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개최하는 세계 개발자 컨퍼런스 (Wrold Wide Developer Conference ; WWDC) 2015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9일 오전 2시부터 진행될 키노트에서 애플이 풀어놓은 것들을 미리 들여다보고자 합니다.
애플 WWDC 2015, 기대되는 3가지
특별한 하드웨어의 발표는 없으리라 봅니다. 차세대 애플 TV나 아이팟 터치, 2년 된 맥프로를 생각할 수 있겠지만, 대중들의 관심도 소프트웨어에 쏠릴 것입니다. 애플 제품의 사용자층이 폭넓어지면서 소프트웨어에 대한 관심도 이전보다 높아졌고, 키노트에서 내비친 방향이 앞으로의 애플 제품 이용에 영향을 끼치기에 하드웨어의 깜짝 등장이 없더라도 일반인들도 기대하는 행사가 되었습니다.
행사의 중심은 역시 iOS와 OS X이 될 겁니다. 9to5mac은 '애플이 차기 iOS와 OS X의 방향을 안정화로 잡고 있다.'라고 말했는데, 메모리나 속도 등에 대한 것이 주요 내용이겠지만, 애플이 과거 안정화를 내세웠던 OS X 10.6 스노어 래퍼드를 떠올리면 안정화를 하더라도 소소한 기능의 추가나 변화가 있으리라 예상합니다.
그러나 안정화라는 점이 직접 체감할 수 있어야 하기에 바로 큰 호응을 얻긴 어려울 것입니다. 키노트에 관심을 끌 만한 요소가 필요하고, 앞서 몇 가지 단서가 있었죠. 그중 필자는 기대할만한 3가지를 꼽아봤습니다.
via_9to5mac
첫 번째는 '비츠와 스트리밍 서비스'입니다. 지난해 애플이 비츠를 인수한 후 계속해서 관련한 소식은 지금까지 이어졌습니다. 실체가 이번 WWDC에서 공개되리라 보이는데, 프랑스 칸느에서 열린 음악박람회 MIDEM 2015에서 소니 뮤직의 CEO 더그 모리스(Doug Morris)는 WWDC 2015에서 애플이 새로운 스트리밍 서비스를 공개할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모리스는 애플의 비츠 인수에 '애플은 음악계에서 지위를 잃었지만, 비츠 인수로 다시 멋진 회사가 될 것.'이라는 우호적인 발언을 하기도 했기에 충분히 신뢰할 수 있어 보입니다. 또한, '애플은 1,780억 달러의 현금과 아이튠즈에 등록된 8억 개의 신용카드가 있기에 경쟁사인 스포티파이는 광고를 내지 못하고 있지만, 애플은 판촉에 미친 듯이 달려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단순히 우호적인 발언이 아니라 유통사에 이익이 되리란 기대도 작용하고 있다는 겁니다.
무엇보다 모리스는 유니버셜 뮤직의 CEO를 거쳐 소니 뮤직으로 이직한 만큼 오랜 시간 음악 유통 업계에 머물렀으며, 스티브 잡스와 협상 테이블에 앉은 경험이 있지만, 당시에 그는 애플이 음반 산업을 망쳐놓았다고 생각했습니다. 애플이 가격 통제권으로 가진 채 음반사를 위협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2007년 에디 큐와의 재협상이 그런 부분을 누그러지게 했고, 애플이 콘텐츠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점을 분명히 전달하면서 아이튠즈 뮤직 스토어가 현재까지 이어질 수 있게 했습니다.
이번 스트리밍 서비스의 협상도 큐가 나선 것으로 알려졌는데, 굳이 스포티파이를 언급하면서 애플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낸 건 큐와의 관계와 2007년부터 이어진 애플과 음반사와의 관계가 새로운 스트리밍 서비스에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며, 그 시작이 될 WWDC에서의 모습이 기대되는 이유입니다.
두 번째는 '홈키트(Home Kit)'입니다. 애플이 홈키트를 처음 공개한 건 지난해 WWDC입니다. 하지만 홈키트와 호환하는 제품은 지난주부터 판매를 시작했으며, 실내조명 장치, 온도 조절 장치, 플러그인 등을 홈키트를 이용하여 제어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런 제품들은 이전부터 존재했었고, 홈키트의 출시로 애플의 플랫폼 영역에 들어온 게 전부입니다. 다만 애플이 차기 iOS에 홈키트를 통합하여 관리할 수 있는 앱을 출시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사물인터넷 제품들을 iOS와 더욱 밀접하게 연결하려는 움직임을 감지했습니다. 이는 단순히 관리 앱을 통합하는 것뿐만 아니라 시리를 이용한 음성 명령이나 연속성으로 아이폰, 아이패드 간 제어 상태를 긴밀하게 한다는 거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애플은 공식적으로 소프트웨어 버전이 7.0 이상인 애플 TV로 홈키트와 연동하는 제품을 제어할 수 있다고 밝혔는데, 시리로 명령할 수 있는 항목까지 두어 신형 애플 TV를 예고하기도 했지만, 애플 TV를 홈키트의 중심 기기로 강화하려 한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홈키트의 본격적인 사물인터넷 시장 확대가 시작되었음을 WWDC에서 확인할 수 있겠죠.
세 번째는 '애플 워치'입니다. 애플 워치의 성과를 들을 수도 있겠지만, 2차 출시국에 대한 언급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먼저 출시국 명단을 공개했지만, 리테일 부문 부사장 안젤라 아렌츠(Angela Ahrendts)는 비디오 메시지를 통해서 애플 스토어 직원들에게 이달 애플 워치의 리테일 스토어 출시를 준비하라고 말했습니다. 덕분에 2차 출시와 함께 애플 스토어를 통한 애플 워치 판매가 진행되면서 판매 전략이 애플 워치의 향방에 큰 영향을 끼칠 것입니다.
온라인 판매로 700만 대의 애플 워치가 주문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미 출시 국가에 속하지 않은 소비자라도 애플 워치의 강력한 수요자라면 소유하고 있을 겁니다. 2차 출시와 애플스토어 판매는 그보다 낮은 수요자를 끌어들일 차례라는 점과 이전 애플 제품들과 다른 포지셔닝의 애플 워치로 새로운 고객을 끌어들일 수 있는가 하는 일종의 시험입니다. 해당 전략을 상세하게 노출하진 않겠지만, 애플이 애플 워치를 어떤 포지셔닝 제품이라고 얘기하느냐에 따라서 2차 출시와 오프라인 판매도 움직일 겁니다.
또한, 애플 운영 부문 부사장인 제프 윌리엄스(Jeff Williams)는 리코드가 개최한 코드컨퍼런스에서 애플 워치의 SDK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SDK를 통해 개발자들은 애플 워치의 자원에 좀 더 접근할 수 있게 될 것이며, 지금보다 더 다양한 종류의 앱과 애플 워치가 아이폰과 별도로 작동할 수 있는 앱의 등장도 기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특히 심박 센서와 자이로스코프 센서, 가속도계에 접근할 수 있을 것으로 알려지면서 서드 파티 피트니스 앱 개발자들이 별도의 장치 없이 애플 워치에 통합한 앱을 출시할 가능성의 여지도 생겼습니다. WWDC에서 SDK의 모습이 어떤 모습인가에 따라서 서드 파티 개발자들의 움직임이 지금보다 빨라질 테고, 이미 많은 애플 워치가 보급되었기에 판도의 변화도 예측할 수 있게 될 겁니다. 2014년 전체 스마트워치 판매량보다 애플 워치의 주문량이 워낙 높다 보니 전체 웨어러블 시장의 변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WWDC 2015 키노트는 한국 시간으로 9일 오전 2시, apple.com/live에서 생중계로 시청할 수 있습니다.
필자가 꼽은 3가지 뿐만 아니라 어떤 흥미로운 내용들이 등장할 지 궁금합니다.
'APPLE > APPLE Geek Bible'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애플 WWDC 2015 (2) - watchOS 2 / 애플 뮤직 (3) | 2015.06.09 |
---|---|
애플 WWDC 2015 (1) - OS X / iOS (4) | 2015.06.09 |
애플, '키보드, 트랙패드, 포스터치' (3) | 2015.06.01 |
조니 아이브, CDO의 의미 (0) | 2015.05.27 |
애플, iOS 9의 안정화가 반가운 이유 (2) | 2015.05.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