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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FaceBook

페이스북, 적절한 시기까지 끌고 온 광고 수익 분배


 지난 4월, 페이스북 CEO 마크 주커버그는 '사용자가 하루 재생하는 동영상 조회 수는 40억 건'이라고 말했습니다. 충격적인 건 1월에 발표한 하루 조회가 30억 건이었다는 것으로 2개월 만에 10억 건이나 증가했다는 겁니다. 3초 이상 재생 시 1번 조회한 것으로 간주한다는 점은 고려해야 하지만, 상승세는 잘 보여주는 것이었죠.
 


페이스북, 적절한 시기까지 끌고 온 광고 수익 분배
 
 페이스북 동영상의 75%가 모바일에서 재생되며, 매출의 70%가 모바일 광고에서 나옵니다. 페이스북에 모바일과 동영상은 떼놓을 수 없는 분야라는 걸 방증합니다. 덕분에 페이스북이 유튜브를 위협한다는 의견도 지지를 얻을 수 있었는데, 그런데도 페이스북이 유튜브에 맞서기 어려운 것이 있었습니다.
 
 


 마케터들은 유튜브보다 페이스북을 더 선호합니다. 여전히 전체 하루 조회는 유튜브가 많지만, 페이스북의 단일 영상의 공유 속도는 유튜브를 앞지르고 있으며, 조회 수가 빠르게 증가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특히 뉴스피드에 널브러진 자동 재생 동영상이 증가하여 지나치면서 보는 동영상이 늘었고, 마케팅 효과로는 유튜브보다 나은 것이었습니다.
 
 유튜브가 마케팅용으로도 활용되지만, 동영상 플랫폼으로서 가치가 더 크고, 소셜 서비스로는 페이스북이 강점을 보이기에 마케터들이 선호하는 게 당연하죠. 하지만 유튜브가 동영상 플랫폼으로 가치가 있다는 게 페이스북이 유튜브를 따라붙지 못하게 했습니다.
 
 동영상이 미디어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자 덩달아 동영상 광고 시장도 커졌는데, 발행한 콘텐츠로 이익을 보려면 유튜브만한 곳을 찾긴 어렵습니다. 문제는 소셜 미디어를 통한 홍보 효과로는 페이스북이 강하지만, 이익에서는 유튜브가 나으니 둘 사이에서 발행 플랫폼을 선정하기 어렵다는 고민이 생겼습니다. 물론 유튜브 동영상의 임베디드 코드를 페이스북에 게재하는 방법도 있으나 자동 재생이 조회 수에 끼치는 영향이 크기에 페이스북으로 발행하려면 부가적인 이익을 마련해두거나 포기해야 했습니다. 오직 홍보에만 목적을 두는 거였죠.
 
 그래서 콘텐츠로 이익을 내려는 곳은 유튜브 광고가 필요하고, 마케터들은 페이스북을 선호하면서도 유튜브 광고에 관심을 더 둘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는 마케터나 콘텐츠 제작자가 페이스북의 동영상 정책에 가장 많은 불만을 가진 부분이었습니다.
 
 


 페이스북은 서제스티드 비디오(Suggested  Videos)라는 동영상 광고 수익 분배 모델을 공개했습니다.
 
 서제스티드 비디오는 사용자가 동영상을 탭하면 관련 추천 동영상이 함께 나타나며, 추천 동영상 중에 광고를 포함합니다. 그리고 사용자가 해당 광고 동영상을 재생하면 발생한 수익을 제작자와 나누는 것입니다. 유튜브처럼 동영상에 광고를 삽입하는 방식은 아니지만, 마침내 수익을 나눌 빗장을 풀었다는 게 중요합니다.
 
 수익은 페이스북이 45%를 가지며, 제작자가 55%를 얻습니다. 현재는 iOS에만 적용하여 시험하는 단계로 NBA, 폭스 스포츠, 허스트 등과 제휴한 상태지만, 수익 분배가 콘텐츠 유입에 효과적이라는 걸 증명한다면 더 많은 제휴사가 서제스티드 비디오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분명 페이스북의 수익 분배는 유튜브보다 느리고, 유튜브의 광고 규모를 따라잡기에도 아직 많은 시간이 필요합니다. 단지 페이스북은 여태 수익 분배를 하지 않으면서 마케터들을 불러모았는데, 광고가 없는 상태에서도 마케팅에서 페이스북의 위력을 실감했기에 좀 더 적극적으로 페이스북에 뛰어들 여지를 만들었습니다.
 
 만약 초기부터 광고 시장을 확장하고자 수익을 분배했다면 유튜브와의 차이를 확고히 하기보단 계속 비교만 당했을 겁니다. 차이가 나는 플랫폼을 매출 규모로 나누려 했을 테니까요. 하지만 페이스북은 유튜브와 다른 방식으로 서비스를 개선하면서 페이스북 동영상이 마케터, 제작자, 광고주가 모두 주목할 시기까지 끌고 왔기에 기대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건 2년이 넘도록 동영상을 미래로 보고 입지를 키워온 페이스북의 전략이 빛을 보게 된거고, 유튜브를 압박하고자 갈아온 무기를 드디어 한 번 휘두른 것입니다.
 
 


 다만 페이스북의 동영상이 유튜브보다 못한 부분은 수익 분배에만 있지 않습니다. 일단 검색이 빈약하고, 임베디드 코드를 제공하기로 했음에도 유튜브가 발행 플랫폼으로 더 인기가 있다 보니 새로운 동영상을 직접 찾으려는 사용자를 유튜브에서 빼 오진 못하리라 봅니다.
 
 페이스북 동영상에 뛰어든 사람들의 불만은 수익 분배로 해소하겠지만, 페이스북이 지닌 문제까지 완벽히 해결해서 유튜브를 짓누를 수 있게 된 건 아닙니다. 가장 불만이었던 걸 해결했다는 것 뿐이죠.
 
 적절한 시기에 유튜브에서 페이스북 동영상에 눈을 돌리게 했다는 데서 페이스북은 만족해야 하며, 이제는 사용자 편의에 신경 써서 페이스북을 발행 플랫폼으로 인지할 발판을 마련하는 데 주력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