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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Yahoo

야후, '다시 몸집 줄이기'


 씨티그룹의 분석가 마크 메이(Mark May)는 지난 2월, 야후의 목표 주가를 60달러로 설정했습니다. 알리바바의 상장과 야후가 보유가 알리바바 주식을 면세 스핀오프 방식으로 주주들에게 배분하기로 한 덕분이었습니다. 알리바바의 IPO는 분명 야후에 좋은 기회가 되었지만, 그 점이 사업에 발목을 잡았기 때문입니다.
 


야후, '다시 몸집 줄이기'
 
 알리바바의 주가는 IPO 이후 빠르게 추락했습니다. 알리바바가 IPO 전에 해결하지 못했던 가짜 상품 문제 등이 터진 탓인데, 이에 엮인 야후도 분위기를 피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자 투자자 압박이 거세졌고, 면세 스핀오프를 결정합니다. 그러나 미국 국세청이 이 사안을 파고들어 무산될 처지에 놓였는데, 투자자들의 눈을 돌려놓았던 야후는 다시 다른 방안을 마련하기로 합니다.
 
 


 야후는 자사 지도 서비스를 포함하여 야후 영화, 야후 TV 등의 서비스를 종료하기로 했습니다. 또한, 야후 코리아가 없어진 것처럼 여러 지역에서 철수하거나 서비스를 줄일 계획이며, 애플 제품에 야후 메일과 연락처 서비스의 지원도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콘텐츠 사업과 서비스 정비로 광고 수익을 기대했던 야후였으나 생각만큼 폭발적인 실적을 보여주지 못하자 투자자들이 건드린 게 알리바바였습니다. 야후는 다시 이익을 낼 장치를 준비해야 하지만, 그동안 시간을 벌어야 하기에 스핀오프를 진행한 것이고, 적어도 스핀오프 이슈가 올해 하반기까진 이어질 수 있으리라 예상했습니다.
 
 그 예상을 국세청이 개입하면서 복잡해진 상황인데, 야후가 자사의 여러 서비스를 종료하기로 한 점이 야후의 그런 분위기를 말해주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서비스 종료가 야후의 위기를 의미하는 건 아닙니다. 단지 이익에 집중할 수 있는 분야만 남기고 정리하겠다는 것으로 어차피 콘텐츠 사업 비중을 늘린 터라 지도 서비스의 효용에 의문이 생기고, 야후 영화나 TV도 다른 콘텐츠 서비스로 대체하고 있으므로 딱히 필요한 존재였다고 보기 어렵죠.
 
 그보다 스핀오프가 불투명해지면서 야후는 실적 회복으로 투자자를 회유할 방법도 급하게 찾아야 하는 상황에서 다시 몸집을 줄인다는 게 더 정확한 해석입니다.
 
 


 스핀오프 결정에 야후의 목표 주가는 60달러가 되었으나 현재 야후 주가는 42달러 수준으로 알리바바 영향으로 50달러까지 치솟았던 걸 잊어버릴 만큼 추락했습니다. 모든 상황이 한꺼번에 발생한 탓에 CEO인 마리사 메이어의 경영 평가까지 악화했죠. 그런 점이 장기화하면서 야후는 투자자 달래기에 급급했으며, 올해는 사업을 정비하는 데 시간을 거의 쓰지 못했습니다.
 
 모바일 광고 플랫폼 선보이면서 도약을 노렸으나 집중해야 한 콘텐츠 사업이 제자리걸음이라 시너지가 폭발적이지 않았고, 결국 되돌아오는 건 투자자를 달랠 방법이 되면서 모바일 광고 플랫폼에 집중할 여지도 없었습니다. 그러니까 경영에도 구멍이 생겼고, 사업에도 구멍이 생긴 겁니다.
 
 그도 그럴 것이 투자자들은 야후가 콘텐츠 사업에 집중한다는 걸 2년 동안 기다렸습니다. 2년이면 무언가 성과를 내겠거니 기대한 것이죠. 그래서 이전까지는 야후에 대한 우려가 깊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야후가 성과를 내지 못했는가 하면 모바일에서의 성장이 뚜렷하게 나타나면서 가능성을 보였습니다.
 
 이런 부분이 극단적으로 나누어지면서 스핀오프와 서비스 종료로 나타난 겁니다. 총체적으로 보면 스핀오프를 통해 투자자들의 알리바바 지분에 대한 기대감을 분산하여 서비스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몇몇 필요하지 않은 서비스를 종료하여 떨어져 나간 투자자들의 눈치를 보지 않으면서 공격적으로 사업에 달려들겠다는 의도입니다. 혹은 스핀오프가 실패하더라도 그동안 사업 몸집을 줄였기에 실적에서 만회할 여지를 만들 수 있다고 여기는 겁니다.
 
 극단적으로 나누어진 경영과 사업을 한곳에 모으고자 몸집을 줄이는 것이죠.
 
 


 그렇기에 야후의 복잡한 상황이 어느 정도 해결되어 정상화 궤도에 들어서려면 빨라도 올해 말, 늦으면 내년 상반기쯤이 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더 힘든 싸움이죠. 다시 긴 시간을 야후에 집중하도록 끌어모으는 데 써야 한다는 건 효율적인 면에서 좋다고 할 수는 없으니까요.
 
 다만 야후가 한 번에 터진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가 있다는 점을 알렸고, 실행한다는 걸 보여줬다는 데서 야후에 대한 전망을 비관적으로만 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야후의 다음 수가 무엇이 될지 매우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