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IT/IT일반

웨어러블, 의료 분야의 폭풍이 되다


 의료 분야에서 웨어러블의 역할이 생소한 건 아닙니다. 단지 보편적인 방법은 아니었고, 보편적으로 접근할 만큼 기술 개발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죠. 웨어러블 기기 자체가 대중적으로 보급되지 않았으니까요. 그러나 웨어러블은 기술 시장의 최대 화두이고, 덕분에 의료 분야도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웨어러블, 의료 분야의 폭풍이 되다
 
 웨어러블 기기의 의료 분야 접목에 회의적인 의견이 없었던 건 아닙니다. '기기가 질병을 확인하는 것을 진료로 볼 것인가?'에 초점을 맞췄었으니까요. 하지만 기술 업체들은 그런 부분을 놓치고 있진 않았습니다. 오히려 의료 분야에서 웨어러블이 차지할 수 있는 걸 경쟁력으로 가져올 생각입니다.
 
 


 지난해 애플은 의료 정보를 수집하는 목적의 프레임워크인 리서치킷(ResearchKit)을 선보였습니다. 오픈 소스인 리서치킷은 의학자들이 연구 참가자들로부터 의학 정보를 모아 당뇨나 파킨슨병 등의 연구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개발되었습니다. 이런 정보는 아이폰과 애플 워치 앱에서 수집하게 되는데, 샌포드 C.번스타인(Sanford C. Bernstein)의 분석가 토니 사코나기(Toni Sacconaghi)는 '이런 시도가 애플 워치를 건강 관리 기기로 위치하게 할 것이며, 미국 식품의약청(FDA)이 의료 기기로 승인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내다봤습니다.
 
 대중적인 전자 제품이 의료 기기로 인정받긴 매우 어렵습니다. 사코나기의 분석은 웨어러블이 의료 기기로서 가치가 있다는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지난 2월에 덱스콤(Dexcom)의 당뇨 측정 앱이 모바일 앱 최초로 FDA 승인을 받았습니다. 이 앱은 사용자의 혈당 수치를 지속해서 측정하는데, 애플 워치 용으로도 개발되었고, 애플 워치가 의료 기기로 혈당을 측정하는 건 아니지만, FDA에 승인받은 앱으로 역할을 하게 된 것이죠.

 지난주, 구글 내 생명 과학 연구팀이 개발한 의룔 정보 수집용 웨어러블 기기가 공개되었습니다. 해당 기기는 심박 수, 혈압, 체온 등을 측정할 수 있는 센서가 탑재되었고, 주변의 빛이나 소음 정보도 감지할 수 있고, 애플 워치와 다르게 의료용으로 개발되었습니다.
 
 구글의 생명 과학 연구팀은 앞서 암 진단과 파킨슨병을 웨어러블 기기로 치료할 수 있는 기술에 대한 특허를 출원하기도 했습니다. 이번에 선보인 웨어러블 기기에 해당 기술이 탑재된 건 아니지만, 웨어러블 제품을 질병 치료 이용할 방법과 제품 자체를 연구하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죠.
 
 


 인텔도 지난해 8월, 웨어러블과 빅데이터 기술을 이용해 파킨슨병을 연구할 계획을 밝혔습니다. 파킨슨 환자가 웨어러블 기기를 착용하면 24시간 상태를 수집하여 빅데이터 기술로 분석하는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입니다. 실제 파킨슨 연구는 참여한 환자가 작성한 일지와 일정 시간마다 이뤄지는 정보 수집으로 진행하는데, 이를 웨어러블로 해결하겠다는 것입니다.
 
 웨어러블 기기를 의료 분야에 활용한다는 얘기가 당연한 순서처럼 느껴질 수도 있으나 상기한 것처럼 의료인이 아닌 기기에 맡긴다는 건 받아들이기 쉽지 않습니다.
 
 또한, FDA가 의료 기기로 승인해줄 것인가는 기능의 탑재와는 별개 문제입니다. 애플이 애플 워치에 혈당 측정 센서가 들어갈 수 있다는 뜬소문도 있었지만, 실제 기술이 있더라도 탑재가 어려웠던 이유가 의료 기기로 승인 받아야 하는 문제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웨어러블 기기를 의료 분야에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계속되는 건 가능성에 기대를 거는 것도 있으나 지난 1월 FDA가 웨어러블 기기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을 발표한 덕분입니다. 이전부터 시도된 것이 FDA를 움직이게 한 것도 있으나 방안 발표 후 앞으로 규제안을 더욱 구체화할 여지가 생겼다는 거죠.
 
 덱스콤의 당뇨 측정 앱도 그렇습니다. 의료 분야와 관련한 모바일, 웨어러블 용 앱에도 FDA가 간섭하기로 했다는 건 지침기준만 명확해진다면 더 많은 의료 분야 앱이 개발될 수 있을 테고, 웨어러블 규제 완화로 여러 센서를 기기에 탑재할 수 있다면 사코나기의 분석도 어느 정도 타당합니다.
 
 


 웨어러블 기기가 의료 분야에서 활약할 수 있게 된 건 FDA의 움직임에만 있지 않습니다.
 
 구글은 스위스의 제약회사 노바티스(Novartis)와 제휴하여 혈당을 지속해서 측정하는 콘텍트렌즈의 생산을 계획하고 있고, 인텔은 마이클 J. 폭스 파킨슨병 연구재단(MJFF)과 협력하고 있습니다. 의료 관련 기업, 기관이 웨어러블 기술에 적극적으로 접근하면서 규제 완화에 효과를 보고 있는 것입니다.
 
 물론 생명과 연관 지을 분야이므로 쉽게 접근해서는 안 됩니다. 그저 독단적인 접근으로 우려였던 게 정부 기관과 관련 기관이 함께 참여한다는 점에서 당연하게 느껴지는 웨어러블의 의료 분야 확대를 좀 더 미래지향적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