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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T일반

스퀘어의 애플 워치로 송금하기


 스퀘어는 지난해 송금 서비스인 '스퀘어 캐시(Square Cash)'를 출시했습니다. 빠르게 송금한다는 걸 강조하였지만, 흥미로운 성과를 내진 못했죠. 같은 시기에 진입한 다른 송금 서비스들과 경쟁하면서 스퀘어의 약점이었던 사용자 기반이 발목을 붙잡은 겁니다.
 


스퀘어의 애플 워치로 송금하기
 
 스퀘어는 스마트폰에 장착할 수 있는 카드 단말기를 개발했습니다. 그리고 해당 단말기로 스퀘어 가맹점을 모으는 것이 핵심 사업으로 가맹업주들과의 접점은 갈수록 깊어지고 있으나 결제 자체는 이미 많은 사람이 소지한 카드로 이뤄지는 탓에 페이팔 등 결제 업체처럼 사업을 확장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시도했던 게 '스퀘어 월렛(Square Wallet)'이었습니다.
 
 


 19일, 스퀘어는 스퀘어 캐시의 애플 워치 앱을 출시했습니다. 이 앱은 스퀘어 캐시의 송금 기능만 떼놓은 것으로 간단한 조작만으로 애플 워치로 송금할 수 있습니다.
 
 송금은 블루투스 LE로 최대 276m 안의 캐시 사용자를 인식하고, 인식한 캐시 사용자 중 가족과 친구를 대상으로 1달러, 2달러, 5달러, 10달러, 20달러, 100달러로 구분한 버튼으로 송금할 금액을 설정한 후 전달하면 완료됩니다. 또한, 누군가 송금을 요청하면 알려주며, 알림 받은 금액을 곧장 보내거나 거부할 수 있습니다.
 
 기능으로만 보면 그렇게 특별한 앱은 아닙니다. 많은 송금 서비스 앱이 존재하고, 스퀘어 캐시를 애플 워치로 옮겨놓은 것이 전부이니 말입니다. 활용 방법도 더치페이나 중고거래 등 송금의 새로운 활용을 찾았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물론 스마트폰을 꺼내지 않고도 송금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은 눈여겨 볼 만하지만, 스퀘어만의 영역은 아니죠.
 
 다만 스퀘어 월렛이 큰 성공을 거두었을 때 지금의 스퀘어 캐시의 입지가 달라졌을 것은 분명합니다. 활성화한 전자 지갑에 송금 서비스가 붙게 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스퀘어는 스퀘어 월렛을 중단하면서 스퀘어 캐시를 내놓았습니다. 스퀘어 월렛의 대체 서비스로 스퀘어 캐시를 내놓았다는 겁니다.
 
 그렇게 축소한 기능의 스퀘어 캐시를 사용자 기반을 마련하는 중심 서비스로 세워놓았습니다.
 
 


 사실 스퀘어 캐시는 스퀘어라는 회사 전체로 보면 그다지 중요한 사업은 아닙니다. 많은 사용자를 보유한 것도 아니고, 이익을 내고 있지도 않습니다. 그리고 애플 워치를 지원하는 건 단순히 앱을 업데이트한 것에 그친다고 보기에도 충분합니다. 애플 워치 지원이 큰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단정할 수도 없으니까요.
 
 하지만 의의가 없진 않습니다. 현재 스퀘어의 주력 사업은 한계가 있습니다. 아무리 소매점들이 전자 결제에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했다고 하더라도 넓은 틀에서 보면 POS 시스템을 제공하는 업체에 불과합니다. 새로운 기술의 POS 시스템을 원하는 소매점들이 고객은 되겠지만, 경쟁이 전체 POS 시스템 시장에 머무른다는 것이 한계라는 겁니다.
 
 스퀘어가 스퀘어 월렛으로 보여준 궁극적으로 목표하는 바는 스퀘어의 결제 시스템과 스퀘어의 전자 지갑이 결합하여 시너지를 내고, 시너지를 내는 중간에서 이익을 볼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었습니다. 그건 지금은 중단한 스타벅스와의 제휴가 방증합니다. 스퀘어는 스타벅스와의 제휴에서 스퀘어 월렛을 이용한 원격 주문을 선보였었죠. 실험 단계에서 끝난 제휴였으나 결제만 원활했다면 연관한 프로모션 행사를 진행하는 등 활로를 다양하게 만들었을 겁니다. 제휴가 끝나자 스타벅스는 아예 자체적인 원격 주문 서비스를 출시하여 진행했으니까요.
 
 또한, 애플 페이나 안드로이드 페이, 삼성 페이 등 스퀘어 월렛이 시도하고자 했던 것에 강력한 경쟁자가 몰리자 스퀘어의 대응은 다양한 결제 플랫폼을 지원하는 결제 단말기의 출시였습니다. 많은 가맹점을 보유한 스퀘어이기에 좋은 선택이었고, 가맹점을 확보하려는 업체라면 스퀘어를 지나칠 수 없게 되었으니 적절한 대응입니다. 문제는 다른 플랫폼을 지원하는 쪽이 되어서는 도저히 사용자 기반의 플랫폼을 형성할 수 없다는 딜레마에 빠지게 됩니다.
 
 고로 범용성이 우선인 전자 지갑과 다르게 개인과 개인의 약속만으로 이용이 편한 송금은 스퀘어가 월렛을 되찾으려는 한 걸음이고, 애플 워치 지원은 스마트폰에서 실패한 스퀘어 월렛이 아닌 웨어러블을 전자 지갑으로 만들고자 하는 스퀘어의 염원이 담긴 것입니다.
 
 


 스퀘어가 성장하려는 당연한 움직임을 보인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실상 POS 시스템 시장에서 더 성장하지 못하는 건 아닙니다. 아직 기회가 많은 시장이고, 스퀘어는 지금도 계속 성장하고 있죠. 단지 스퀘어는 지난달 비밀리에 기업공개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스퀘어는 낮은 수수료를 내세워 이익을 내고 있는데, 수수료 경쟁이 되었을 때 버틸 수 있는 것과 가맹점을 더욱 확보하는 데 필요한 자금을 기업공개로 조달할 목적입니다. 그러나 가맹점 확보만을 미래 비전으로 내세워서는 목표 자금에 도달할 수 없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기업공개라는 중요한 지점에 있는 스퀘어가 이번 스퀘어 캐시의 애플 워치 앱이나 올해 초 선보인 '스퀘어 캐시 태그' 등 송금 서비스의 확대에 힘을 쓰는 이유를 연관 지어 볼 수 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