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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T일반

테슬라, 판매 신기록과 해결해야 할 것


 지난해 200달러대를 전전하던 테슬라의 주가는 상반기에만 25%가 상승했습니다. 여전히 테슬라에 회의감이 없는 건 아니지만, 새로운 모델 소식과 공장 개선으로 판매량을 늘렸다는 게 긍정적으로 작용한 덕분입니다. 상승세만큼은 부정할 수가 없죠.
 


테슬라, 판매 신기록과 해결해야 할 것
 
 올해 1분기, 테슬라는 설립 이후 최초로 자사 전기차 1만 대 판매를 기록했습니다. 현재 전기차의 위치를 생각해보면 상당한 판매량이며, 오직 전기차만 생산하는 테슬라이기에 의미 있는 수치였습니다. 판매량이 늘어난다는 건 회사나 주주에게 희소식이죠. 하지만 마냥 웃고만 있을 수 없는 테슬라입니다.
 
 


 테슬라는 2분기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2분기에 판매한 전기차는 1만 1,507대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2%나 늘어난 수치입니다.
 
 실적 발표 이후 테슬라의 주가는 4.04% 상승한 280.02달러에 마감했고, 전 도이체방크 자동차 담당 분석가이자 현재 크레딧스위스로 이직한 테슬라 전문가 댄 갈브스(Dan Galves)는 테슬라의 목표 주가를 290달러에서 325달러로 조정했습니다.
 
 지난 5월 CEO 엘런 머스크가 '4분기까지 생산량을 2배로 올리겠다.'고 발언했는데, 이번 분기의 성장세를 유지한다면 테슬라의 목표인 5만 5,000대에 근접할 수 있으리라는 게 갈브스의 의견입니다. 갈브스는 테슬라 전기차에 수요가 충분하므로 생산량을 늘리는 것이 테슬라에 긍정적이라는 의견을 과거에도 제시했었고, 실제 들어맞은 바 있습니다.
 
 무엇보다 2분기까지 모델S만 판매한 수치가 1만 대를 넘었기에 이후 출시할 모델X와 가격을 낮춘 모델3를 출시했을 때 얻을 효과도 이번 분기 실적으로 짐작해볼 수 있습니다. 전기차든 뭐든 테슬라가 인기 있는 자동차 브랜드가 되었다는 사실이 가장 중요하죠.
 
 그러나 판매량이 늘어난 만큼 테슬라가 해결해야 할 것도 늘었습니다.
 
 


 먼저 테슬라는 중국에서 전기차 판매 3위를 기록하고 있는데, 중국 정부가 주도하는 충전 규격과 맞지 않는 문제가 있습니다. 테슬라는 지난달에 충전 규격을 중국 정부 방침에 맞추겠다고 했기에 일단락되는 듯 했으나 다시 걸림돌이 된 건 중국 내 서비스 센터의 부족입니다.
 
 이것은 충전소를 포함한 얘기로 대개 테슬라를 구매하는 사람은 중국 대도시의 소비자들인데, 교통난이 심한 중국 대도시에서 전기차가 방전될 우려가 해소되질 않자 판매가 주춤한 겁니다. 본래 테슬라는 슈퍼차저(Supercharge)라는 충전소를 마련하고, 무료로 충전할 수 있게 제공하지만, 중국의 교통 상황이 미국과는 다르다는 게 쟁점이 되었고, 그래서 중국 정부 주도의 충전 규격으로 바꾸기로 한 것입니다. 그 탓으로 중국 고객을 붙들고자 가정용 충전 키트와 이동식 충전 커넥터도 무상 지급하면서 비용이 증가했습니다.
 
 이런 문제는 중국만이 아닌데, 미국에는 가장 많은 슈퍼차저가 설치되어 있으나 완전히 충전하는 데 30분 정도 걸립니다. 무료로 충전하지만, 테슬라는 처음부터 30분이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기에 가정에서 충분히 충전할 것을 권고하고 있지만, 차량 소유주가 늘면서 슈퍼차저를 이용하는 고객의 증가로 다른 차량이 충전되기까지 30분 씩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빈번하게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테슬라가 계속 준비했던 것이 배터리 고속 교체였는데, 슈퍼차저와 함께 테슬라 매장에서 빠르게 배터리를 교체하는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었지만, 현재는 안전성 우려로 아직 시험 단계이며, 교체 매장을 늘리고 있진 않습니다. 그러나 테슬라의 목표대로 차량이 팔린다면 기존 테슬라의 강점이었던 인프라에 지금보다 더 많은 비용을 쏟아부어야 할 것입니다. 쉽게 생각하더라도 기존 연료 엔진 차량의 인프라 구축은 여러 업계가 합쳐져서 발생했지만, 테슬라의 슈퍼차저는 그렇지 못하니까요.
 
 판매량도 중요하지만, 현재 고객들의 충전에 대한 불안감과 불편함을 해결할 방안을 제시하는 게 앞으로 성장에서도 중요한 부분이 될 겁니다. 그리고 비용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명안도 내놓아야만 하겠죠.
 
 


 이것이 테슬라에 더 큰 문제가 된 건, 작년에 테슬라는 BMW에 제휴를 요청했으나 BMW가 거절한 탓입니다. 이어 BMW는 폭스바겐과 제휴해서 미국에 전기차 충전소를 설치하기로 했습니다.
 
 BMW는 슈퍼차저와 다르게 다른 제조사의 전기차들도 충전할 수 있도록 구축하는 게 목적인데, 테슬라가 관련 특허를 개방하면서 긍정적인 평가를 얻긴 했으나 제휴를 통한 인프라 확대에서 밀리는 것입니다. 실상 특허 개방이 시장에서 테슬라에 큰 이익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건 긍정적이었던 평가를 뒤집을 단초가 될 수도 있죠.
 
 테슬라가 판매량뿐만 아니라 강점으로 내세웠던 인프라 문제를 어떻게 풀어낼 수 있을는지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