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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Yahoo

야후, 구글 검색으로 넘어간다는 것


 지난달, 야후는 야후 영화, 야후 TV 등의 서비스를 종료하고, 여러 지역에서 서비스를 철수하는 등 조정했습니다. 디스플레이 광고 매출이 감소하는 탓에 서비스 유지 비용을 줄여서 주력하는 모바일 광고에 힘을 주겠다는 의도였습니다. 그런데 검색 광고 매출의 사정을 달랐습니다.
 


야후, 구글 검색으로 넘어간다는 것
 
 야후의 검색 광고 매출은 상승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모질라와 제휴하여 웹 브라우저 파이어폭스에 기본 검색 엔진으로 탑재된 덕을 본 것이기도 했지만, 감소하는 디스플레이 광고와는 다른 모습이었죠. 본래 야후는 콘텐츠 사업으로 디스플레이 광고 매출을 올릴 생각이었으나 콘텐츠 검색에서 발생하는 매출이 더 늘었으니 몸집 줄이기는 야후의 고민에 대한 결정이 무엇인지 잘 보여줍니다.
 
 


 야후가 구글과 검색 결과 및 검색 광고를 공급받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뜬소문이 나왔습니다. 야후는 '검색 결과 제공자와 더불어 여러 제휴사와 작은 실험을 하고 있다.'라고 밝혔지만, 제휴사가 어디인지 말하진 않았는데, 현재 빙 검색을 쓰고 있기에 가장 제휴할만한 업체가 구글이 아닌가 하는 의견이 나오는 겁니다.
 
 이를 뒷받침하는 건 검색 최적화 관련 전문 업체인 SEO북(SEO Book)이 전한 실험 소식입니다. SEO북은 '어떤 웹 브라우저는 야후의 검색 결과가 빙에서 가져오는 것이지만, 다른 웹 브라우저는 구글에서 가져온다.'고 전했습니다. 아직 야후가 구글과 공식적인 제휴를 하진 않았기에 구글 검색 결과를 가져온다는 건 야후가 구글 검색 도입을 실험하는 것으로 간주할 수 있다는 거죠.
 
 야후는 2009년에 마이크로소프트와 검색을 제휴했으나 지난 4월 제휴 갱신 때 계약 내용을 '51% 이상은 빙의 검색 결과와 마이크로소프트의 광고를 쓰겠지만, 49%는 다른 플랫폼의 검색 경험을 포함할 수 있다.'는 조건으로 바꾸었습니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가 디지털 광고 부문을 버라이즌의 자회사인 AOL에 매각한 데서 알 수 있듯이 마이크로소프트는 웹 사업을 축소하고, 광고에서 손을 뗄 생각이었기에 야후의 조건을 수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덕분에 야후는 구글 검색을 활용할 수 있게 된 것인데, 실험까지 진행했으니 조건만 맞는다면 야후에 구글 검색 결과가 반영되는 걸 곧 볼 수도 있겠죠. 이는 꽤 여러 가지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먼저 야후는 올해 개발자 행사에서 새로운 디스플레이 광고 플랫폼을 발표했습니다. 여전히 야후의 디스플레이 광고 매출이 감소하고 있지만, 그나마 다행인 게 모바일 검색 매출의 상승이었죠. 그렇기에 야후가 모바일 검색에 계속 집착할 생각이라면 다른 분야를 정비하는 건 옳습니다.
 
 문제는 모바일 디스플레이 광고에 주력하고자 확장한 콘텐츠 사업이 검색 광고에 영향을 끼쳤다는 건데, 그 탓으로 야후는 전략을 변경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건 수년 동안 준비한 야후의 전략에 이상이 생겼다는 것이었고, 야후는 상승하는 검색 광고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만 했습니다. 투자자들이 여태 기대했던 것과 달랐으니까요. 그런 점에서 야후가 구글 검색을 받아들인다는 건 이제부터 검색 광고도 신경 쓰겠다는 거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또한, 오랜 시간 야후와 구글은 경쟁 관계였고, 야후에 구글 검색이 들어가더라도 크게 바뀌진 않겠지만, 야후가 광고 이익을 구글과 나눈다는 건 중요합니다. 검색 광고를 신경 쓰겠지만, 경쟁을 위한 지출보다는 가장 점유율이 높은 곳과 손을 잡아서 매출을 당기겠다는 것이니까요. 그건 여전히 야후의 핵심 사업이 검색이 아니며, 검색을 강화하기보단 그나마 나은 선택을 하는 데 구글이 선택되었음을 의미합니다.
 
 마지막으로 야후가 경쟁보다는 필요한 부분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방향으로 바뀌었다는 겁니다. 야후와 구글의 전 세계 트래픽은 자세히 비교하지 않아도 구글이 높습니다. 그런 구글을 두고, 야후는 그동안 구글과 경쟁하려고 했으며, 자사 콘텐츠와 검색을 연결하여 트래픽을 늘리고자 했습니다. 당연하게도 쉽지 않은 일이었고, 미국 트래픽에서 구글을 앞지르기도 했지만, 그뿐이었습니다. 실질적인 이득과 야후가 구글과 경쟁할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없었죠.
 
 그러나 구글 검색을 포함한다면 야후는 구글과 경쟁하는 회사보다는 구글과 별개의 서비스로 인식하게 될 여지를 만들 수 있습니다. 검색에서의 지위를 잃겠지만, 콘텐츠 포털로서 성장할 가능성을 얻습니다. 그 방향을 경쟁보다 구글과의 제휴에서 찾으려 한다는 건 흥미롭습니다.
 
 


 재미있는 건 모질라는 야후 검색을 도입하기 전에 구글과 제휴했었고, 구글의 웹 브라우저인 크롬을 의식했었습니다. 그런데 야후가 구글 검색을 본격적으로 도입한다면 파이어폭스의 기본 검색 엔진에서 다시 구글 검색 결과를 볼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 야후가 구글 검색을 도입하게 될지는 두고 봐야겠으나 가장 중요한 건 야후가 검색을 성장시킬만한 분야로 보고 있지 않다는 것이며, 구글이 아니더라도 다른 대안을 통해서 검색 부문의 중요도를 낮추려 한다는 겁니다. 대신 새로운 광고 플랫폼으로 모바일에 더 몰두하겠죠.
 
 야후의 선택이 중심을 잡지 못하는 상황을 벗어나게 할 수 있을지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