센트에서 29센트로 매우 증가했습니다. 한, 조정 순이익도 주당 48센트를 기록하면서 예상치인 47센트를 넘었습니다.
사실 어도비의 전체 실적이 여태 나빴던 건 아닙니다. 순이익은 꾸준히 기대치를 웃돌았는데, 단지 클라우드 실적에 대한 회의감이 앞으로도 어도비를 지탱할 사업인가 하는 데서 나타났다는 데 있습니다.
CC를 처음 시도한 해에 가입자는 110만 명으로 늘었지만, 매출은 엄청나게 줄었습니다. 연간 순이익조차 주당 1.66달러에서 56센트까지 떨어졌으니 클라우드 전략이 과연 어도비를 견인할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는 건 당연한 거였습니다. 더군다나 어도비가 예상한 가입자 수를 지난해 달성하지 못했고, 성장은 했으나 과거의 모습과는 달라진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이번 실적은 그런 회의감을 날려버리기에 좋은 단서들을 제공했습니다. 클라우드 전략으로의 이행이 소프트웨어 사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음을 증명한 것입니다.
지난 1분기, CC 가입자는 51만 7,000만 명으로 집계되었지만, 월가 예상치였던 57만 3,000만 명을 넘어서진 못했습니다. 이익이 상승했음에도 판매가 아닌 구독 방식의 서비스가 되면서 가입자의 증가만이 꾸준한 실적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었는데, 가입자의 성장세가 주춤했던 것입니다. 덕분에 '클라우드 전략의 한계가 나타난 게 아닌가'하는 우려도 있었죠.
가장 큰 걸림돌은 기존 어도비 패키지 제품 사용자들이 CC로 넘어오지 않고 있다는 것이며, 구독 방식은 기간마다 금액을 지급해야 하므로 새로운 기능이 필요하지 않으면 꼭 넘어가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어도비는 장기적으로 보면 클라우드가 저렴하다고 말하고 있지만, 막상 전환하려는 소비자로서는 매월 지출 항목에 소프트웨어를 포함해야 하므로 쉽게 선택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지난 2분기 CC 가입자는 63만 9,000명으로 아주 크게 늘었고, 결국에는 클라우드 고객이 늘어나게 될 것이라는 단초를 제공한 것과 함께 가입자 증가 폭으로 성장세를 보기보단 가입자를 어떻게 유지할 수 있는가에 클라우드 전략의 성패가 있음을 얘기하고 있습니다. 어쨌든 구독자를 붙들어 놓았기에 판매량의 오름과 내림으로 실적이 좌우된 과거와 다르게 구독자가 유지만 되더라도 일정한 매출을 올릴 수 있다는 클라우드 전략의 핵심이 효과가 있다는 겁니다.
여기에 기존 사용자가 계속 클라우드 고객으로 들어올 수만 있다면 안정적으로 사업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고객을 붙들어 두는 새로운 전략으로도 가치가 있고, 체제 전환을 상당히 빠르게 진행한 것에 대해서 '너무 클라우드를 믿는 거 아니냐'는 질문에 '충분히 그럴 가치가 있었다.'는 답변을 내놓은 셈입니다. 클라우드 방식 자체가 소비자 접근에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제품 자체로 경쟁력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 어도비의 클라우드 전략에 힘을 싣은 거죠. 이런 효과는 이후 MC나 DC의 성과를 얘기하는 데 있어서도 핵심이 될 것입니다.
어도비는 실적 발표 후 다음날, CC의 대규모 업데이트 실시했습니다. 새로운 iOS와 안드로이드 용 앱도 공개하면서 모바일에도 신경쓰는 모습을 보였고, 클라우드 전략이 제품의 구독 자체에만 있지 않다는 걸 말하고 싶은 모양입니다. 그 탓으로 기존 가입자를 유지만하더라도 실적에 큰 영향을 끼치 않을 테니까요.
그저 플랫폼의 다양화와 지속한 업데이트가 클라우드 전략이 가진 유지한다는 골자를 살려내는 역할을 하며, 그런 형태가 2분기 실적으로 나타나지 않았나 싶습니다.
앞으로 주목해야 할 것은 어도비의 뒤를 이은 업체들이 클라우드 전략엣 어도비의 성과처럼 고객을 유지하면서 성장 구조를 가질 수 있는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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