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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MS

MS는 왜 VR 킷을 내놓을까


 VR 기기의 보급이 수월해진 것은 오큘러스 VR의 오큘러스 리프트나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 VR처럼 고성능 기기가 아닌 구글의 카드 보드나 삼성의 기어 VR처럼 스마트폰을 장착할 수 있는 저렴한 DIY 기기의 역할이 컸습니다. 물론 오큘러스 리프트와 소니 VR은 출시 전이지만, VR 시장에 대한 기대감을 충분히 예열하고 있다는 거죠.
 


MS는 왜 VR 킷을 내놓을까
 
 특히 카드 보드는 고가라는 인식으로 코어 게임 이용자만 접근할 것만 같았던 VR이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할 여지를 주었습니다. 그건 대중성을 증명하게 했고, 많은 업체가 VR을 이용할 방법을 생각토록 했습니다. 유튜브는 VR 동영상을 유통할 준비를 하고 있으며, 페이스북도 내년부터 360도 콘텐츠를 제공하여 이후 VR 기기와 묶을 계획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개발자 포럼의 웹사이트에 자사가 개발한 DIY VR 기기인 'VR 킷(VR Kit)'을 공개했습니다. 공식 명칭이 VR 킷이 될지는 두고 봐야겠으나 형태는 구글의 카드 보드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종이로 만들어진 상자 속에 스마트폰을 넣고, VR 콘텐츠 앱을 실행하여 가상현실을 제공하는 것으로 종이라는 점과 스마트폰을 넣는다는 점이 카드 보드처럼 저렴한 가격에 보급될 것으로 보입니다. 카드 보드의 대항마 격인 제품입니다.
 
 카드 보드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대상으로 하기에 VR 킷은 윈도를 대상으로 한 제품이리라 예상하며, MS는 내달 6일에 윈도 스마트폰인 루미아의 차세대 제품을 공개할 예정이므로 연결해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MS는 왜 VR 킷을 내놓으려는 걸까요? 지난 6월, MS는 오큘러스 VR과 제휴했습니다. 윈도에서 VR을 이용할 수 있게 하기 위함입니다. 또한, VR이 아닌 홀로렌즈라는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을 결합한 기기를 MS의 미래라고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오큘러스는 윈도 PC를 위한 것, 홀로렌즈는 윈도를 탑재한 새로운 형태의 제품으로 해석할 수 있죠.
 
 그러나 VR 킷이 윈도 스마트폰을 이용해야 하는 기기라면 카드 보드나 기어 VR처럼 VR 보급을 위한 역할로는 부족합니다. 먼저 윈도 스마트폰에 대한 평가부터 바뀌어야 일반 소비자가 쉽게 접근할 수 있을 테니 말입니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수용하는 방안도 있으나 플랫폼 관점에서는 좋은 선택이 아니죠. 다른 이유를 찾아야 합니다.
 
 


 먼저 VR 킷이 일반 소비자를 겨냥한 제품인지 판단할 필요가 있습니다. 첫 공개는 개발자 행사의 웹사이트입니다. 일단 개발자들이 VR 킷을 이용하여 VR 콘텐츠를 제작해야 하니 당연하다고 합시다. 단지 VR 킷이 카드 보드와 다르게 특이한 건 공개된 형태만 보자면 후면 카메라를 노출할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는 겁니다.
 
 VR 킷을 착용한 채로 사진을 촬영하진 않을 테니 의문을 가져볼 만 한데, 홀로렌즈가 증강현실 기술을 이용한다는 점을 상기할 수 있습니다. 홀로렌즈가 윈도를 기반으로 했다면 윈도 스마트폰으로 옮길 수도 있고, 노출한 카메라를 통해 증강현실을 구현한다면 홀로렌즈와 비슷한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박스에 스마트폰을 넣는 것으로 홀로렌즈처럼 착용하진 못하겠지만, 개발자들이 저렴하게 VR을 더한 AR 콘텐츠 개발에 접근할 수 있습니다. 더군다나 MS는 홀로렌즈가 엔터프라이즈 시장에서 성공하리라 내다봤는데, 마인크래프트 등의 게임도 선보였으나 일반 소비자로서는 그것만으로 홀로렌즈를 구매하기에 가격이 너무 비쌉니다. 하지만 카드 보드처럼 저련함 가격이라면 고려해볼 수 있을 테고, 그것으로 윈도 스마트폰의 가치를 높일 수도 있겠죠.
 
 카메라 부분이 노출된 형태를 가지고 말한 것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MS가 VR 킷을 개발자를 노려 제공할 이유가 없습니다. 이미 오큘러스와 제휴했고, 오큘러스 리프트로 이용할 수 있는 콘텐츠가 윈도 플랫폼으로 들어오고 있으며, 윈도 스마트폰을 위한 것이라고만 하기에는 카드 보드라는 존재 탓에 터무니없는 대항마이니까요.
 
 반대로 말하면 MS가 VR 킷에 증강현실을 결합할 여지가 있어야만 성공 가능성을 얘기할 수 있고, 그렇다면 카드 보드가 그랬던 것처럼 홀로렌즈의 기대치를 달구어 놓기에 훌륭한 결정이 되리라 필자는 생각합니다.
 
 


 모스크바의 해당 행사는 내달 17일에 열립니다. 고로 6일 행사에서 먼저 VR 킷을 선보일 수도 있으며, 적어도 17일 이후면 VR 킷의 윤곽도 제대로 드러날 것입니다.
 
 그저 MS가 VR 킷을 내놓을 이유를 들어 실제 어떤 형태일지 기대해볼 수 있다는 게 필자의 생각이며, 카드 보드 등의 제품과 견줄 수 있을지 지켜볼 주요 핵심이 될 겁니다.
 
 만약 VR 킷이 증강현실을 포함한다면 VR 시장에도 상당한 파문을 줄 것이고, 홀로렌즈에 대한 일반 소비자들의 반응도 훨씬 긍정적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봅니다.